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준 카드, 과연 통할까

세종시 정치지형, "당내 예선, 본선 경쟁력 등 녹녹치 않아"

2015-10-06     김중규 기자

박종준 청와대 경호실 차장의 세종시 출마가 유력해지면서 지역 정가의 필승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특히, 이미 출마를 기정사실화한 유한식 전 세종시장과 조관식 국회입법정책연구회 상임부회장에다 지난 8월 출마를 위해 종촌동에 개업을 한 김동주 변호사 등이 선점한 새누리당 내 상황이 녹녹치 않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와 함께 이해찬 의원이 버티고 있는 새정치민주연합, 또한 예측불가한 당내 상황과 맞물려 돌발변수가 잠재하면서 올 연말 세종시 정가는 의원 한 석의 의미를 뛰어넘는 관심지역으로 부각될 전망이다.

박종준 차장은 5일 총선 출마를 위해 사퇴를 하면서 세종시를 선택할 것으로 확실시되고 있다.

박 전 차장은 사퇴 전 전화 통화에서 “공직에 있어 뭐라고 말씀드리기가 곤란하다” 면서 “상황이 변하면 그 때 얘기하자”고 말했다. 불출마나 공주지역을 거론하지 않는 것이 세종시 출마로 보는 이유가 되고 있다.

박 전처장의 세종시 출마가 유력해지면서 예선 통과 여부와 본선 경쟁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유한식 전 시장이 세종시당 위원장을 맡으면서 읍면지역에 기득권을 가지고 있는 반면 박 전처장은 장군면 출신이지만 지역기반이 상대적으로 약하다. 유 전시장의 벽을 단숨에 뛰어넘을 수 있는 폭발력 있는 카드가 되기에는 미흡하다는 게 지역 정가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또, 종촌동에 사무실을 낸 김동주 변호사도 박 전처장이 극복해야할 예비 경쟁자다. 유 전 시장을 지지했던 일부 세력들이 “국회의원 출마는 욕심”이라는 비판적인 시각과 함께 상당수 김 변호사를 찾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짧은 기간동안 일정 조직을 확보했다는 말도 흘러나오고 있다.

여기다가 조관식 부회장, 또한 나름대로 지역구 활동을 열심히 하고 있어 정치적인 지분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박 전 처장이 복잡하게 얽히고설킨 세종시당 내 상황을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지가 첫 번째 과제가 되고 있다.

그렇다면 과연 본선 경쟁력은 있을까.
6선의 이해찬 의원이 버티고 있는 세종시에 정치 초년병의 승부수가 통할 수 있을까. 물론 정치는 생물이어서 언제든지 가변적일 수가 있다. ‘현재’라는 단서를 달면 쉽지 않는 싸움임에는 분명하다.

서울 관악에서 5선을 한 뒤 불모지나 다름없는 세종시에 뛰어들어 거물 심대평 후보를 누른 이 의원은 그동안 상가집과 결혼식장 방문 등 이른바 ‘스킨 십’은 없었지만 차분하게 의정활동을 해온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게다가 한두번 만나본 지역 인사들은 “의견을 분명하게 밝히고 인간적”이라는 등 좋은 반응을 내놓고 있다.

더구나 행복도시 인구가 원주민을 앞섰고 신도시 평균 연령이 31.4세라는 점이 야당 성향이 더욱 짙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 새누리당으로서는 어려운 싸움을 예고케 한다. 다만 당내에서 불고 있는 당 중진들의 약세지역 출마, 또는 2선 퇴진이 이 의원의 정치적인 거취에 어떤 작용을 할 지가 변수다.

물론 새누리당 쪽의 필승 셈법은 있다. 원주민 중심의 보수 세력을 결집시키고 신도시 지역에서의 선전이다. 후보만 괜찮으면 일방적인 패배는 더 이상 없을 뿐만 아니라 여당 성향의 공직자들이 많다는 점을 들고 있다. 또, 지난 번 패배는 심대평 후보 개인의 문제였는데다가 이해찬 의원의 스킨 십없는 의정할동이 지역 정서와 맞지 않아 상당수 지지자들이 이탈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질적인 행정수도인 세종시 국회의원은 한 석 이상의 상징성이 있다. 박 전처장의 세종시 출마 유력 뉴스가 지역 정가의 내년 총선에 대한 관심을 불러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