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은 과연 로마가 될 수 없을까"
"대한민국은 과연 로마가 될 수 없을까"
  • 최민호
  • 승인 2013.11.28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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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권의 책]최민호 전 행복청장...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

 
   최민호 전 행복청장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라는 책은 두 가지 측면에서 나에게 비상한 흥미를 갖게 하였다.

첫째는 '로마인 이야기'의 저자 '시오노 나나미'라는 인물이었다. 일본인 시오노 나나미는 77세의 할머니(1937년생)이다. 55세인 1992년 시오노 나나미는 '로마인 이야기'라는 로마 역사서를 첫 출간하였다. 1년에 한 권씩, 6개월은 공부하고 3개월은 쓰고 1개월은 탈고한다는 그녀는 15권의 로마인 이야기를 집필하고자 했다.

그녀의 놀라운 점은 초지일관된 인생 그 자체이다. 고교시절 '일리아드'를 읽고 이탈리아에 심취하기 시작한 그녀는 학습원대학에 입학하는데, 그곳을 선택한 것도 '그곳에 그리스 로마시대를 가르치는 교수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대학에서 서양철학을 전공하고 그녀는 일리아드의 고향 이탈리아로 유학을 떠난다. 그리고 30년간을 이탈리아 역사를 독학한다.

"역사는 흥미로운 이야기이자, 최대의 오락"이라고 주장하는 그녀는 역사를 주제로 한 책을 써내기 시작하는데, 쓰는 족족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영어뿐만 아니라 독일어, 불어, 라틴어로 된 서적들을 꼼꼼하게 섭렵한다. 쓰고자 하는 테마의 관련 책들을 섭렵하고 나면 시간을 숙성시킨다. 매번 반복하여 테마를 공부하고 생각에 젖다보면 어느덧 그 시대 상황이 손에 잡히기 시작하고, 더 시간을 숙성시키면 그 시대 사람들의 이야기가 들려오기 시작한다.

그 시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리는 대로 써내려가면 마침내 그들의 이야기가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연구와 대화를 통해 써내려가는 그녀의 이야기는 세계적인 수준의 흥미를 불러오지 않을 수 없다. 역사책이라기 하기에는 이야기책과 같이 재미있고, 소설책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도 정확하고 사실적이다.

그녀의 삶 자체가 이야기이고 역사이고 소설이고 드라마 같기만 하였다. 시오노 나나미는 이탈리아인 의사와 결혼하고 이혼하였다. 그녀는 아들과 함께 이탈리아에 살고 있다. 그녀는 일본인, 이탈리아인이다. 아니, 세계인이요, 역사인으로 살고 있다.

둘째는 '로마인 이야기'라는 책이었다.
'로마인 이야기'는 시오노 나나미의 그런 책들 중의 백미라고 생각된다.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를 손에 드는 순간 나는 밥도 잠도 이룰 수 없었다. 너무도 흥미진진한 로마인들의 이야기에 혼이 빠져드는 듯했다.

   '로마인 이야기' 저자 시오노 나나미

로마인은 어찌하여 그리도 위대한가.
로마인 이야기를 읽으면서 나는 뇌리 속에는 우리나라의 역사가 계속 오버랩되며 연상되었다. 기실 로마인 이야기를 읽으면서도 나의 두뇌는 나의 조국 한국과 한국인 이야기가 늘 더듬어지곤 했다. 로마인 이야기를 읽으면서 로마가 얼마나 위대했던가, 그 위대한 국가를 만들기 위한 인간들이 얼마나 위대하였던가, 그리고 그 인간들이 가진 사상들이 얼마나 위대했던가 하는 점에서 머리가 숙여지지 않을 수 없었다. 시오노 나나미의 기술 자체의 정확도도 혀가 내둘러지지만, 그녀가 잡아내는 본질적 핵심은 더욱 놀라운 예지가 아닐 수 없었다.

'로마인 이야기'에서 우리는 무엇을 배울 수 있는가.
또 시오노 나나미는 무엇을 그려내고자 했던가.
역사는 무엇에 의해 움직여지는지 정말 모르겠다는 인도 수상 네루의 술회도 있었지만, 시오노 나나미는 역사 속에서 불쑥 내던져지는 인물에 의해 세계의 역사가 돌변하는 상황들을 흥미진진하게 그려내고 있다. 그리고 시오노 나나미는 주장한다.

'개방성'.
한마디로 다른 사람과 외지 사람을 받아들여 주는 개방성에 의해 로마의 영화는 완성되곤 했다는 수많은 예를 제시하고 있다. 로마의 역사는 영원하다. 영토와 로마문자와 민법에 의해 세계를 세 번 정복하였다는 로마. 기원전에서부터 로마의 역사는 기술되지만, 미래의 역사도 기원전의 역사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임을 나는 깨닫고 있다.

과거든 미래든 사람이 역사를 만들어가는 것이므로 사람을 어떻게 보며, 어떤 사람에게 역사를 맡길 것인가 역시 사람들 손에 달려 있다는 평범한 진리를 직시해야 한다고 보았다.

한국은 로마가 될 수 없을까? 로마의 영광을 한국에서는 꽃피울 수 없을까?
먼 장래에도 한국이 로마가 될 가능성은 없을까?

나는 단언한다.
로마의 출발은 동방의 소국 한국보다도 더욱 미약하였지만, 그 끝은 창대하였던 바와 마찬가지로 한국 역사의 처음은 미약하기 짝이 없었지만, 그 끝은 로마 이상이 되지 말라는 법이 없다. 역사는 앞으로도 영원히 유구하게 흘러갈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한 가지 깊히 간직해야 할 생각이 있다. 편견과 아집이 없는 개방성을 끊임없이 추구해야 한다는 전제이다.

현대의 로마, 미국이 구현하고 있는 세계와 세계인에 열린 개방성.
쇄국을 고집하다 일본보다 10년 뒤늦게 개방하고 4,900년을 앞서 왔던 일본에게 식민지가 되어버렸던 우리의 슬프고도 뼈아픈 과거의 교훈을 '로마인 이야기'를 통해 '시오노 나나미'는 나에게 재차 확인해 주었다.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 읽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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