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인 문체부 항의 집회 "조윤선 사퇴하라"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의혹 1박 2일 항의 집회, "권력은 짧고 예술은 길다"

2017-01-11     이재양 기자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태에 반발하는 문화예술인들이 11일 세종시 문화체육관광부 청사 앞에서 항의 집회를 열었다.

전국에서 모인 문화·연극·영화·미술인과 예술 전공 대학생 등 200여명은 이날 오후 블랙리스트 관련 의혹을 받는 조윤선 문체부 장관의 사퇴와 구속 수사를 촉구하며 집회를 벌였다.

이들은 이날 오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결의대회를 연 뒤 ‘박근혜 퇴진과 시민정부 구성을 위한 예술행동위원회’가 준비한 ‘블랙리스트 버스’를 타고 이곳으로 이동했다.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에 포함된 류연복, 김하은, 홍명진, 이현주 등 예술가 4명은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버스 선언문’을 통해 “국가 집권세력과 대통령, 문화부가 주도해 예술의 자유와 예술가의 권리에 대해 감시하고 검열하는 국가 폭력이 자행되었다”며 “문화예술의 권리가 온전하게 보장될 때 까지 이 싸움을 중단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태의 실체는 박근혜, 김기춘, 조윤선”이라며 “특검은 블랙리스트 문제에 대해 즉각적인 수사를 실시하라”고 촉구했다.

참가자들은 박근혜 대통령과 조윤선 문체부 장관을 풍자한 대형 조형물에 먹물을 들이 붓고 빗자루로 문체부 주변을 쓸며 ‘쓰레기를 치우자’는 퍼포먼스를 벌이기도 했다.

집회 현장에는 ‘권력은 짧고 예술은 길다’, ‘탄핵사유에 표현의 자유 침해도 추가하라’ 등의 문구가 적힌 50m 길이의 대형 현수막도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예술인들은 자본과 권력 편에 서서 문화예술계 퇴행에 기여했다는 의미의 ‘2016 레드어워드 반동부문’ 수상자로 김기춘 전 비서실장과 조윤선 장관을 선정하고, 이를 문체부에 전달하려는 과정에서 경찰과 대치하기도 했다.

이들은 박근혜 정권 퇴진과 조윤선 장관 사퇴·구속수사를 촉구하는 가두행진을 벌인 후 문체부 주변에 텐트를 치고 1박2일의 노숙 농성을 벌일 계획이다.

한편, 조윤선 장관은 지난 9일 국회 국정조사청문회에서 ‘블랙리스트’ 존재를 사실상 인정하면서도 “그런 문서를 전혀 본 적이 없고 작성 경위와 전달 경위도 모른다”고 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