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문 연지 10년 됐습니다"
"블로그 문 연지 10년 됐습니다"
  • 김중규 기자
  • 승인 2014.03.30 14:43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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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준호 충북일보 세종취재본부장, "기사 보완에는 최고"

   충북일보 최준호 세종취재본부장이 30일 블로그 개설 10년을 맞았다. 그는 '세상과 소통하는 창'으로 블로그를 활용하고 있다.
‘블로그 개설 10년, 방문자 1000만명 돌파.’

한 기자의 변함없는 블로그 사랑이 강산을 변하게 한다는 10년을 맞으면서 세월의 무게로 역사를 만들어 내고 있다. 특히, 매일 업데이트를 통해 방문객들에게 새로운 정보를 전해주면서 세종시가 세상으로 향하는 창구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최준호 충북일보 세종본부장.
올해 쉰 넷으로 컴퓨터와는 거리가 있을 나이지만 스스로 10년 동안 개인 블로그를 운영, ‘역사는 기록에서 시작된다’는 사실을 몸소 실천하고 있다.

“세상과 소통을 하는 창구입니다. 정보의 칸막이를 없애준다는 사실이 가장 좋습니다. 그러다보니 미국 LA에서도 안부를 전하는 친구도 있고 부산, 전라도 등지에서 블로그 동료들과 네트워킹을 하기도 합니다.”

지난 28일 점심시간을 이용해 세종시내 조그마한 식당에서 만난 최 본부장은 사이버 세상의 무한한 확장성을 통해 과거에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을 블로그 운영의 장점으로 내세웠다.

10년이란 시간에 대해 스스로 대견하다는 말을 하면서 “자식들이 들어와서 아버지의 흔적을 찾을 수 있는 큰 자산”이라며 “자손들에게 꼭 물려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지난 2004년 3월 30일.
당시만 해도 인터넷이 일반화되지 않았던 시절 최본부장은 마흔 넷의 나이에 자신만의 기록공간인 블로그를 만들었다. ‘blog.joins.com/cjh59’에 그는 작명을 했다. ‘pen is mightier’이었다. 앞 음절을 붙어 읽으면 묘한 뉘앙스를 준다. 최본부장의 재치 숨어있는 이름이었다.

“그 때만해도 인터넷이 익숙하지 않았습니다. 하루 방문객이 10여명에 불과했습니다. 그래서 소위 파워 블로그를 돌아보면서 연구하기 시작했습니다. 공통적인 특징이 연성기사, 즉 ‘말랑말랑한 글’이었습니다. 처음에는 모방을 하다가 나중에는 창조를 했습니다. 지금은 차별화를 통해 방문객들을 맞습니다.”

   2014년 방문자 1000만명 돌파 블로그 통계와 2009년 500만명 방문 기념 통계표

블로그는 농사와 흡사했다. 거름 중에 가장 좋은 게 ‘발걸음’이라는 말처럼 블로그 역시 운영자의 정성을 외면하지 않았다. 퍼 나르기, 모방을 거쳐 자기만의 색깔을 내면서 조금씩 늘어나기 시작한 비지터(Visiter)는 중앙일보 재직 당시 하루 3만 명이라는 기록적인 숫자를 만들어 냈다. 중앙일보가 배경이 되었지만 그것을 활용할 수 있는 좋은 글이 올라갔기 때문이었다.

취재 차 일본 방문에서 짧은 치마를 입은 여고생이 자전거를 타 고 가는 사진을 찍어 올렸는데 그게 블로그 스쿱(Scoop)가 되었다. ‘펜이즈 마이티어’에서 찬반양론이 대립하면서 토론 열기는 또 다른 비지터를 만들어 냈다.

그런 과정을 몇 번 겪으면서 스스로 블로그 운영의 보람을 찾아갔다. ‘Pen is mightier’에는 ‘펜과 글’을 통해 자신의 글을 소개하고 ‘세종시를 아시나요’에서는 이름 그대로 세종시 관련 소식, ‘지방을 살리자’는 중앙일보 대전주재기자 시절 쓴 글, ‘우리 말 고운 말’ 등이 섹션으로 나눠져 있다.

