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정성이 들어있어요"

[미각기행]집밥을 안방에서 먹는 곳...연서면 봉암리 '산에 언덕에'

2015-08-20     박경자 기자

요즘 유행어 중에 하나가 ‘집 밥’이다.
어머니 정성이 깃든 집 밥은 질리지 않으면서 깊은 맛이 들어있기 때문에 ‘집밥’이란 말은 자연산 밥처럼 들린다. 상대적으로 매식(買食)은 질리게 하면서 장기적으로 먹기는 어렵다는 뜻이다.

이번에 소개할 맛 집은 ‘집 밥을 파는 곳’이다.
인공 조미료는 하나도 사용하지 않고 양념을 하는 집이다. 개업한 지 불과 한달 밖에 안 되었지만 벌써 서너 차례 들를 정도로 구미를 당기게 하는 식당이다.

‘산에 언덕에’
세종시 연서면 당산로 370-5번지에 위치해 있다. 봉암 1리에 작은 능선 위에 자리 잡아 ‘산에 언덕에’라는 이름을 달았다. 작명을 하고 보니 전국에 ‘산에 언덕에’가 숱하게 많더라는 게 주인의 얘기다.

이 집은 김복렬 세종시의원이 살던 곳이다.
야트막한 구릉 위에 두 동의 건물이 있다. 한 쪽은 예전에 영어학원 건물에다 테라스를 달아 여름철에 밖에서 음식을 먹도록 배려했고 다른 한쪽은 아담한 한옥이다. 한옥은 방이 3개로 별실로 쓰고 있다. 조용히 식사를 하고 싶을 때 이쪽을 이용하면 안성맞춤이다.

앞 서 말한 것처럼 음식점에서 사먹는 밥이 아니라 어머니가 손수 만든 음식을 사랑방에서 먹는 분위기다. 음식 중 대표적인 게 점심 특선이다. 1만5천원이면 이것 저것 다 맛볼 수 있다. 된장찌개에다 생선구이, 간장 게장, 싱싱한 야채 등 정성이 가득하면서 어느 것 하나 소홀하지 않는 맛깔스런 반찬이 입맛을 돋운다.

집 된장으로 만든 찌개는 특유의 텁텁하면서 구수한 맛을 전해준다. 그런가 하면 물김치의 노란 색상과 갈치속젓과 낙지 젓갈은 입맛을 당기게 하는 데 최고였다.

식사는 맛도 좋아야 하지만 분위기 또한 무시할 수가 없다. 내 집 안방에 앉아서 잘 차려진 음식을 먹는 그런 분위기다. 주변에는 다육식물들과 소품들이 가지런하게 놓여있어 역시 분위기를 돋워주고 있다.

저녁에는 주로 바비큐가 잘 팔린다. 제일 좋은 고기를 사용한다는 주인 김명회씨(63)는 어머니로부터 배운 음식 솜씨를 이곳에서 마음껏 발휘하고 있다. 발걸음도 조심스럽게 옮기는 조신한 자세와 조곤조곤한 말투 등이 음식에 신뢰를 더해주고 있다.

바비큐는 야외에서 만들고 있었다. 테라스를 달아낸 큰 방에는 약 40여명이 한꺼번에 들어갈 수 있고 테라스에는 15명 정도가 바깥 경치를 보면서 식사를 할 수 있다. 주방은 김명회 대표 자매가 책임지고 바비큐는 남동생 김민수 대표가 맡고 있다.

이 집의 마지막 백미는 역시 누룽지였다. 솥 밥을 별도로 한 다음 누룽지를 만들어 입맛을 채워주었다. 누룽지와는 갈치 속젓을 함께 가져와 좋은 궁합을 이루면서 손님들에게 긴 여운을 주었다.

주차장도 널찍하고 약 500여평 위에 식당이 들어서 시간적인 여유가 있을 때 이곳을 이용하면 조용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다. 도심 속에 붐비는 그런 식당이 아니어서 좋았다. 제때 음식을 먹기 위해서는 사전 예약이 필수다. (전화) 044-864-5161, 010-2440-61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