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청에 전의금불초 꽃밭 만들자"

[임비호칼럼]이영노 이대교수가 발견한 전의 금불초, "보존하고 가꿔야..."

2016-06-22     임비호

몇 년 전에 우연히 식물 도감을 보다가 “전의 금불초”를 처음 알게 되었다. 국화과의 식물 인데 금불초와는 다른 종으로 당시 연기군 전의면에서 처음 발견되었다고 하여 이름이 “전의 금불초”라 명명되었다는 설명이었다. 신기하였다. 많은 식물이름을 보았지만 내가 살고 있는 지명이 들어간 식물 이름은 처음이기 때문이다. 순간 이런 생각도 들었다.

“전의 금불초의 변이 과정을 잘 살피면 우리가 살고 있는 세종시의 자연환경의 특징을 파악할 수 도 있고, 세종시를 알리는 대표 지표식물이 될 수도 있겠다.”

식물도감의 설명과 사진을 자세히 보니 우리가 가을에 흔히 보는 노랑 꽃망울이 피어있는 산국(들국화)과 비슷하게 생겼고, 형태는 개망초와 비슷한데 꽃잎 둘레가 노란색으로 되어있 었다. 우리 주변에서 많이 본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단순하게 습지식물이라고 하니 전 의면 베어트리 파크 주변의 조천에 가면 쉽게 볼 수 있을 거라 생각하고 홀로 길을 나섰다.

그런데 내 기억의 잔상들과 현실은 달랐다. 찾으려 하니 그리 만만한 것은 아니었다. 전문 적인 식물 동정에 대한 지식도 미천할 뿐만 아니라 시기가 봄철이었기에 어린 줄기만으로 찾 아내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낙담하고 다음에 해야지 하고는 잊어버리고 많은 시간이 흘렀 다.

요사이 다시 지역의 자연환경에 대한 것을 정리 해보자는 생각을 하고 다시 전의 금불초에 대한 자료를 찾기 시작하였는데, 식물 관련 세종시 자료들을 찾아보아도 정리된 것은 없고, 야생화나 식물 사진을 찍는 분들에게 물어보아도 금불초는 알아도 전의 금불초는 처음 들어 본다는 분들이 대부분이었다. 전의에서 처음으로 발견되어 전의 금불초이지만 정작 우리 지 역의 사람들은 이런 이름의 식물이 있는지 조차 모르고 있었다.

그래서 두 가지를 생각하였다. 하나는 전의 금불초에 대한 자료를 전체적으로 다시 살펴 보 아야 겠다는 것과 또 하나는 우리 지역에 있는 전의 금불초의 존재를 공론화하여 산재되어 있는 다양한 정보도 수집하고, 함께 탐사 할 수 있는 사람들도 모집해 보아야겠다는 것이었다.

전의 금불초에 대한 자료를 찾다보니 많지도 않았지만 기준이 될 수 있는 정확한 것도 불분 명하였다. 그저 식물관련 애호가들이 추측하는 정도의 사진과 정보들이 대부분이었다. 부족하 지만 학명과 명명자에 대한 자료는 나름 의미 있게 다가왔다.

자료에는 전의 금불초는 우리나라에서 사용하는 국명이고, 영명은 Small-petal yellowhead, 학명은 inula salicina var. minipetala Y.N.Lee, 과/속명은 국화과 금불초속의 여러해살이 풀, 구분은 자생종으로 분류되어 있었다.

이 자료에서 알 수 있었던 것은 국명에 전의가 들어가니 당시의 지명으로 충남 연기군 전의 지역과 연결이 되는 금불초라는 것을 그리고 영명에서는 노랑머리를 가지고 있으면서 꽃잎이 작다는 특징을 추정할 수 있었다. 학명의 첫 부분인 inula는 속명을 나타내는 것으로 금불초, 들국화와 비슷함을 의미하고 있음을, salicina는 종소명으로 버드나무과 버드나무 속(salix)과 유사하다는 의미이니 이름만으로도 습지 식물임을 알 수 있었다. 또한 minpetala는 변종명으로 그 뜻이 “보다 작은 꽃잎의”이라는 의미로 타 금불초속들과는 다른 고유한 특징을 나타내고 있음을 추정할 수 있었다.

