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추장 불고기에다 푸성귀 맛이 일품
고추장 불고기에다 푸성귀 맛이 일품
  • 박경자 기자
  • 승인 2012.05.30 09:26
  • 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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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자의 미각기행]한솥식당...버섯찌게 전문점에서 맛본 콩국수

   고추장 불고기는 여름철 떨어지는 미각을 돋워주는 음식이다.
흔한 메뉴도 요리를 누가 하느냐에 따라 맛은 천차만별이다.  이번에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고추장 불고기’와 여름철 별미 ‘콩 국수’ 식당을 찾아 무더위와 함께 떨어지는 식욕을 돋우는 곳을 소개한다.

세종시 예정지역에서 조치원읍에 거의 다가갈 무렵, 월하리가 있다. 차량들이 흘러가는 지점에 위치해 자칫 지나치기 쉬운 곳이다. 이 집을 찾을 때는 서행 운전을 하면서 유심히 살펴야 놓치지 않는다. 월하리 오른쪽 편에 외관은 다소 허술한 ‘한솥식당’이 있다.

입구에 놓인 항아리들이 정겨움을 느끼게 하면서 고풍스런 멋을 즐기는 주인의 성격을 말해주고 있다. 식당 안으로 들어서면 항아리가 주는 소박함을 한층 더 맛보게 하는 그림과 글씨, 그리고 소품들이 벽면을 장식하고 있다. 그 중 정몽주의 한시 ‘춘흥’(春興)이 눈에 들어왔다. 봄의 흥취를 이기지 못해 ‘눈녹아 남 쪽 개울물이 넘치니 새싹들이 여기 저기서 나오겠네’라고 노래한 정몽주였다.

이 집은 도심의 여느 식당과는 달리, 주변의 텃밭에서 직접 기른 푸성귀와 채소 등이 식탁을 장식한다는 게 특징이다. 매일 아침 새순을 따듯 상추와 부추 등을 수확해 손님들은 맞는다. 대량 재배에서 오는 획일화된 것과는 다른 맛이 반찬에서 나오고 있다. 요컨대 상추의 경우 부피만 크고 감칠 맛이 없는 대량생산품과는 달리 토종 특유의 쌉쌀한 맛을 볼 수 있다.

당일 채취한 싱싱한 채소와 함께 나오는 저장 식품도 특이하다. 뽕잎무침, 콩잎 짱아지, 죽순 무침, 부추 콩가루 무침, 겉절이 등등...

   텃밭에서 가꾼 푸성귀로 만든 반찬들. 정갈하면서 소박한 맛을 내고 있었다.
한솔식당은 원래 버섯전골 전문식당이다. 이 메뉴는 맛이 거의 표준화되어 소개를 하지 않기로 했다. 취재를 위해 이것 저것 묻고 나니 바로 고추장 불고기가 나왔다.

붉은 색을 띈 고추장 불고기는 적당하게 들어간 양파 양념과 함께 식욕을 돋우었다. 시각적으로 군침이 돌게 하는 기름기 촐촐 넘치는 모양이었다. 적당하게 들어간 고추 양념과 잘 버무러진 돼지고기를 쫀득쫀득한 맛과 목구멍을 넘길 때 약간은 달짝지근한 뒷맛을 남겨주었다. ‘입에 살살 녹는다’는 표현까지는 동원할 수 없지만 ‘맛있다’라는 말에 ‘정말’을 덮어 씌워도 괜찮을 그런 맛이었다.

함께 상에 오른 뽕잎 무침은 고혈압에 좋았고 콩 잎 짱아지는 시골 어머니의 손맛을 가져다 주었다. 씁쓸하면서 잘 삭힌 그 맛, 아마 이런 맛을 우리나라 발효 식품에서만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이집은 꼭 4인분씩 만 준비해 손님을 맞이한다. 그 만큼 정성스럽게 밥을 자주 지어 내 놓는다. 맛집 주인의 좌우명은 "음식만큼 진실 된 건 없다" 였다. 그만큼 음식에 정성을 다한다는 얘기다. 월하리로 오기 전에는 경주에서 식당을 하다가 아는 지인이 소개로 이곳에 터를 잡아 11년째 운영하고 있다.

   담장 한 켠을 장식하고 있는 독. 장아지나 발효식품을 만드는 데 이용된다.

개업 초기에는 어려움도 많았지만 입소문이 맛을 찾는 손님들을 찾아오게 만들었다. 지금은 입소문만으로 손님이 제법 많다. 세종시에 몇몇 기관장들이 이 집을 즐겨 찾는다. 뚝배기 보다는 장맛에 반한 손님들이다.

