"세종시 중앙공원, '논'은 결사 반대"
행복도시 입주민들 "중앙공원 생태습지 아닌, '이용형 공원'으로 조성해야"
'중앙공원 바로 만들기 시민모임'과 '행복도시 입주자대표협의회'를 주축으로 한 시민 50여명은 8일 오후 1시 정부세종청사 종합민원실 앞에서 집회를 열고 "중앙공원을 '이용형 공원'으로 조성해 줄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행복청과 LH는 중앙공원 2단계에 27만㎡('생산의 대지')의 면적을 논과 습지 형태로 강행하려한다"며 "생태계와 단절된 도심에 금개구리를 남겨두고 공원을 습지공원으로 조성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금개구리를 중앙공원이 아닌 다른 곳으로 이주해 보호해야 한다"고 요구하면서 "중앙공원은 시민들의 요구대로 논과 습지가 없는 이용형 공원으로 조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앙공원에 남겨두려는 21만㎡의 논에 대한 비판도 거셌다. "꼭 중앙공원이 아니더라도 논은 우리나라 전역 및 세종시 주변에도 많아 도심공원이 논 형태를 띠는 것은 설득력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시민들이 거리로 나선 것은 관계기관이 시민 의견을 무시한 채 생태공원을 강행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 지난달 4차 다자간협의회에서 행복청과 LH는 이달 16일 공원 2단계 최종안을 발표하겠다고 일방적으로 발표한 상황이다.
이날 주민들은 생태공원 무용론도 제기했다. 해마다 유행하고 있는 조류독감(AI)으로 인해 생태공원이 폐쇄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생태공원은 시민들이 이용할 수 없는 공원이라는 것이다.
시민들은 "생태공원과 철새 서식지 등에서 최근 고병원성 조류독감 균이 발견되고 있어 문제가 심각하다"며 "시민들이 이용하지 못하는 생태공원은 전면 재검토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즉, 중앙공원에 금개구리 대체서식지를 유지하는 것은 금개구리에게도 피해가 갈 뿐 아니라, 사람도 이용할 수 없는 세금만 축내는 공원으로 전락한다는 것이다.
실제 향후 공원을 인수받아 운영해야 할 세종시는 공원 조성안 협의 과정에서 제목소리를 내지 못한 채 방관자 입장만을 취하고 있다. '논'을 두고 대립하는 시민들과 환경단체 사이에서 아무런 역할도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를 촉구하기도 했다. 시민 누구나 참여해 의견을 충분히 청취하고 각 기관의 입장을 확인자는 시간을 갖자는 것이다.
이날 시민들은 '세종시와 중앙공원 망치는 이충재 청장은 사퇴하라', '이춘희 시장 OUT' 등의 현수막과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한편, 행복청은 오는 16일 예정했던 공원 조성 최종안 발표를 연기하기로 했다. 시민들과 환경단체가 입장차이가 커 양측의 의견을 수렴한 후 이달이나 다음달 중 최종안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