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기관장의 '쓸쓸한 용퇴'
어느 기관장의 '쓸쓸한 용퇴'
  • 금강일보 제공
  • 승인 2012.05.18 08:2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8일 퇴임 서문범 대전시설관리공단 이사장
내부개혁 힘써 오다 투서로 총리실 감사받아
비위사실 없음에도 일부 직원들 감싸려 용단


서문범 대전시 시설관리공단 이사장이 18일 오후 2시 퇴임식을 갖는다. 서 이사장의 퇴임을 바라보는 시선에는 안타까움이 짙다.

서 이사장은 지난 2010년 12월 24일 취임 후 1년 반의 임기를 남겨 놓은 상황에서 17일 사의를 표명했다.

취임 후 노·사 파트너십 강화 프로그램 운영은 물론 노·사 상생협력 모색을 위한 협약 체결 등 서 이사장은 그 동안 공단 내부 개혁에 힘써왔다. 장애인들의 자활을 돕는 무지개복지센터 등을 활성화 하는데도 열의와 성의를 다했다.

이런 상황에서 서 이사장의 갑작스러운 사퇴는 충격으로 다가오고 있으며, 공단 내부에서도 안타까운 목소리가 불거지고 있다.

서 이사장의 사퇴는 인사 등에 불만을 품은 일부 공단 직원들의 투서로 인한 국무총리실의 감사에 기인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총리실은 지난 10일부터 이틀간 공단 본부에 대한 감사를 단행했으며, 처음부터 서 이사장실을 수색한 것으로 알려졌다.

총리실의 이틀간 특별감사에서 서 이사장과 관련한 비위사실 등 특이사항은 확인된 바 없으며, 인사와 관련해서도 적발될 만한 일이 없었다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털어 나오지 않은 먼지 대신 최근 결혼한 자녀의 축의금 명단이 화근이 됐다. 5만 원 이상을 축의금으로 낸 직원들이 여럿 발견됐기 때문이다.

시설공단 복무규정은 공무원 복무규정에 준하며, 공무원은 축의금으로 5만 원 이상을 낼 수 없다. 결국 일부 직원들을 감싸기 위해 서 이사장은 용퇴를 결정했다는 후문이다.

한 공단 관계자는 “그 동안 심적으로 많이 고생하셨다. 물론 법 규정을 놓고 보면 판단하기 나름이겠지만 총리실 감사결과도 특이사항이 없었다”며 “이런 상황에서 모든 것을 안고 이 같은 결정을 한 것 같다. 안타까울 따름이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일각에서는 축·부의금이라는 것이 친소 관계에 따라 높낮이가 있는 것이 상례인데 단순히 복무 규정을 어겼다는 이유로 (직·간접의)압박을 가한 것은 가혹한 처사라는 비난이 일고 있다.

한편 대전시는 서 이사장의 사표를 수리하고 조만간 신임 이사장 공모에 돌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형중 기자 kimhj@ggilbo.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