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서남표 '식물총장' 전락?
KAIST 서남표 '식물총장' 전락?
  • 대덕넷 제공
  • 승인 2012.05.25 08:4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총동문회, 이사회에 '진상조사위' 구성 등 신속한 대응 촉구

 

ⓒ2012 HelloDD.com

 
kIST 서남표 총장에 대한 사퇴 압박이 전방위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교수와 학생에 이어 동문회까지 나서 총장의 재신임을 언급하고, 이사회 역시 KAIST 학내 문제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면서 서 총장의 입지가 더욱 좁아지는 형국이다.

서 총장과 학교본부측은 여전히 '자진 사퇴'나 거취 문제를 언급하지 않은 채 교수협의회 등에 '대화'를 촉구하고 있지만 거의 모든 구성원 단체가 사퇴를 요구하고 나서면서 서 총장은 사실상 '식물 총장'으로 전락할 위기에 처했다.

여기에 손학규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이 24일 교수와 학생 대표를 면담하면서 KAIST 문제가 정치권으로도 확산될 조짐이다.

◆동문회도 "서남표 총장 재신임 여부 물어야"

교수와 학생에 이어 KAIST 총동문회(회장 임형규 전 삼성전자 회장)도 처음으로 학내 문제에 대한 입장을 표명하고 나섰다.

KAIST 총동문회는 이날 교수들과 이사회에 보낸 서한을 통해 "우리 동문들은 현재의 상황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중대하고 시급한 사안으로 인식하고, 사태해결을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며 "현 사태를 해결할 수 있는 최고의사결정기구인 이사회에 신속한 대응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또 총동문회는 "이사회 산하에 진상조사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이번 사태의 사실관계, 원인과 책임소재를 신속하고 정확하게 조사해 실체적 진실을 밝혀달라"면서 "조사 결과에 의거해 책임소재를 명백하게 밝히고 총장의 재신임 여부와 부당행위 처벌 등 공정한 후속조치를 취해달라"고 이사회에 요청했다.

이와 함께 동문들은 "KAIST 4만명의 동문들은 국민의 자랑이었던 모교가 교내갈등과 리더십에 대한 불신으로 심각하게 실추되고 발전이 정체되고 있는 상황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한다"며 "서 총장 부임 이후 성과와 과오는 추후에 역사가 내려주겠지만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는 현 상황을 동문들은 더 이상 좌시할 수 없다"고 천명했다.

총동문회는 그동안 간접적으로 서 총장의 리더십과 학내 갈등 문제에 대해 우려를 표시하기도 했지만 이처럼 직접적으로 나서 우려를 나타내고 이사회에 신속한 사태 해결을 촉구하고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서 총장 사퇴' 문제를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실체적 진실 조사 결과에 의거해 총장의 재신임 여부 등 후속조치를 취해달라"고 밝혀 사실상 서 총장의 거취에 대해 이사회가 책임있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사회는 학내 문제에 심각한 우려 표명

이처럼 교수와 학생이 서 총장의 사퇴를 촉구하고 동문들까지 조속한 사태해결을 촉구하고 나선 가운데 이사회에서도 학내 문제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24일 오전 서울에서 재적이사 16명 중 9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임시이사회에서는 서 총장 거취를 비롯해 학내 문제에 대해 갑론을박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날 김승환 학부 부총학생회장이 이사회에 앞서 학내 현안과 관련된 학생들의 입장을 이사들에게 전달하자 오명 이사장은 "시험 기간에 학생들이 나서게 해서 미안하다"며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수와 학생, 동문들까지 나서 KAIST 사태 해결을 촉구하고 있는 만큼 최고의사결정기구인 이사회로서도 더 이상 수수방관할 수 없다는 입장을 간접적으로 피력한 셈이다. 실제 총장 해임 권한을 갖고 있는 이사회가 서 총장 거취 등 KAIST 문제에 본격적으로 나설 경우 상황은 급박하게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부터 본격적으로 고개를 들기 시작했던 서 총장의 '7월 위기설'이 점점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다.

◆교수·학생 서 총장 사퇴압박 지속…정치권도 관심

 

학부 총학생회 측은 서 총장의 사퇴를 공식 입장으로 표명했다.
ⓒ2012 HelloDD.com

 ▲이런 가운데 교수와 학생들은 서 총장에 대한 사퇴압박 수위를 점차 높이고 있다.

KAIST 교협은 이날 '총장의 토론회와 위원회 제안에 대한 입장'을 발표하고 "서 총장이 최근 밝힌 공개토론회와 대통합소위원회 제안은 진정성이 없다"며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오히려 사태 해결을 지연시킬 수 있는 만큼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교협은 서 총장의 '소통' 제안을 거부하는 근거로 위기돌파용 임기응변, 신뢰의 상실,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과 소통의 근본적인 문제, 구속력 없는 기구의 한계, 소통의 진정성 결여, 소통 형식의 문제 등을 제시했다.

서 총장의 제안에 대해 "진정한 소통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 늘 그래왔듯 소통부재 위기상황을 넘기기 위한 임기응변이자 시간벌기"라고 못박으면서 더 이상 서 총장과의 대화를 거부하고 나선 것이다.

이에 앞서 총학생회도 지난 23일 학생들의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서 총장은 더 이상 대화할 자격이 없다'며 서 총장이 위기 때마다 되풀이하고 있는 '소통 카드'를 더 이상 신뢰할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또 총학생회는 이날 저녁 비공개 토론회를 열고 서 총장 사퇴 문제와 앞으로의 행동 방향 등을 논의했다.

이런 가운데 손학규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은 이날 오후 KAIST를 방문해 교협과 총학생회 간부들과의 면담을 갖고, 최근 벌어지고 있는 KAIST 갈등에 대한 의견을 청취했다. 당장은 당 차원에서 특별한 움직임을 보일 수 없더라도 조만간 제19대 국회가 개원하는 만큼 서 총장의 거취와 KAIST 갈등 문제가 정치권의 관심사항으로도 대두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결국 교수와 학생, 동문들까지 점차 서 총장으로부터 등을 돌리고 있는 만큼 서 총장은 사퇴 여부와 관계없이 총장으로서의 리더쉽은 더 이상 발휘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사실상 '식물 총장'으로 전락하고 있는 셈이다.

한편 KAIST 학교본부측은 교협의 대화제의 거부에 대해 "학교본부가 대토론회와 대통합소위원회를 제안한 것은 모든 구성원간에 서로 힘을 합쳐 진정한 의미에서의 KAIST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서"라며 "교협 운영위는 그동안의 오해를 풀고 학교발전을 위해 학교본부에서 제안한 내용을 수용해달라"고 재차 촉구했다


<대덕넷 김형석·임은희 기자> redant645@HelloDD.com 트위터 : @redant645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