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회, 시민 체전 연기 후 미숙한 행정으로 눈총

우천으로 연기된 시민체육대회…안내 홍보 부족에다 프랑카드도 그대로 둬

2012-10-27     김기완 기자

세종특별자치시가 출범되고 처음으로 치뤄지는 제1회 세종시민체육대회가 우천으로 인해 연기되면서 적절한 조치가 미흡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정치 논리로까지 해석하며 공격하고 있어 체육회 내부적인 행정업무에 대한 보완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세종시는 공식상 연기된 사유로 27일 우천 예보로 인해 연기했다고 보도자료를 배포했지만 일선 읍면 체육회는 물론 관계 공무원들을 제외한 사람들은 체육대회가 연기된 사실을 몰랐다는 전언이다. 더욱이, 시민들에게 알리는 알림 현수막도 날짜가 수정되지 않아 시민들은 혼돈을 빚기도 했다. 체육회 자체 홈페이지에도 27일날 개최되는 걸로 명시돼 있어 시민들의 '알 권리'는 뒷전이였다는 지적이다.

<세종의소리> 확인결과 체육회 사무처에서 지역 유지와 정치권 인사들에게 보내는 초대장 만큼은 날짜를 수정, 발송했지만 정작 시민들의 알권리 공간인 세종시체육회 홈페이지와 외부 알림 게시대를 통해 알림현수막을 게재하는 것은 수정하지 않았다.

결국, 제1회 세종시민체육대회는 시민화합을 목적으로 추진되는 행사가 아닌 지역사회 소수층만 배려했다는 얘기가 된다.  또, 연기를 결정하면서도 세종시 각 읍·면과는 일체 상의를 하지 않았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얘기다. 

내부적으로 연기하기로 결정한 것이 알려지기 이전만 해도 "시민과의 첫 약속이니 이슬비 정도는 각오하고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보였지만 사전조율 없이 체육회 사무처에서 우천 문제를 제기하며 임의적으로 결정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체육회 관계자는 27일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체육대회가 연기된 점 등을 시민들에게 알리고 내부적으로 수정 작업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내부적(?)으로 연기된 수정 작업은 완료됐지만 외부적인 수정 작업은 사실상 관계자의 해명과는 거리가 멀었다. 게다가, 예산 집행이 마무리된 연예인 등 군악대 특집콘서트도 일정 조정에 따라 일부 차질을 빚어 취소되는 상황이 발생됐다. 일부 시민들도 "비가오기 때문에 행사장에 가진 않았지만 일정이 취소 됐다는 것은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문제는, 세종시체육회가 스포츠와 관련된 행정업무 경험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체육회 간사와 일부 직원을 제외하곤 체육업무를 모르는 직원들로 꾸려지다 보니 체육담당 행정기관 공무원들이 체육회에서 해야 할 업무를 직접 하고 있는 실정이다.

체육회 담당 공무원 모 씨는 "타 광역시·도에 뒤쳐지지 않은 체육행정을 끌고가기 위해선 어쩔 수 없다"며 "행정업무도 뭘 알아야 말을 하는 것이지... 차라리 행정적인 부분은 공무원이 나서서 하는 것이 낫다"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게되자 정치적인 논리도 뒤따랐다. 세종시민체육대회가 연기된 날짜가 28일. 같은 날, 같은 시각, 세종시문화예술회관에서 18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국내 제1야당인 민주통합당 '대전·세종·충남' 선거대책본부가 출범하는 날이였기 때문이다.

민주통합당 관계자는 27일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우리쪽에서 보기에 우연의 일치라고 하기엔 이해하기 어렵다"며 "고의성이 다분한 치졸한 행동"이라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이어 그는 "물론 체육대회 하는 날 비가온 것이 이유가 될 수는 있겠지만 어딘지 모르게 미심쩍은 부분이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