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 사는 정신 일깨워주는 책"
"더불어 사는 정신 일깨워주는 책"
  • 송명석
  • 승인 2014.01.26 06: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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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권의 책]송명석 세종교육연구소장...'분노의 포도'

 

 
   송명석 세종교육연구소장
책장에 가득한 서적들을 정리하다가 손때가 가득 묻어있는 한 서적을 보았다. 그 책은 10여 년 전 교직생활을 하면서도 학문에 대한 끝없는 열망으로 시작한 박사 과정 때 읽은 많은 영문학 서적 중 가장 감명 깊게 읽은 책이었다. 존 스타인벡(Tohn, steinback)의 <분노의 포도>가 바로 그것이다.

<분노의 포도>는 생존을 위해 캘리포니아로 이주한 조드 가족의 애환을 다룬 이야기이다. 1930년대 미국의 대공황시기를 배경으로 한 이 책에서 가난에 심하게 쪼들리자 조드 가족은 물자가 풍부하다는 캘리포니아로 이주하기로 결단을 내린다.

그러나 그들이 새로운 아메리칸 드림으로 선택한 캘리포니아 역시 그들의 가난을 전혀 해소해주지 못하고 오히려 더 심한 가난과 절박한 상황에 내쫓기게 되고 만다.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강인한 정신력으로 함께 뭉쳐 삶을 포기하지 않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살아가는 조드 가족의 불굴의 생명력과 의지와 용기를 보여주고 있다. 또한 그들이 캘리포니아를 향한 고통스러운 전진을 계속하는 과정에서 자신들과 마찬가지로 불행한 처지에 놓여있는 다른 사람들과 가진 것을 함께 나눈다.

그들은 처음에는 이기적인 모습을 보이기까지 하지만 점차 공동체 의식으로 하나가 되어 가며 마침내 올바른 자의식에 눈떠 참다운 인간애를 발휘하는데 까지 발전해 간다. 이 작품은 인간에게 가해지는 외부의 압박과 고통이 아무리 크다고 할지라도 집단을 이룬 인간은 여기에 굴복하지 않고 자신들을 지켜 나간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이 작품에서 스타인벡은 끊임없이 도전해 오는 현실에 적응해 가는 등장인물들의 모습을 통해 ‘나’라는 이기적 삶에서 ‘우리’라는 공동체적인 삶으로 그들의 인생관이 변모되는 과정을 묘사하고 있다. 이것은 자신의 삶을 타인의 삶과의 유기적 관계에서 깨달아 공동체적인 삶을 추구할 때 인류라는 거대한 공동체가 유지. 발전될 수 있다는 것을 제시해 주는 것이다.

연초나 연말의 신문이나 뉴스를 보면 지면과 화면을 장식하는 헤드라인 중에 눈에 띄는 것이 있다. 그것은 주변의 불우한 이웃들을 돕는 후원의 손길에 대한 이야기들이다. 불과 반세기전까지만 해도 세계 최빈국에 속하던 우리나라는 급속한 경제발전을 통하여 지금은 상위권에 속할 정도로 1인당 국민소득이나 경제가 발전했다.

 

하지만 이러한 경제 성장에도 불구하고 자본주의사회 속에서 있는 자와 없는 자, 누리는 자와 소외된 자의 부의 평등치 못한 분배가 일어난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상황에 매년 마다 소외되고 불우한 이웃들에 대한 온정의 손길이 끊이지 않는 것은 자신의 삶을 타인의 삶과의 유기적 관계에서 깨달아 공동체적인 삶을 추구할 때 인류라는 거대한 공동체가 유지. 발전될 수 있다는 스타인벡의 메시지와 일맥상통하지 않을까?
 

500p의 분량. 기존의 소설책이 300p 내외임을 감안할 때 조금은 길다고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하지만 타인과 나누고 함께하는 삶이라는 귀감을 던져주는 이 책이 시사하는 바는 적지 않다. 하물며 이 작품이 학교현장에서 학생들의 인성 교육에 도움이 되어 학교폭력이나 왕따와 같은 사회 문제 해결에 보탬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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