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정지필 불씨가 필요하다
열정지필 불씨가 필요하다
  • 김정숙
  • 승인 2014.02.14 17: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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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한솔유치원 김정숙 교사..."한계 뛰어넘을 동기부여"

 
   한솔유치원 교사 김정숙
교사생활을 한 지 벌써 14년. 그리 오래 되지는 않았지만 먼 옛날처럼 느껴진다. 그저 앞만 보고 달렸다. 남보다 늦게 시작해서 쉬엄쉬엄 여유를 부릴 시간이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나에겐 학교가 집이자 쉼터였고 꿈을 펼치는 장소였다. 나의 외로움을 달래고 나의 꿈을 생각하게 해준 그런 곳이다. 그래서 학교는 아침이면 남보다 일찍 가고 남보다 늦게 퇴근하게 한 그런 친구인 셈이다.

나는 열정이 넘치는 교사다. 나는 세종 명품 교육을 실현해 내는 한 사람으로 우뚝 서기 위해 2012년 9월 신설유치원으로 오게 되었다. 그래서 한층 더 바쁘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이다.

PR처럼 들리겠지만 나는 워킹맘이며, 부족한 것을 채우기 위해 계속 공부중에 있으며, 게다가 최근엔 신설학교 개교업무를 담당하는 TF팀의 위원으로 활동하는 등 바쁘게 살고 있다. 바쁘게 열심히 생활하는 가운데서 많은 보람을 찾는다.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다 둘 다 놓친다’는 속담이 무섭게 느껴지지만 못한다는 한계를 긋는것보다는 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그런 나에게 또 다른 변화가 찾아왔다. 결혼을 하고 지금은 두 아이의 엄마가 되었다. 김정숙 선생님하면 ‘열정’이란 단어가 떠오른다던 교육실습생들의 이야기와 학부모들의 정성어린 도움들이 머리속을 맴돈다. 마음속의 열정은 아직도 솟구치지만 7개월과 26개월이 된 두 아이로 인해 시간의 구속을 받는다. 그것을 구속이라고 하는 것이 맞는 표현일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자신의 한계는 자신이 만든다.‘벼룩여왕’으로 유명한 미국의 루이저 로스차일드 박사가 연구한 벼룩의 높이뛰기는 무려 약 30cm 정도로 자신의 키보다 몇 백배가 넘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그는 한 무리의 벼룩을 실험용 대형용기에 집어넣고 투명한 유리로 덮자 뛰어오르는 습성이 있는 벼룩들이 유리 덮개에 부딪혀 ‘탁탁’하는 소리가 그치지 않았다고 한다.

얼마 뒤 소리가 잦아들자 그는 유리덮개를 열었더니 벼룩의 뛰는 높이는 일정했다. 인간의 습성도 이와 비슷하다. 자신에게 적합한 환경을 만들고 습관적으로 그 안에 자신을 가둔다. 도약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상에 적응한 채로 가만히 있는 것은 아닌가? 용기 밖으로 튀어나온 벼룩의 용기처럼 우리에게도 가슴속에 잠재된 열정을 지필 불씨가 필요하다.

한편, 뒤돌아볼 여유도 없이 시간을 보낸 것에 대해 많은 아쉬움이 남는다. 돌이켜보면 더 좋은 것들도 많이 있었을텐데. 다른 사람들은 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로운 계획들을 세우지만 우리네 교사들은 한 학기를 마무리해야만 비로소 새로운 설렘으로 아이들을 맞이할 준비를 한다.

유치원 교사를 하면서 아쉽고 속상한 일이 있다면 유아들이 자라면서 유치원 때의 선생님을 곧 잘 잊어버린다는 것이다. 나만의 생각이 아니라 유치원 교사들 대다수의 생각일 것이다.

그래도 아침에 교실에 들어서면 다가와 집에서 있었던 일을 재잘재잘 전해주는 아이들과 활짝 웃으며 안기는 아이들을 보면서 작은 행복을 느낀다. 자유선택 활동시간에 무언가 열심히 만들어서 선물을 건네주는 아이들 이 모두가 나에겐 행복이고 기쁨이다.

 
또 하나, 내게 큰 재산은 나의 첫 제자와 그의 가족들 그 가족의 두 명이 나의 제자로 함께 필리핀 민도로섬과 소록도로 봉사활동을 나가는 사람들이다. 소외된 사람들과의 만남을 통해 연결된 이들이 나에겐 많이 있다. 이런 소중한 만남을 통해 살아있음을 느끼고 삶의 목표를 다시 한번 확인해본다.

이제는 앞만 보고 달리는 교사가 아닌 뒤를 돌아다보는 두 아이의 엄마이자 아내로서 그리고 계속 공부하는 학생으로서 그리고 나의 직분인 교사로서 주어진 역할을 충실히 해내기 위해서 매순간마다 최선을 다하며 살아가고자 다시 한번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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