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청 이사가면 큰 일이죠"

[현장]이전 후 경기 침체가 불가피한 세종시청 주변 음식점들

2015-04-07     우종윤 기자

“세종시청이 이사가면 우리는 어떻게 살아요.”

세종시청 앞에서 20년째 음식점을 해온 김모씨(52)는 요즘 걱정이 태산이다. 재주라고는 음식을 만들어 파는 게 유일한 데 오는 6월에 세종시청이 신도시로 이전하면 살길이 막막해 나오는 한숨이다.

지난 해 12월. 세종시 교육청이 이전하면서 한 차례 타격을 받았던 터라 규모가 큰 세종시청이 옮겨가고 대책마련이 없으면 문을 닫아야 할 게 뻔하다. 원도심 활성화를 위한 ‘청춘 조치원 프로젝트’를 요란하게 떠들지만 김씨에겐 먼 세상 얘기로만 들리고 있다.

“지난 번 교육청이 떠나가면서 손님이 확 줄었어요. 그런데 이번에는 세종시청이사가 코앞에 다가왔으니 걱정이 안 될 수가 없죠. 나름대로 대책을 세우려고 하지만 별다른 게 있나요.”

그렇다고 신도시로 따라갈 수 도 없다. 상가 임대료가 워낙 비싸 시청이 옮겨가는 주변지역으로 가는 건 엄두도 못내고 있다. 조치원읍 쪽이야 비싸봐야 고만고만하니까 금융비용부담이 적지만 신도시는 상황이 다르다. 신도시 쪽은 이미 돈 많은 외지인이 점령한데다가 작은 공간이라도 얻으려면 월 임대료 300만원에 보증금을 별도로 내어야 한다.

“돈이 돌아가는 집은 따라간다고들 합니다. 그런데 그 쪽으로 갈 수 있는 음식점이 과연 몇 군데나 되겠습니까. 저희 같은 사람이 대부분인데 앞으로 살 일이 막막합니다.”

김씨에게 한 가닥 희망은 있다. 바로 시청 이전 후 농정원과 일부 직원들이 남는다는 것이다. 농축산 관련 공무원이 조치원 청사에 잔류하지만 숫자는 많지 않아 큰 기대는 하지 않는다. 다만 농정원에다 SB 플라자 등 새로운 시설이 계획되어 있다는 게 그나마 유일한 위안이 되고 있다.

그는 “그때까지 버틸 수 있을지 모르지만 다른 시설이 들어온다니까 기대는 하고 있다” 며 “세종시에서 이왕하려면 서둘러 주변 경기도 살리면서 파급효과가 원도심 전 지역으로 퍼져나가도록 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세종시 교육청 이전으로 주변 상가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신도시로 따라간 업체가 있는가하면 일부 음식점은 아예 업종 자체를 바꾸기도 했다. 교육청에 인접했던 몇몇 상가들은 매출 감소에 연일 울상이다.

이런 가운데 바로 눈앞에 다가온 세종시청의 신도시로 이사는 주변 상권 위축과 함께 원도심 주민들에게 심리적인 박탈감을 가져올 게 분명하다. 새롭지는 않더라도 주민들을 안심시킬 대책 발표가 한차례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