“기사를 작성하면서 활용도를 최고로 높일 수 있는 게 바로 블로그입니다. 못다한 얘기들을 보다 상세하게 올려놓음으로써 기사를 보완하고 독자들에게는 나 혼자만의 정보를 즐기는 공간이 됩니다.”

1997년 최초로 블로그를 만들어 낸 미국의 존 바거(John Bager)은 “매일 최고의 자료들은 웹페이지(Web page)에 기록(Log)하겠다”고 말해 Web의 ‘B’와 ‘Log’를 합성해 보통명사 ‘blog’가 만들어졌다.

매일 매일 작은 노력은 2009년 6월 14일 방문자 500만명을 찍었다. 그 때 그는 다소 흥분한 어조로 기자로서 블로그 활동을 열심히 하는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우선 묻혀버리는 뉴스를 양지를 끌어내는 역할을 얘기했다. 지면의 제약 때문에 기자는 알고 있는 정보의 20%정도만 압축 가공해서 기사를 작성한다. 어디까지나 20% 안에 들어가는 정보는 다분히 기자 자신의 주관적인 판단이 작용한다. 그게 잘못될 수도 있다. 그래서 블로그 활동을 통해 못다 쓴 정보를 알려줌으로서 뉴스 선택권을 독자에게 돌려주게 만들었다.

두 번째는 기자와 세상이 소통하는 공간이었다. 사이버 공간을 활용, 칸막이를 없애면서 언론인과 독자들이 사적인 장소에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카페가 되었다.

그리고, 글쓰기 연습장과 정보의 저장소, 역사의 기록 공간, 개인PR장소, 엔터테인먼트 공간 등이 최본부장이 내세운 블로그의 의미였다.

지난 해 12월 29일.
‘펜이즈 마이티어’는 또 다른 역사를 만들었다. 바로 방문자 1000만명 돌파였다. 쉽지 않는 일이었다.

“너무 기분이 좋았습니다. 중앙일보에서 블로그 뉴스를 메인 판으로 편집하던 때는 방문자가 많았지만 충북일보로 옮기면서 상당히 줄어들었습니다. 하지만 꾸준히 관리하면서 네트워킹과 함께 친구들과 관계가 지속돼 1000만명에 이르게 됐습니다.”

당시 심정을 이렇게 표현하면서 글의 중요성을 간과하는 요즘 젊은 기자들을 향해 한마디 던졌다. 바로 SNS가 발달한 탓으로 글에 논리가 없고 말초적인 문장이 많다는 것이다. 짧은 페이지에 많은 뜻을 전달하려다 보니 지나치게 축약어를 쓴 탓일까. 그걸 못 마땅해 했다. 블로그 활동을 열심히 하면 글쓰기 능력도 키울 수 있고 사고력도 풍부해진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눈에 흙이 들어갈 때까지 블로그 활동을 할 예정입니다. 기자생활을 하면서 너무 바빠서 제 글을 쓰지 못한 점도 있습니다. 시간이 나면 여행을 다니면서 색깔 있는 여행기를 올리는 등 많은 글을 쓰고 싶습니다.”

   최 본부장이 운영하는 블로그 'pen is mightier'
충북 영동출신인 최본부장은 충남고, 서울대를 졸업하고 한양대학교에서 행정학 석사를 받았다. 1985년 중앙일보 기자로 출발하여 1988년 세계일보, 1991년 문화일보, 그리고 1993년 다시 중앙일보 기자를 역임했다. 충북일보는 지난 2010년 8월부터 근무해왔다. 1991년 수서택지 공급 비리사건으로 특종상을 수상했으며 대전 주재기자 재직 시 ‘지방을 살리자’라는 기획보도로 역시 한국기자상을 받기도 했다. (연락처) 010-5214-2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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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준호 2014-03-31 10:26:08
감사합니다. 제 글쓰기에 좋은 소재 주는 행복도시에 감사할 따름입니다.

행복도시 2014-03-30 18:37:23
축하 합니다. 좋은 글 많이 쓰시더니 이런 결과를 가져왔군요. 아무튼 20년을 ㄷ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