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이 열어준 효잔치, 너무 좋아요"
"이장이 열어준 효잔치, 너무 좋아요"
  • 신도성 기자
  • 승인 2012.05.08 15:18
  • 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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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 김종일 서면 신대1리 이장 어버이날 '효잔치' 열어

 

   연기군 서면 신대1리 김종일 이장이 자비 500만원을 들여 준비한 '효잔치'는 동네 어르신들에게 고마움과 함께 '큰 효의 실천'을 보여준 본보기가 되었다.
“돌아가신 부모님 생각하며 어르신들 모시고 싶었습니다”

8일 오전 11시 연기에서 유명한 고복저수지 옆 마을에서 누구에게도 알리지 않는 ‘우리들만의 효도 잔치’가 벌어지고 있었다. 서면 신대 1리 마을 노인회관 앞에서 바로 이 마을 이장 김종일(58)씨가 작고한 부모님을 모시듯이 마을 어른들에게 한바탕 잔치를 베풀고 있었다.

“우리 동네가 생긴 이래 이런 효 잔치는 처음입니다. 동네에서 비용을 같이 대겠다고 하자 혼자 하겠다고 나선 김종일 이장이 너무 고맙습니다.”

이 마을에 사는 홍순동(72)할아버지는 연신 막걸리 잔을 권하면서 어버이날을 뜻 깊게 만들어 준 ‘고마운 이장’에게 감사의 말을 쏟아냈다. 김 이장은 이날 500만원을 쾌척해서 노인 분들을 즐겁게 만드는 향연을 베풀고 있었다.

“돈도 돈이지만 마음씨가 더 중요하지 않습니까. 그렇게 젊은 나이도 아닌데 마을 분들 150명에게 푸짐한 상품과 함께 음식을 대접하는 건 요즘 젊은이들이 정말 본 받아야 할 일입니다.”

연신 어깨춤을 추면서 흥에 겨워하던 한 할머니는 이장 칭찬을 잔치상 만큼이나 푸짐하게 늘어놓고서는 초청 가수의 노래에 맞춰 무대 한가운데로 나가 몸을 흔들었다. 김 이장은 음식에다 자전거 경품, 밴드, 그리고 가수 2명을 초청, 이날 하루만큼은 어버이로서 고단한 삶을 잊게 해주었다.

김 이장은 이 마을 출신으로 11년 전 전동면에서 건축업으로 생활을 해왔었다. 지난 해 귀향하자마자 동네 젊은 이(?)로서 이장을 맡게 되었다. 동네 어른들의 크고 작은 일을 거들어주면서 늘 마음 한켠에는 15년 전 돌아가신 부모님에 대한 아쉬움이 자리하고 있었다. 그래서 결심한 것이 바로 어버이 날 ‘효 잔치’였다. 그걸 올해에 실천에 옮긴 것이다.

“부모님은 노년을 쓸쓸하게 보내셨습니다. 고향에 돌아와 어른들을 뵈니 문득 돌아가신 어른이 생각나서 올해 바로 실천을 한 것 밖에 없습니다.”

김 이장은 겸손의 말을 하면서 “이 분들이 곧 저의 부모님이나 다름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효’(孝)에 대한 질문에 “핵가족시대라 그런지 나이 드신 분을 대할 때 흐트러지는 모습이 안타까웠다”며 “끝까지 부모님은 자식들이 모셔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김종일 신대 1리 이장, 지난 해 이장을 맡은 지 1년도 안돼 15년 전 작고한 부모님을 생각하며 연 동네 잔치로 어버이 날을 뜻깊에 했다.

이날 효 잔치를 목격한 박경자 효예절지도사는 “보이기 위한 효가 아니고 진정한 효의 실천으로 귀감이 된다”며 “동양사상에서는 자신의 부모에게 잘 하는 것을 작은 효, 즉 소효(小孝)라 하고, 남의 부모까지도 잘 모시는 일을 대효(大孝), 즉 큰 효라고 하는 데 김 이장은 큰 효를 실천하고 있다”고 말했다.

평소 ‘열심히 노력하고 봉사하는 삶을 살자’를 좌우명으로 삼은 김종일 이장은 “앞으로도 동네 어르신들이 건강하고 외롭지 않게 사시도록 친부모처럼 최선을 다해 모시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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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명송 2012-05-10 18:06:25
100 마디 말보다 나눔의 실천을 행 하는 이장님 같은분 들이 대한민국을 존재 케하는 보이지 않는 원동력임 을 믿어 의심치않습니다

김일호 2012-05-09 09:16:13
오월에 피어나는 꽃 향기와 같은 훈훈한 소식입니다.감사합니다. 김종일 이장님!!

이방섭 2012-05-09 08:11:25
좋은 일은 항상 언제보아도 좋아요. 이장님 훌륭하네요.

박명진 2012-05-08 18:08:15
훈훈하네요

홍인규 2012-05-08 17:40:13
우리 동내에도 저런 이장님이 계셨음 좋겠다~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