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청탁 논란, 시의회는 나몰라라 '빈축'

세종시의회, 직원 채용과정 연루 의원 조사조차 없이 '수수방관'

2015-10-26     곽우석 기자

세종시 '종촌종합복지센터' 인사 청탁 의혹 논란과 관련, 시청과 시의회 측의 분위기가 영 딴판이다.

감사위원회가 감사에 본격 착수한 가운데 시청 직원들이 바짝 긴장하며 자성의 목소리를 보이고 있는 반면, 시의회 측은 사실관계조차 확인하지 않은 채 '나몰라라'하고 있어 빈축을 사고 있다.

최근 감사위는 세종시 위탁기관 직원채용 과정에서 공무원이 개입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자, 즉각 연루자 파악과 함께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등 자체조사에 나섰다.

감사위는 시청 공무원 A씨의 부인 B씨가 복지센터에서 일해 온 경위를 들여다보고, 취업 과정에서 '위법성' 여부가 있었는지 여부를 중점적으로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씨가 복지센터를 직접적으로 지도 감독하는 담당 부서 간부직원이라는 점에서 채용 과정에서 영향력을 행사하지 않았겠느냐 하는 게 포인트가 되고 있다.

감사 소식이 알려지자 시청 공무원들은 "드디어 터질 게 터졌다"고 긴장하면서 결과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한 공무원은 "취업 청탁 등의 문제가 암암리에 묵인되어 왔지만 이미 알 사람은 다 안다"며 "세종시가 명품도시를 지향하는 만큼 직원들 모두 자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고 말했다.

반면, 시의회 측은 인사청탁 의혹과 관련, 모 의원이 개입한 정황이 드러났지만 강 건너 불구경 하듯 '수수방관'하고 있다.

모 의원은 복지센터 개소 당시 가정·성폭력통합상담소 소장을 뽑는 과정에서 C씨를 소장으로 채용토록 청탁해 여론으로부터 비난을 받고 있다.

이 같은 정황이 드러나며 파장이 커지고 있지만, 시의회는 보도가 있은 지 2주가 지나도록 '윤리특별위원회 구성' 등 자체적인 정화 노력은커녕 사실관계를 파악하려는 움직임조차 없다.

의회운영위원장을 맡고 있는 서금택 의원은 "인사 청탁 의혹에 대해 알고 있다"면서도 "자체적인 윤리특위 구성에 대한 의원들의 의견이 현재로써는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의원 개인의 부적절한 처신이 연일 도마에 오르고 있지만 안일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의회 내부의 자정기능 역할을 해야 할 윤리특위가 여야간 정치적 이유로 마비되고 있는 것이 주된 요인으로 보인다. 특히, 시민들을 대표해 시정을 감시해야 할 의회가 그들만의 '특권의식'에 사로잡혀 자신들의 행동에는 한 없이 너그러워지고 있는 것도 이유로 꼽힌다.

이 같은 현실은 이미 구태의연한 '관행'으로 자리 잡고 있다. 세종시의회 출범 이후 욕설, 인사 청탁 등 각종 논란이 있었지만 윤리특위가 구성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는 사실이 이를 대변한다.

감사위 관계자는 "의원이 개입된 사실과 관련해서는 이번 감사 대상이 아니다"라면서 "의회 자체적으로 해결해야 할 사안"이라고 선을 그었다.

한 시민은 "문제를 일으킨 의원에 대해서는 징계에 회부하는 등 강력한 절차가 뒤따라야 한다"며 "부적절한 일에 연루된 의원들을 그대로 두는 것은 시민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