또한 Y.N.Lee는 명명자를 나타내는 것이니 명명자가 이영노라는 분임을 알 수 있었다. 명명 자이신 고 이영노 교수는 이대교수, 한국식물연구원 원장님을 하셨던 분으로 동강 할미꽃, 노 랑무늬 붓꽃 등 242종의 새로운 식물을 발견하셨으며 한반도 자생식물에 대한 다수의 저서와 논문을 통하여 자생식물의 분류체계 확립과 식물분류학에 크게 공헌하신 분이었다. 이분이 1996년에 전의금불초를 처음 발견하여 학계에 등록하신 것이다.

자료를 확인하고 다시한번 전의 금불초를 확인하고 싶어서 페이스 북에 함께 하고 싶은 분이 나 정보를 청하는 알림을 띄웠다. 그러자 전의를 디자인하는 사람들 대표인 윤은실 선생과 이지녕 선생이 함께 전의 지역 생물자원인 전의금불초를 찾고 싶다는 뜻을 밝혀 주셨고, 친구이기도 한 유민준 선생이 운주산 입구와 운주산성 인근에서 전의 금불초를 보았다는 정보도 알려 주었다.

왠지 실마리가 풀릴 것 같았다. 함께 하기로 한 지인들과 더불어 지난 5월 말에 무작정 2차 전의 금불초를 찾아 나서게 되었다. 한 가지 걱정되었던 것은 지난번처럼 전의 금불초가 하국(夏菊)이라 하여 늦여름인 8월 말이나 9월 초부터 꽃이 피는데 과연 줄기와 잎만 보고 찾을 수 있을까 하는 것이었다. 우려가 현실이 되었다.

전의면 베어트리파크 앞 조천을 다시한번 둘러보고, 운주산 입구와 산성 주변을 열심히 둘러보았지만 나의 눈에 보이는 것은 초지 위에 핀 다양한 풀들과 개망초 군락뿐이었다. 실망이었다. 아직 꽃망울은 생기지 않았지만 5월말이면 어느 정도 쉽게 찾을 수 있을 것이라 기대 하였지만 결국은 실패였다. 내려오면서 친구 유 선생에게 전화를 하였다. “이번에도 전의금불초 탐사에 실패하였으니 돌아오는 가을에 함께 하여 도움을 주었으면 좋겠다고...” 그리고 혼자 중얼거렸다 “이제 또 다시 전의 금불초 보려면 2~3달을 더 기다려야 하나???”

전의 금불초는 우리 세종시의 입장에서 보면 하나의 자원이 될 수 있다. 아주 휼륭한 생물자원이 될 수 있다. 문화자원, 관광자원, 경제자원처럼 우리 세종시의 자연환경의 특징을 설명할 수 있는 생물자원이 될 수 있는 것이다. 금남면 백로서식지, 미호천의 미종종개 그리고 소정면의 산림유전자원 보호림과 더불어 전의 금불초를 잘 활용한다면 세종시만이 가지는 개성있는 생물자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세종시민에게는 색다른 정체성 확립과 자긍심 향상에 많은 도움이 될 것 이다.

전의 금불초 동정에 실패를 통해 든 생각은 우리 세종시에도 지역을 근거로 만든 “세종시 식물도감”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것이었다. 무엇부터 시작하고, 누가 해야 하는지는 잘 모르 겠지만 누군가가 시작하여 많

   
 

임비호, 조치원 출생, 공주대 환경과학과 졸업, 세종 YMCA시민환경분과위원장(현), 세종생태도시시민협의회 집행위원장, 세종시 환경정책위원, 금강청 금강수계자문위원, 푸른세종21실천협의회 사무처장(전), 연기사랑청년회장(전),이메일 : bibo10@hanmail.net

은 사람들이 좀 더 정확하고 편하게 세종시의 자연환경과 생물 자원을 찾을 수 있는 “세종시 식물도감”이 있으며 정말 유용할 것이다.

또한 우리 지역의 지명을 딴 전의금불초를 시청 앞 화단과 청부청사 옥상 정원에 심어 지역의 색다른 스토리텔링을 만들어 보면 어떻까라는 생각도 해보게 되었다. 이런 측면에서 전의 금불초를 다시 생각해보고 관심을 가졌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본다. 올 가을에는 벗들과 더불어 꼭 전의금불초를 찾아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