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로 무엇이든 할 수 있어요”
“택시로 무엇이든 할 수 있어요”
  • 곽우석 기자
  • 승인 2013.12.26 15: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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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인]운전하는 봉사단, 무지개기동봉사대장 한상옥 씨

 ‘무지개기동봉사대’를 이끌고 있는 한상옥 씨(53)는 "사람은 누구나 누군가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존재"라며 "봉사란 미래의 나에 대한 조그마한 투자"라고 강조했다.
“나이 들면 누군가의 도움을 받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죠. 누구나 언젠가는 도움 받을 일이 있으니 저축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바르게살기운동 산하 ‘무지개기동봉사대’를 이끌고 있는 한상옥 씨(53)는 이 같이 말하면서 “봉사란 바로 미래의 나에 대한 조그마한 투자”라고 강조했다. 사람은 누구나 혼자서 살 수 있는 존재가 아닌 누군가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존재라는 것이 한 씨의 지론이었다.

‘무지개기동봉사대’는 택시운행을 통해 의미 있는 활동을 펼치고 있는 ‘착한’ 운전기사들이 모인 단체다. 이들은 매년 정기적으로 특별한 일을 통해 어려운 이웃과 사랑을 함께 나눈다.

이들은 따스한 봄날 4월이 되면 택시를 타고 어린 학생들의 아빠가 되어 신바람 나는 여행을 다닌다. 세종시 관내 한 부모 가정 학생, 모범학생들과 함께 동물원, 독립기념관, 리조트 등지를 돌며 ‘일일부모되어주기’행사를 통해 따스한 마음을 전한다. 또, 선선한 가을 10월에는 어르신들과 택시를 타고 전국 각지를 여행한다. 홀로 거주하는 노인들을 모시고 ‘일일자녀되어주기’ 행사를 통해 멋진 아들이 되어 효 관광을 떠나는 것이다.

또한, 소아마비를 앓고 있는 중증장애인들의 ‘발’도 되어주고 있다. 매달 택시를 타고 영화 관람을 시켜주며 말동무도 되어주고 있다. 이게 전부가 아니다. 학생들의 안전지킴이 역할도 하고 있다. 택시 운행이라는 특성을 이용, 세종시 곳곳의 학교주변에 대한 순찰활동도 지속하며 학교폭력 예방활동도 겸하고 있다. 항상 어려운 이웃들의 도움 요청에 대기하며 이들의 ‘발’이 되어주는 역할을 해내고 있는 것이다.

한 씨는 이들의 리더로서 14년째 지역사회의 밀알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봉사대의 선행은 주변에 널리 알려져 이미 알 사람은 다 알고 있을 정도다. 힘든 운행에 살아가기 빠듯할 법도 하지만 꿋꿋한 신념으로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누구에게나 언제든지 달려갈 준비가 되어 있다.

한 씨의 나눔 활동은 지난 1999년 바르게살기운동에 몸담은 후 2000년 무지개기동봉사단을 만들면서 본격 시작됐다. 생업인 택시운전을 이용해 무언가 의미 있는 일을 해보자는 취지로 같은 뜻을 가진 15명의 운전자들이 뭉친 것이다.

“처음에는 기관에서 주관하는 각종 행사의 차량통제 같은 소소한 활동에서 출발했어요. 그러다가 무언가 실질적인 일을 할 수 없을까 고민하게 된 것이 봉사대 결성으로 이어졌습니다.”

결심이 서자 일은 착착 진행되었다. 곧바로 2009년부터는 전면에 앞장서 소외계층을 위한 실질적 봉사에 적극 나서게 됐다. 한씨는 “공익을 위해 스스로 결성한 자발적 봉사단체라는 점에서 의미 있다”며 동료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달했다.

“요즘 어르신들을 뵈면 도시에 나가있는 자식들로부터 소외되어 외로움을 많이 느끼는 것 같아요. 현대 사회가 점점 각박해져 가고 있어 안타깝게 생각하던 중 자식역할을 하며 정을 나눌 수 있는 ‘효도관광’을 생각하게 됐죠.”

한 씨는 “택시 운전이라는 직업 특성을 살려 봉사활동을 시작하게 됐다”고 봉사활동의 계기를 밝히면서 “어르신들이 좋아하시고 호응도가 높아 작은 일이지만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한상옥 씨는 세종연기로타리클럽의 차기회장에 내정되어 있을 만큼 봉사에 대한 열정과 리더의 자질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항상 회원들에게 미안한 마음도 든다. 생업에 빠듯한 운전기사라는 직업에도 불구하고 매달 1만원씩 회비를 걷어 다양한 봉사활동을 하다 보니 식사비 마련도 녹록치 않다는 것. 하지만 그는 “다들 어렵지만 더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봉사를 하면 자신이 처한 어려움도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며 “봉사에 중독성이 있는 것 같다”고 매력을 설명했다.

한 씨는 또 지인의 권유로 지난 2011년 가입한 세종연기 로타리클럽에서도 이웃사랑 실천을 위해 매진하고 있다. 단체를 이끄는 리더로써 충분한 능력과 더불어 열정까지 갖추고 있어 벌써 차기 회장에 내정되어 있을 정도다. 그는 “아직우리 사회에 어려운 이웃들이 많다”며 “이들을 찾아 도움을 주기 위해 더욱 열심히 뛰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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