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밤 달이 뜨는가
[강신갑의 시로 읽는 '세종']오늘 밤 달이 뜨는가...
2016-09-12 강신갑
오늘 밤 달이 뜨는가
오늘 밤 달이 뜨는가
아, 오늘 밤 그 달이 뜨는가
전기 불빛에 뵈지 않던
바라볼 새 없었던
저 먼 하늘의 원융
할아부지가 더 많이 보았던
아, 오늘 밤 그 달이 뜨는가
계수나무 아래 토끼 방아 찧고
정처 없이 헛헛했던 뭉근 촉
태양도 내중나고
바다도 주름살 지는데
항상 잔칫날만 있었을라고
오늘 달 뜨는 저녁 있어
반짝거림도 휘날림도 없이
지금도 몸서리칠 아물지 못한
허다한 날이 가시겠지
추위에 치켜보던 아득함
바람길 닦다 지쳐
허리 펴 겨우 올려다보던 맥동
가까이서 오늘 밤 달이 뜨는가
엄니 우러르며 치성하던 그 간절이
아, 오늘 밤 떠오른단 말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