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초의 시대를 알리는 원시림과 늪, 갈대와 고라니, 꿩 등 각종 산짐승이 함께 사는 곳이 세종시 한 가운데 자리 잡고 있다. 바로 세종시 연동면 합강리에 위치한 습지(濕地)다.
세종시 세종리 호수공원 일대에 조성되는 수목원이 인공으로 만들어지는 자연이라면 이곳은 자연이 연출해 낸 ‘자연’이다. 합강(合江)은 말 그대로 ‘강이 합쳐지는 것’이다. 한자말로 ‘병천’(竝川)이고 우리말로는 ‘아우내’이다. ‘3.1 만세운동’이 일어났던 아우내 장터와 같은 ‘병천’이 세종시에도 있다.
합강은 영,호남과 충청도를 거치는 금강과 청주에서 내려오는 미호천이 만나는 곳이다. 무주에서 발원한 금강이 영동, 금산, 대전을 거쳐 합강에 모이고 청주의 미호천이 이곳에서 다시 만나게 되는 곳이다. 3도의 뱃길이 모이는 곳이어서 ‘삼기리’, 즉 ‘세거리’라는 지명과 이웃한 곳이다.
강의 물살이 가져다준 토사가 쌓여 형성된 습지는 원시시대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그래서 찾는 이로 하여금 신비감마저 느끼게 한다. 합강공원에서 정부 세종청사가 있는 양화리 쪽으로 내려오는 길섶에 만들어진 습지는 군데군데 물이 고여 있고 주변에는 수생식물들이 잔뜩 자라고 있었다.
그런가하면 금강을 따라 길게 늘어선 뚝방은 모래톱을 형성하면서 새와 곤충, 동물들이 함께 서식할 수 있는 기름진 환경을 조성해주고 있다. 아직은 예정지역이 완성되기 전이라 찾는 이가 많지 않지만 신도시가 들어서면 서울 등 대도시에서 살던 시민들에게는 '이방지대'가 될 것이 틀림이 없다. 그럴 때 사람들의 개발심리가 작용, 원시 상태를 훼손될 게 분명하다. 그러기 전 미리 보존대책을 세우고 도심 속에 원시를 가꿔나가는 지혜가 필요하다.
6일 오후 임재한 세종시 문화해설사와 함께 이곳을 찾았다. 마침 흐린 날씨여서 깨끗한 사진을 얻지는 못했으나 몽환적인 분위기의 신비감을 주는 광경을 보았다. 습지의 이모저모를 사진으로 모아봤다. 참고로 임재한 해설사는 이곳 습지 방문을 원하는 분께는 여건만 허락된다면 언제든지 해설을 해주겠다고 약속했다. (연락처) 010-5423-7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