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필드 골프클럽의 목표다.
충남 연기군 남면 연기리 671번지. 아직은 연기군이지만 한 달 여 후면 세종시가 된다. 이곳에 건설되는 골프장을 꼭 3개월 만에 코스별 답사기 작성 차 다시 찾았다. 22일 오전 9시. 동행은 윤창석, 이상훈씨였다. 윤씨는 건설공제조합에서 건설하는 이 골프장의 총 책임자인 투자개발팀장이었고 이상훈씨는 대전에 거주하는 건축사였다.
핸디 싱글인 윤 팀장은 강직한 성품에다 자신에게 철저한 성격을 가졌다. 25명이 약 3년 걸려서 건설하는 골프장은 아무런 잡음 없이 팀원 3명과 함께 22개월 만에 완공을 눈앞에 두고 있다. 골프장 건설에 상식을 뛰어넘는 공사기간이었다.
군산 CC에서 온 도우미 전진희 양은 8년차 베테랑이었다. 골퍼가 필요한 곳에서 적절한 조언으로 동반자를 편안하게 도와주었다. 약 60여명의 도우미가 필요하고 현재 40명 정도 확보되었지만 골프장 이미지를 흐리게 하는 캐디는 받지 않고 있다. 그럴 바에는 아예 신입 사원을 교육시켜 쓰겠다는 게 방침이었다. 사전 답사 골프를 계획하게 된 계기는 대전을 비롯한 연기 인근에 사는 지인들이 지난 번 건설 현장 답사 기사 이후 현황을 자주 물어 한번쯤 다룰 필요성을 느꼈기 때문이었다.
세종필드골프클럽은 오는 7월 1일부터 시범 라운딩에 들어가 정식 개장은 9월 1일로 예정되어 있다. 18홀 퍼블릭 골프장으로 그린 피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다만 회원제 골프장보다 더 좋은 환경 속에 가격은 훨씬 싼 골프장이 지향점이다. 세종시민들에게는 특혜를 생각하고 있었다. 할인 제도를 도입한다는 얘기다.파 72에 블랙 티가 6,685m, 블루 6,158m, 화이트 5,758m, 골드 5,328m, 레드 4,662m 로 구성되어 있다. 라운딩하는 팀이 선택해서 골프를 즐기도록 티 박스를 항상 개방한다는 원칙을 세웠다. 코스 이름은 아웃이 ‘세종’, 인 코스가 ‘행복’으로 ‘행복도시 세종’을 상징화했다.
1번 홀 파 4, 358m(이하 모든 홀 블랙 티 기준).
‘몸 푸는 홀’이다. 도우미의 도움으로 간단한 체조 후 처음으로 마주하는 다소 평이한 홀이다. 왼쪽에 40년 생 자연 숲이 보전되어 있고 연못이 어우러져 편안한 시작을 알리고 있다. 연못은 심리적으로 압박을 주지 않을 정도였고 그린 앞이 열려 있어 방향성을 염두에 두고 차분하게 어프로치를 하면 무난한 파 세이브가 가능하다.
2번 홀 파 5, 541m.
1번 홀에서 2번 홀로 이동하는 공간이 길면서 정부 세종시 청사가 한 눈에 들어오는 코스다. 홀 간 이동 시 가파르고 구불어진 카트 길이 주의를 요한다. 왼쪽에 연못, 오른 편에 벙커가 위치하나 장타자라면 페어 웨이를 힘껏 노릴 수 있는 충분한 공간이 IP지점에 형성되어 있다. 그린 왼쪽 벙커는 피하는 게 파 세이브의 관건일 만큼 세컨 샷에 조심할 필요가 있다.
이 홀은 지난 2월 취재 시 스토리 텔링을 하는 게 좋다고 조언한 코스다. 쓰레기 매립장 위에다 아름다운 골프장을 만들었다. IP 지점 좌우로 매립장에서 나오는 가스를 연소시키는 장치가 성화봉처럼 지키고 있다. 그래서 ‘성화봉 홀’이라고 이름이 붙여졌다. 왼쪽에는 억새밭을 조성 중이었고 그 중앙에는 꽃밭을 만들었다. 도그 레그 홀로 위험과 보상이 뚜렷한 홀이지만 지나친 욕심이 자칫 억새 밭으로 공을 날려 보낼 수가 있다.
2번에서 3번 홀로 이동하는 길은 ‘산림 욕장’이었다. 수령 40년 이상인 참나무 숲을 그대로 살려 만든 코스다. 이제 막 오픈을 준비 중인 골프장이라고 보기 힘들만큼 주변 경관이 숲으로 둘러 싸여 있었다. 윤창석 팀장은 “이 곳에 자랑은 울창한 숲”이라며 “자연 경관을 최대한 살리면서 명품 코스를 개발하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아무튼 앙상한 나무만 지키고 있는 신설 골프장의 경관과는 사뭇 다른 수십 년 역사를 느끼게 하는 공간이 많았다.
4번 홀 파 5, 555m.
넓은 페어 웨이가 특징. 호쾌한 장타를 날리고 싶은 욕망을 티 박스에서 느끼게 한다. 티 박스에서 왼 쪽보다는 오른 쪽 중간 지점 피뢰침을 보고 공략하는 게 가장 좋다. 훅이 나면 OB, 따라서 위험한 장사보다는 이윤은 낮지만 안전한 장사를 해야 하는 홀이다. 그린 왼쪽에 벙커를 조심하려면 오른 쪽으로 어프로치 공략을 전략적인 코스다.