고추장 불고기를 한껏 먹은 탓에 콩국수는 반씩만 주문했다. 맛만 보겠다는 의도였다. 작은 그릇에 담겨져 나와 사진을 찍기에는 좋지 않았다. 검은 콩으로 만든 국물과 엉킨 국수는 깊은 맛이 나왔다. 시원하면서도 목을 넘길 때 뻑뻑한 콩국물이 약간 걸리는 듯한 맛이 일품이었다. 아무튼 한번 찾아와도 결코 후회를 하지는 않을 집이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맛집이었다.

우리에게는 음식이 곧 몸이고 약이었다. 아무도 깨닫지 못하는 사이 현대인의 식생활은 비자연적인 것으로 전락하였다. 암,당뇨병,심장병은 물론이고 심지어 정신분열증까지도 잘못된 식생활에 기인하는 식원병(食原炳)이라 할수 있다. 현대인들이 겪고 있는 성인병의 다수는 잘못된 식사, 즉 비자연적인 식사로부터 기인한다는 것이다. 자연을 담은 우리 한식의 건강성이야 말로 세계최고라 할 수 있다. 이런 차원에서 보면 고추장 불고기나 버섯찌게, 콩국수, 모두 건강을 위한 식품이라고 볼 수 있다.

잠시 버섯 얘기를 해보자 버섯에 풍부한 베타글루칸 성분은 면역력을 강화해 암 예방과 노화 방지를 돕는다. 고혈압, 동맥경화를 예방하는 효능은 물론 항바이러스 효과가 있다는 버섯은 자주 먹을수록 '젊은 기운'을 되찾을 수 있다. 봄과 가을에 가장 풍미가 좋지만 양식산이 대부분인 요즘은 계절 차이가 크지는 않다.

중국 진시황도 즐겨 먹었다는 표고버섯은 천연 방어 물질인 레티난 성분을 함유해 면역체계를 강화시켜준다. 식이섬유가 풍부해 변비 환자에게도 좋으며 대장암도 예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양송이버섯은 단백질이 풍부해 간의 재생을 돕는다. 구워먹으면 담백 구수하다. 각종 반찬으로 즐겨 먹는 느타리버섯은 칼로리는 낮으면서 포만감을 줘 다이어트에 좋다. 풍부한 식이섬유로 대장 내 지방 흡수를 방지해 비만 예방에 효과도 있다.

   벽면을 장식하고 있는 수놓은 작품

버섯의 맛과 향을 즐기려면 살짝 볶거나 구워 그대로 먹어야 좋다. 국이나 찌개에 넣어 먹을 때는 오랫동안 끓이지 않고 먹기 직전 넣어 살짝 데쳐 먹어야 맛있다. 한국인이 가장 즐기는 버섯 요리 중 하나가 전골이다. 뜨끈한 국물이 버섯의 향과 어우러져 독특한 풍미를 내며, 고기나 채소를 곁들이면 비타민·단백질 등 영양 보충에도 그만이다.

이날 버섯찌게의 맛을 보지 못했지만 고추장 불고기와 콩국수 맛으로 짐작해보면 분명 독특한 맛을 내는 집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에는 꼭 이 찌개를 먹고 독자들에게 소개하고 싶다. 좋은 음식은 ‘축복’이다. 

축복
                                          달빛/김일호
밤새 거뜬히 살아남아
안도의 긴 호흡으로
새 아침을 맞이할 수 있는 것도
어둠속의 당신을 지켜 준
행운이며 축복이다.

살아있는 날마다
피붙이며 이웃들 모여 앉아
오순도순 한솥밥 정을 나눌 수 있는 것도
빛보다 따뜻한 사랑이다.

전화번호 : 041) 867-4637, 영업시간 : 오전 10시30분~ 오후 9시, 좌석수 : 50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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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이 한밭 2012-06-02 12:31:37
한솥 가본지 오래되었네요 박기자님 수고 하세요

윤채맘 2012-05-31 18:12:38
고기라면 자다가도 벌떡일어나구, 일주일 내내 고기반찬 올려도 질려하지않는 신랑을 위해 꼭한번 가봐야 겠네요. 전 고기 말구 시원한 콩국수한그릇 먹고와야겠어요. ^_^ 오늘도 좋은정보 얻고 갑니다 행복한 하루되세요

임재한 2012-05-30 23:28:27
원장님이 추천하신 맛집은 대박예감? 꿀꺽그~~~~
임재한 세종시문화관광해설사

정정화 2012-05-30 19:17:08
맛보다 기행문이 감동이에요~
원장님 사랑합니다~
정정화올림

이유리 2012-05-30 16:44:25
정갈하고 소박한 반찬들도 꼭 맛보고 싶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