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정지 조치 조치원 한주저축은행 가보니
영업정지 조치 조치원 한주저축은행 가보니
  • 금강일보 제공
  • 승인 2012.05.07 08:5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6일 오전 6시를 기해 영업이 정지된 충남 연기군 조치원읍 한주저축은행 본점. 도창주 기자
 
"내돈 어떻게 되는겨" 고객들 울분 폭발
'며칠 전까지 괜찮다' 던 은행측에 배신감
굳게 닫힌 건물안에는 항의전화만 '빗발'
어린이날이 낀 주말을 이용해 싱그러운 봄내음을 맡으며 흥겨운 나들이 행렬이 이어지던 6일 충남 연기군 조치원읍에 자리한 소형 저축은행엔 짙은 어둠의 그림자가 드리웠다.

금융당국의 부실 저축은행에 대한 3차 구조조정 명단이 발표된 이날 경영부실 판정을 받고 금융시장에서의 퇴출 수순을 밟게 된 한주저축은행 본점 정문에는 차디찬 셔터만이 굳게 내려져 있었다.

이른 새벽부터 한주저축은행 영업정지 사실이 알려지긴 했으나 금융업무를 하지 않는 휴일인 탓에 몇몇 오가는 고객만 있을 뿐 대체적으로 한산한 분위기였지만 여느 일요일과 달리 을씨년스런 기운이 감돌았다.

오토바이를 타고온 한 할아버지는 “거래하던 은행이 문을 닫았다는 소식을 듣고 한숨에 달려왔다”며 헬멧을 벗는 것도 잊은 채 굳게 닫힌 은행 문을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뚫어지게 쳐다봤다.

그는 정문 옆에서 ‘한주저축은행 영업정지 관련 예금자 설명회 개최 및 가지급금 신청 번호표 배부 안내문’을 나눠주던 예금보험공사 직원에게 “며칠 전까지 괜찮다고 했었는데 이게 뭔 일이여. 그럼 내 돈은 어떻게 되는겨”라며 울분 섞인 투로 물었다.

상기된 표정으로 현장을 찾은 한 아주머니도 “이자를 조금 더 준다고 해서 적금을 들었는데 순 거짓말이었구만”이라며 “자꾸만 이런 일이 터지니 불안해서 돈을 맡기겠어”라고 따졌다.

휴일 가족과 함께 점심식사를 하러 나왔다는 50대 남성 고객은 “가지급금 신청 번호표를 받으러 왔다”며 담담하게 말했다. 지난해 여러 저축은행 영업정지 사태에 대한 학습효과로 5000만 원 이하 예금은 모두 돌려받을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왔다는 그는 “설마설마했는데 문을 닫게 돼 심란하다. 서민들이 많이 거래하는 금융기관인 데 하루 속히 영업이 재개돼야 하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예보 직원들은 한주저축은행 관리인 명의로 내걸린 경영개선명령 공고문을 가리키며 “5000만 원 이하의 금액은 돌려드리니 안심하라”고 안내하며 성난 고객들을 진정시키는 데 진땀을 뺐다.

또한“7~9일 3일간 오전 10시와 오후 2시 두 차례에 걸쳐 수정웨딩홀(조치원읍 남리)에서 예금자 설명회를 열 예정”이라며 고객들의 발길을 돌려 세웠다. 본점 안에는 금감원에서 파견된 관리자들과 4~5명의 한주저축은행 직원들이 빗발치는 고객들의 전화를 받느라 분주했다.

도창주 기자 dcjlove@ggilbo.com
연기=정장희 기자 jjh0011@ggilbo.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