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 아파트, 반드시 확인하고 가입해야 ...

금남면에만 3개 조합 난립, 변경불가능한 조건 내세우기도

2012-07-17     김중규 기자

세종시 이주자 택지 공동주택사업이 난립되면서 조합원 확보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일부 조합에서는 변경할 수 없는 조건을 마치 확정된 것처럼 발표해 원주민들의 선택에 혼선을 빚게 만들고 있다.

특히, 이들은 택지 공급 기준 조합원수와 토지공급 지침을 관계당국과 합의 없이 임의로 변경, 발표해 자칫 이 조건에 사업 추진이 확정된 것으로 받아들인 원주민들의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이 같은 난립과 조건 왜곡 현상은 세종시 아파트 분양이 인기를 얻고 있는데다가 조합원 아파트가 원주민은 물론 일반인들에게도 싼 가격에 공급되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세종시가 건설되면서 이주가 불가피했던 원주민들을 대상으로 정부는 토지 및 보상에 관한 법률에 따라 토지의 경우 세대 당 99㎡를 넘지 않는 선에서 조성원가의 70%, 그리고 10% 초과분에 대해서는 감정가격으로 공급하고 있다.

이에 따라 공동주택지, 즉 아파트는 공급 대상 토지 면적의 90% 이상 조합원을 모집할 경우 이 가격에 계약하고 분양 평수는 지구단위 계획에 따라 대, 중, 소형으로 분리해서 공급토록 규정하고 있다.

세종시 이주자택지 공동주택 사업은 우선 토지 구입비용이 적게 들면서 조합원들이 낮은 가격에 내 집을 마련할 수 있고 일정부분 일반 분양도 가능해짐에 따라 금남면에서만 3개 조합이 결성, 치열한 조합원 확보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문제는 원주민들이 싼 가격에 아파트를 마련할 수 있다는 점을 악용, 확정되지 않는 조건을 마치 사실인양 호도하면서 조합원을 모집해 피해가 우려된다는 것이다.

현재, 금남면에서 결성된 조합은 세종 2차 주민 아파트 건축조합, 금송 아파트 상가조합, 밀마루 아파트 상가조합 등 3개이다. 이중 세종 2차는 3-2 생활권 M1 블럭에 1만1천여평, 금송과 밀마루는 3-1 생활권 M4 블럭 2만 1천여평을 사업 대상지로 선정하고 공동주택 사업을 펼치고 있다.

LH 공사 토지 공급기준인 최소 면적의 90%에 해당하는 조합원 수는 세종 2차는 350명, 금송과 밀마루는 656명으로 이 숫자의 조합원을 가입시켜야 땅을 확보 할 수 있다.

하지만 금송과 밀마루는 조합원 300명으로 사업 추진이 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 금송의 경우 조합원 300명 마감 시 초과 가입은 불가능 한 것으로 전단지에 게재하고 있다.

이에 대해 LH 공사 한 관계자는 “이 두 개 조합은 조합 결성에 따른 최소 인원을 300명으로 알고 있고 토지계약에 필요한 조합원 수는 반드시 656명이어야 한다”고 말해 일부 조합에서 내건 조건은 사실과 다른 것으로 드러났다.

변경이 불가능한 지구 단위 계획도 조합 임의로 홍보해 싼 가격에 집을 마련하려는 조합원들의 피해가 예상되고 있다. 전용면적 85㎡ 초과 877세대를 공급하는 조건으로 이 지역에는 공동주택을 건립할 수 있지만 금송에서는 85㎡ 이하 약 1,130세대를 공급하는 것으로 전단지에 게재하고 있다. 밀마루에서는 84㎡ 300세대, 101㎡ 600세대, 119㎡ 200세대를 짓는 것으로 밝히고 있다.

또, 세종 2차의 경우도 지구단위계획에는 60㎡이하 698세대, 전용면적 85㎡ 이하 122세대 등 모두 820세대를 짓도록 되어 있다. 이 조합은 지구단위 계획을 최대한 반영, 전용면적 85㎡ 평형은 200-250세대가 늘어나는 반면 총 세대 수에서는 감소가 예상되고 있다고 홍보하고 있다.

이 같은 조합의 지구단위 계획 변경 여부와 상관없이 주관부서인 건설청에서는 아예 변경 자체가 불가능한 것으로 확인해주고 있다.

행복도시 건설청 한 관계자는 “지구단위 계획은 세대수 평형, LH토지공급 지침 등을 포괄적으로 감안해 협의 후 확정한 것이기 때문에 임의로 변경할 수 없는 사안”이라며 “3개 조합에서 내건 조건은 모두 건설청과 협의할 사항도 아닐뿐더러 협의를 하더라도 개별적인 문제인 만큼 절대로 변경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아파트 공급 가격도 3개 조합 공급 가격이 85㎡ 기준 무려 5천2백만원까지 차이가 나 조합 가입 시 정확한 판단이 요구되고 있다. 토지 공급 가격에다 건축비가 지역별로 다를 수 있지만 3개 조합에서 추진하는 지역이 인접해 있어 이 같은 가격 차이는 있을 수 없다는 게 건설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세종 2차는 참여업체로 확정된 한신공영에서 산출한 근거로 건축비 1억2천7백만원, 토지비 5천5백만원으로 1억8천2백만원인데 반해 금송은 1억2천5백만원, 밀마루는 1억3천만원이 아파트 공급 가격으로 전단지에 실려 있다.

이에 대해 한 조합 아파트 관계자는 “현재까지 ‘확정’이라는 문구를 사용한 적이 없다” 며 “다만 조합원에게 설명을 할 때도 ‘협의 중’ 또는 ‘가설계로 나온 금액’이라고 말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한편, 건설청과 LH 관계자들은 조합 측이 내건 조건과 관련, 지나치게 좋은 조건은 있을 수 없는 만큼 의심이 나면 반드시 관계 당국에 확인해줄 것을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