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은하수공원 운영권, 어디로 갈까

시설관리공단 vs 주민생계조합, 운영권 두고 줄다리기...시의회는 조합 손

2016-12-08     곽우석 기자

세종시 은하수공원 운영권을 누가 갖는 게 좋을까.

세종시 시설관리공단이 은하수공원을 위·수탁 받는 과정에서 세종시의회로부터 제동이 걸렸다.

내년도 예산안 심사과정에서 시의회 행정복지위원회가 시설관리공단 경상전출금 11억원 즉, 은하수공원 인건비 명목의 예산을 삭감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은하수공원 수탁 관리자인 세종시 주민생계조합에 대한 사후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현재 은하수공원은 주민생계조합 소속인 (주)전월이 세종시와 위·수탁계약을 맺고 2014년 11월부터 운영하고 있다. 계약 기간은 올해 말까지다. 조합 측은 주요 수익원인 은하수공원의 운영권을 넘기게 되면 생계 기반이 무너진다며 계약기간을 2년간만 연장해 달라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세종시는 난색을 표하고 있다. 공공시설물의 효율적 관리를 위해 지난 10월 시설관리공단을 야심차게 출범했지만, 은하수공원을 운영하지 못하게 된다면 경제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은하수공원 ▲주차시설 ▲공동구 ▲행복아파트 ▲세종고용복지+센터 ▲환승주차장 등 6개 시설물을 단계별로 공단에 위탁·관리하는 것을 전제로 수지분석까지 마쳤지만, 계획에 차질이 생긴다는 설명이다.

이들 시설에서 근무 중인 총 54명(은하수공원 33, 주차시설 4, 공동구 7)의 직원들에 대해서는 공단에서 고용을 승계한다는 방침도 세웠다. 이 때문에 은하수공원 직원 상당수가 공단으로의 이관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주민생계조합 측은 자립 기반을 마련할 때까지만 이관시점을 유예해 달라는 입장이다.

은하수공원이 자체 사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큰데다 행복청으로 부터의 각종 수탁 사업도 계약 만료를 앞두고 있어 타격이 크다는 것이다. 특히 행복도시특별법 상 명시되어 있는 원주민들의 생계유지를 위한 사업에 대해 아무런 대안 없이 없애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주장이다.

최근에는 조합 자체적으로 다각적인 사업을 통해 자립기반 마련에 사활을 걸고 있지만 안정화될 때까지는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하다는 입장도 갖고 있다.

시의회 행복위 소속 의원 상당수가 이 같은 조합 측 의견에 공감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인건비를 삭감한 것도 조합 측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라는 압박으로 분석된다.

행복위 소속 한 의원은 "조합은 자립 기반을 마련할 수 있도록 공원에 대한 계약 기간을 2년만 연장해 달라는 입장"이라며 "세종시와 조합 측에 합의점을 찾으라고 했지만 아직까지 대책이 나오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삭감된 시설관리공단 경상전출금에 대한 시의회 예결위 심의가 9일로 예정되어 있어, 예결위의 최종 판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편, 은하수공원은 장묘문화 개선을 강조하며 화장(火葬)을 선택했던 고 최종현 SK그룹 회장의 유지에 따라 SK그룹이 500억원을 기부해 조성한 장사시설로 지난 2010년 1월 문을 열었다. 장례식장, 화장장, 봉안당, 관리동, 홍보관 등을 갖춘 ‘장례문화센터’와 잔디장, 수목장, 화초장 등으로 꾸며진 ‘자연장지’로 구성돼 있으며 전체면적은 360,580㎡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