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애도기간에 수학여행 답사를?

세종시 부강중학교 21일 부산 수학여행 답사에 학부모들 ‘비난’

2014-05-02     곽우석 기자

지난달 16일 일어난 세월호 침몰 사건으로 전국이 충격에 빠진 상황에서 세종시의 한 학교가 수학여행 답사를 다녀온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학부모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사건이 일어난 지 5일이 흐른 지난달 21일, 세종시 부강중학교는 교장 및 교사 2명과 학부모 1명이 동행한 채 부산으로 수학여행 답사를 1박 2일간 다녀온 것으로 드러났다.

답사를 출발했던 21일은 세월호 사건으로 전 국민이 슬픔에 빠져있을 때다. 특히, 세종시교육청은 사건이 일어난 직후인 17일 긴급 학교장 회의를 소집하고 수학여행과 관련한 안전사고 예방대책 마련을 당부하기도 했다. 이어 22일에는 교감회의를 열고 1학기 모든 수학여행을 전면 취소키로 결정했다.

부강중학교에서는 사건과는 상관없이 예정된 답사를 21일, 22일 양일간 강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같은 일이 학부모들에게 알려지자 일부에서는 학교행정을 비판하며 문제제기를 하는 등 파장이 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 국민이 비통한 심경에 빠진 어수선한 시국에서 답사를 다녀온 것은 국민정서를 무시한 처사라는 것이다.

한 학부모는 “온 나라 학부모들이 울부짖던 침통한 시기에 수학여행 답사를 다녀왔다는 얘기를 뒤늦게 들었다”면서 “어떻게 이런 사람(학교장을 지칭)을 믿고 우리 아이들을 학교에 보낼 수 있나 자책감이 들 지경”이라고 비난했다.

이와 관련해 학교 관계자는 “답사 출발 당시에는 시 교육청의 수학여행 취소 결정이 나오기 전이어서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수학여행 계약 전과 실시 전에 각각 1회씩 실시하는 답사 계획에 따라 진행된 ‘예정된’ 일정이라는 것. 또 “공공기관의 특성상 사전에 일정이 계획되어 있어 취소하기에는 무리가 따랐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학부모들은 시교육청의 수학여행 취소 결정이 있기 전이라 해도 학교장이 재량을 발휘해 수학여행 답사를 취소하고 애도했어야 했다며 비판하고 있는 상황.

수백여 명의 학생들이 참사를 겪은 때에 학교장이 교사와 학부모를 이끌고 답사를, 그것도 1박 2일짜리로 갔어야 했었는지에 대한 논란이 뒤늦게 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