핸디캡 18로 가장 평이한 코스다. 다만 오른 쪽으로 슬라이스가 나면 키가 큰 톨 페스큐라는 화초 속에 빠져 공을 찾기가 쉽지 않다. 왼쪽이 OB존. 싱글 골퍼 윤 팀장이 두 번이나 OB를 냈다. 하루 전날 골프장 운영위원 20여명을 모신 후유증 탓도 있지만 아무래도 정신적인 자세가 OB의 원인일 듯했다. 만만하게 보면 안 된다는 얘기다.
6번 홀 파 4, 388m.
지나친 욕심은 화를 부르는 홀. 핸디 캡 5번으로 욕심 없는 티샷이 요구된다. 계곡을 넘겨 그린을 직접 공략하려면 정교한 세컨 샷이 있어야 한다. 우측으로 레이 업하여 안전하게 공략할 수 있는 코스다.
7번 홀 파4 330m.
속이 확 트이는 ‘활명수 홀’. 페어웨이가 아주 넓고 정부 세종시 청사가 가깝게 보인다. 그린 근처에 해저드가 있어 오른쪽으로 공을 보내는 게 유리하다. 원수산, 세종시가 잘 내려다보이는 게 특징이다. 핸디 캡은 15번.
8번 홀 파 3, 197m.
2단 그린으로 해저드를 넘겨야 한다. 아래 그린에 공을 떨어뜨리면 퍼팅이 상당히 어려운 홀이다. 동반자 윤팀장은 이 홀을 설명하면서 “14개 클럽을 모두가 사용하도록 만드는 게 고급 골프장인데 세종필드는 그렇게 만들었다” 며 “어제 운영 위원들은 골프장을 극찬하면서 난이도에서는 ‘칠만하다’고 평을 했다”고 말했다. 필자에겐 어려운 홀도 그 분들은 쉽게 공략했던 것 같다. 방향보다는 거리감이 중요한 파3 코스였다.
이른바 슬라이스 홀. 우측으로 밀리면 절대 안 되는 홀이다. 왼쪽에 벙커가 있고 오른 쪽에 해저드가 있어 심리적으로 압박감을 받을 수 있지만 실제 페어웨이로 나가보면 티 박스에서 괜한 걱정을 했다는 걸 절감하게 만드는 홀이다. 하지만 이 홀은 핸디 캡 1번이다. 그만큼 보이는 어려움과 함께 숨어 있는 난이도가 있다고 보아야 한다. ‘땡그렁’ 소리가 날 때까지 마음을 놓아서는 안 되는 홀이다.
아웃 코스 나인 홀을 마치고 역시 싱글 골퍼 이상훈 건축사에게 소감을 물었다.
“전반적으로 코스가 아름답고 난이도가 많은 골프장이었습니다. 회원제 골프장 이상으로 잘 관리된 페어 웨이와 잘 다져진 그린은 명문 골프장으로서 성장을 예견케 했습니다. 라운딩 도중 윤 팀장이 향후 3년 내 한국의 10대 골프장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언급했는데 대전 인근에 이만한 골프장은 찾기 힘들 것입니다.”
후반 ‘행복’ 코스는 ‘세종’코스보다 난이도가 떨어졌다. 총 길이 3,388m로 12번 홀이 핸디 캡 2번으로 거리가 427m로 매우 공략이 힘든 코스였다. 전체적으로 오르막이어서 골퍼들이 느끼는 체감 난이도는 파 온을 불가능하게 만들었다. 단타자들은 3온을 노리는 게 현명한 공략법이다. 어프로치 또한 뒤로 가면 긴 내리막 퍼팅을 감수해야 한다.
14번 홀 파5, 532m , 핸디 캡 4번.이 홀은 크리크를 잘 피하면서 벙커를 잘 넘어가야 한다. 판단력과 도전성, 정교함이 요구되는 홀이다. 티 샷은 자신의 기량에 맞는 공략지점을 선택해야 한다. 두 번째 샷은 연못에 가까기 붙일수록 어프로치가 유리하면 연못과 벙커가 그린 앞 뒤로 버티고 있다. 정확한 거리 판단과 차분한 공략이 필요하다.
인코스 하이 라이트는 228m, 파 3, 17번 홀.
필자는 드라이버를 잡았다. 간신히 그린 근처까지 보낼 수 있었다. 문제는 티 박스에서 그린은 보이지만 너무 멀고 중간 지점 좌우에 40년생 참나무가 하늘 길까지 방해하고 있다는 것이다. 계곡을 넘어가야 하며 과감성이 요구되지만 좁은 통로가 심리적으로 부담감을 크게 가져다 준다. 그러나 도전은 필요한 홀이다.
19홀을 라운딩한 소감은 내일 당장 오픈을 해도 손색이 없다는 것이었다. 페어웨이와 그린은 완벽하게 갖춰졌지만 아직 클럽하우스와 그늘 집 등은 오픈 날짜에 맞춰 준비 중이었다. 울창한 숲과 세종시가 한눈에 들어오는 코스, 그리고 보이지 않는 부분까지 세심하게 마감처리를 했다는 게 돋보였다. 특히, 건설을 총괄한 윤팀장의 추진력과 전문 경영인으로서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가진 손권용 대표의 경영 노하우 등이 골프장 전체에 녹아 있었다.(문의 전화) 041-861-451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