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 사무관 너무 적다

세종시 출범 앞두고 사회복지 공무원 인사 불만 '팽배'

2012-06-20     김기완 기자

"세종시가 추구하는 명품도시에 사회복지 항목도 들어있지 않습니까. 지난 선거 때에도 복지 쪽에 예산을 늘리겠다고 공약하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정작 사무관 승진에서는 사회복지 공무원을 홀대해서 되겠습니까.“

세종특별자치시 출범을 10여일 앞두고 연기군 사회복지 공무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사회복지직이 생긴 지 20년이 넘었지만 오래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번 승진 인사에서도 푸대접을 받아 행정직 중심의 인사에 반발을 하고 있다.

“세종시 출범이 다른 직렬에도 마찬가지겠지만 승진에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습니다. 이번에도 1명만 사무관으로 올라갔습니다. 연기군 사회복지 공무원 45명에 사무관이 고작 1명이라는 게 말이 됩니까.”

한 공무원은 불만을 털어놓으면서 “명품 도시 세종시가 지향하는 방향이 복지도시가 아니냐”고 항변하고 “행정직 중심의 인사가 이런 결과를 가져왔다”고분석했다.

세종시 출범을 앞둔 연기군 인사시스템에 따르면 세종시 출범 후 사회복지 공무원은 모두 45명. 이중 사무관이 1명에 불과하다는 게 그들의 불만이다. 더구나 사회복지 행정 업무를 타 직종 공무원들이 차지하고 있어 채용 인원을 늘리고 사무관 승진 인원도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현재 연기군 지역에서 사회복지 업무를 담당하는 전문 공무원 수는 30여명. 또, 세종시로 편입되는 청원군 부용면과 공주시 사회복지 공무원들을 합치면 출범 후 사회복지 공무원은 45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행정조직의 관례상 사무관인 5급부터 결재라인이고 이 직급에 올라가야 조직 내에서 제 목소리를 낼 수 있다는 점을 감안, 세종시 출범을 앞둔 인사로 사회복지 공무원의 사기가 크게 떨어졌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직렬별로 각각 심사를 통해 승진을 시켜야 함에도 연기군은 세종시 출범에 따른 조직개편으로 행정직 중심으로 무더기로 승진, 상대적 박탈감과 소외감을 갖고 있다. 복지사회 구현이라는 기존의 연기군정 방침과 새롭게 출범할 세종시정 방침이 별반 다르지 않아 이를 실현할 수 있는 인사가 선행되었어야 했다는 말이다.

복지 전문가들은 "향후 세종시청 공무원들의 5% 수준에도 못 미치는 복지직렬 인력으로 세종시 복지를 담당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며 "전문직 공무원들의 채용 확대와 더불어 기존 공무원들의 승진의 기회를 넓혀주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그들은 "전문성을 갖춘 사회복지 직렬 공무원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시민들을 위한 복지행정을 펼치려면 적어도 3-4명의 사무관은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문성을 갖춘 사회복지 공무원들의 인력 부족으로 '행정의 도움이 필요한 시민을 제대로 도와주지 못하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추위와 더위에 지치고 배고픔에 굶주린 이웃들이 주변에 내팽겨져 있어도 행정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는 게 현실이라는 것이다.

사회의 손길이 절실한 곳에 행정 기관의 전문 인력 부족으로 실질적으로 도움을 주지 못해 사회로부터 소외되지 않도록 사회복지 쪽 공무원 확대가 필요하다.

지난 달, 어려운 가정 형편으로 수돗물 공급이 끊어지고 전기세가 밀리면서 아이들마저 학교에 보내지 못했던 위기의 가정을 사회복지 한 공무원들이 나서서 도움을 줬던 사례가 많은 이들의 가슴을 훈훈하게 했다.

사회복지 관련 부서의 각 주무계장들도 행정직 계장들이 업무를 보고 있어 '책임감이 떨어진다'는 내부의 불만도 나오고 있다. 행정직렬은 타 부서라면 어디든지 '전보발령'될 수 있는 '복수직'이라는 점이 공직자로서 책임의식을 떨어뜨리고 대충대충 넘기고 있다는 것이다. 반면, 사회복지 직렬의 공무원들은 전문성을 갖췄다는 이유로 사회복지 관련 '단수직'에 머무를 수 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