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복숭아가 조치원복숭아 '둔갑'

[독자고발]복숭아 축제 앞두고 타지역 복숭아 조치원 점령, 단속 절실

2012-07-09     김기완 기자

"'세종의 소리'죠. 이거 해도 해도 너무한 것 아닙니까. 한번 와 보십시요. 세상에... 어째 경주 복숭아가 조치원 복숭아로 조치원에서 둔갑을 시킵니까. 바로 취재해 주십시요."

세종특별자치시 특산물인 조치원복숭아가 둔갑되고 있다는 제보가 '세종의소리'에 접수됐다. 7일, 세종시민이라고 밝히면서 익명을 요구한 한 제보자의 흥분된 목소리가 전화선을 타고 그대로 전달되었다. 경북 경주시에서 생산되는 복숭아 박스가 세종시로 유통돼 조치원복숭아 박스에 담겨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른바 '복숭아 세탁'이다. 세종시 특산물 조치원복숭아가 세탁되고 있다는 제보였다.

독자 제보 이후, 현장을 찾은 취재팀은 이들의 세탁과정을 생생하게 목격할 수 있었다. 그 현장에는 건장한 사내들이 경주복숭아 박스에서 조치원복숭아 박스로 내용물을 옮기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세종시는 그동안 복숭아 축제를 하면서 물량이 많이 부족해 타지복숭아가 조치원 산으로 둔갑을 한다는 얘기가 많았다. 제보자에 의해 소문이 사실로 확인되는 순간이었다.  복숭아 철이 돌아오면서 세종시를 찾는 관광객이 늘어나면서 수요가 증가할 경우 자칫 짝퉁 복숭아로 인해 맛과 품질에서 실망한 소비자들이 다시는 조치원 복숭아를 찾지 않을 우려를 낳고 있다. 

이에 따라 판매 물량 확보를 하지 못한 일부 상인들의 얄팍한 상혼이 명품 조치원 복숭아 이미지를 실추시키면서 소비 위축으로 이어져 관계 당국의 단속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농민들은 "복숭아 축제를 한 달 정도 앞두고 있는 시점에 이 같은 파렴치한 행위는 조치원복숭아의 100년 역사를 훼손시키는 일"이라며 "농민들의 땀이 헛되지 않도록 관계당국의 지도·점검이 절실하다"라고 말했다.

소비자들에겐 세종시에서 생산된 품질좋은 복숭아를 제공하고 소비자들은 이에 걸맞는 가격으로 구매, 조치원복숭아의 진가를 맛 봐야 한다. 농민들의 땀으로 생산된 조치원 복숭아가 옳바르게 유통될 수 있도록 축제를 앞둔 시점에 점검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