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년 농협생활을 마치고 이제 자연인으로 돌아가는 백학현 농협은행 세종영업본부장(58)은 26일 오후 기자와 만나 퇴임의 변을 얘기하면서 “잘 한 것도 있지만 못한 것도 많았다”는 말을 소감에 더했다.
대천농고, 농협대를 졸업하고 지난 1975년 농협에 입사한 이래 한 우물만 파온 그는 세종시와는 1994년부터 3년간 연기군 지부에 근무하면서 첫 인연을 맺었고 2010년 연기군 지부장을 거쳐 세종시 출범과 함께 본부장으로 승진했다.
“4번에 걸쳐 치른 복숭아 축제와 서울 양재동에서 열었던 ‘맛찬동이’ 수박 판촉행사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한남동에서 ‘맛찬동이’는 브랜드 가치를 인정해 줄 정도로 정착되었습니다.”
세종시장이 농정 파트너로 자신을 선택해준 것에 대해 감사를 표시하면서 “농협 관내 주부모임인 농가 주부와 고향 주부 모임 회원들과 더불어 술도 마시고 야유회도 가면서 어울려서 화합을 이끌어 냈던 것도 기억에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재직 기간 중 아쉬웠던 점을 말해달라는 요청에 “술을 좋아하다보니 그것 때문에 어른들께 혹여 결례를 하지 않았을까 하는 점”이라고 말해 “그게 인간적이지 않느냐”는 답변에 활짝 웃었다.
지난 2월부터 맡았던 전통장류사업단장직에 대해 “어쩔 수 없이 맡았지만 나름대로 남들이 잘했다고 하더라” 며 “내년 3월까지 임기여서 본부장직을 그만두더라고 당분간은 직을 유지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정년 후 대전에서 가족들과 오붓한 시간을 보내고 싶다는 그는 “세종시는 내 인생에서 직급을 승격시켜준 곳이어서 죽을 때까지 잊지 못할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세종시 출범으로 본부장 직책이 생겨나면서 당시 연기군 지부장이었던 백 본부장이 승진, 정년도 2년이 연장되는 행운을 가져다 준 곳이 바로 세종시였다.
“지금까지 본부와 일선 조합 간에 좋은 관계를 유지해온 것을 더 매끄럽게 만들어 주길 바랍니다. 본부 체제라고 말하기 어려울만큼 영업점이 많지는 않지만 전국의 이목이 집중되는 지역인 만큼 똘똘 뭉쳐서 더욱 발전시켜주었으면 합니다.”
백본부장은 후임 이창현 본부장에게 당부의 말로 인터뷰를 끝냈다. 이후 충남지역본부에서 이제는 명물이 된 금요장터 개설 뒷얘기와 손창준 전 지부장과의 일화 등을 얘기하면서 마마리를 했다.
한편, 백학현본부장 정년퇴임식은 오는 31일 오후 세종본부에서 있을 예정이다. (연락처) 010-3116- 55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