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중 이전 찬반 현수막, 하룻밤새 내걸려

동창회-비대위 서로 다른 입장 표명, 지역 주민들 '이게 뭐냐" 며 어리둥절

2016-07-15     김중규 기자

‘금호중 이전(폐교) 이전 확정고시 무효’
‘금호중 대평중 이전확정 경축’

세종시 금남면에 하루 밤 사이에 전혀 다른 내용의 프랑카드가 내걸려 주민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

갈등을 빚고 있는 금호중의 대평중 자리로 이전 찬반 여론을 반영한 것으로 14일 금호중 동창회에서 축하하는 내용으로 내걸자 다음 날 비상대책위원회에서 반대하는 프랑카드로 반박하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그동안 비상대책위원회를 이끌었던 김권중 위원장이 사퇴를 하면서 비대위 측에서 조직을 새롭게 구성하고 법적 투쟁과 함께 대대적인 집회를 계획해 금호중 이전을 둘러싼 여진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이전 확정고시 무효를 주장하는 비대위에는 학교 운영위원회, 학부모회와 금남주민 일동이 합세하는 것으로 주장했고 대평중으로 이전을 찬성하는 측은 금호중 총 동문회가 주축이 되고 있다. 특히, 동문회에서는 그동안 갈등의 소지가 됐던 교명과 학적, 기수 등 승계를 확정한 것으로 발표했다.

비상대책위 측은 강력한 투쟁 집회와 함께 법정투쟁을 예고하고 있다. 김권중 위원장의 사퇴를 그동안 투쟁에도 불구하고 이전이 확정고시 되자 책임을 지고 물러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박종설 비대위 홍보국장은 “조만간 총동창회를 소집해 이전에 대한 찬반 의견을 다시 한 번 물어볼 예정”이라며 “확정 고시는 절차상, 그리고 실체적 진실에도 문제가 있어 행정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말했다.

또, 그는 “사전 공청회나 설명회가 없어서 법률적으로 하자가 있는 확정 고시”라고 지적하면서 “집회신고를 하고 대대적으로 우리의 입장을 다시 한 번 알릴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임상수 총동문회장은 “교명과 기수 승계 등이 이뤄졌고 확정고시가 된 만큼 비대위에서도 행정적 결정을 수용하고 여론을 봉합하는 게 중요하다” 며 “이제는 학교가 잘 지어져 이전이 순조롭게 되도록 하는데 힘을 모아야 할 때”라고 입장을 밝혔다.

비대위를 이끌었던 김권중 위원장은 “확정 고시로 이전이 최종적으로 결정되어 더 이상 할 일이 없어졌다” 며 “금호중 자리에 특성화고교가 들어서기 때문에 만족하지는 않지만 이전을 수용키로 하고 사퇴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금남면 한 주민은 "충분한 협의를 거쳐 여론을 한 곳으로 모아 지역의 전통 중학교를 발전시켜야 할 사람들이 뭐하는 짓인지 모르겠다" 며 "지역민들 상대로 더 이상 혼란을 주는 행동을 하지 말 것"을 주문했다.

한편, 세종시 교육청은 오는 9월 중 세종시 대평동에 금호중 신축을 위한 공사에 들어가 2018년 3월1일 34학급 규모로 개교할 예정이다. 금호중 이전 후 옛 금호중 자리에는 제2특성화고가 2019년 3월에 들어서며 4개학과 480명의 학생을 전국 대상으로 모집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