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헨리가 있고 알퐁스 도데가 있는 책
오 헨리가 있고 알퐁스 도데가 있는 책
  • 강용수
  • 승인 2013.11.07 0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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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용수 세종시 부의장...'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야기'

 
   강용수 세종시 의회 부의장
거대 담론을 얘기하는 책도 좋지만 아름다운 이야기를 풀어놓은 글은 인생사에 중요합니다. 특히, 성장기에 어떤 계기를 만드느냐는 한 사람의 인생의 행로가 좌우되게 만듭니다. 세계를 조율하는 반기문 UN사무총장은 고교 때 영어 공부를 열심히 하고 미국을 가게된 것도 외교관에 대한 꿈을 가지는 만남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미국 클린턴 대통령, 역시 감수성이 예민했던 시절 백악관을 방문하고 케네디 대통령을 만나고 나서 대통령의 꿈을 키웠습니다.

이렇듯 스폰지처럼 세상을 받아들이는 청소년 시절에 좋은 책을 읽고 정서를 가꾸는 것은 성장 후에 오랫동안 훌륭한 영양제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인생의 지침서와 세상을 사는 이치를 설파한 큰 책보다는 작지만 아름다운 얘기를 엮어놓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야기’를 소개할까 합니다.

엮은이는 서문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우리들의 마음 저 깊은 곳에는 꽃씨가 하나들어 있습니다. 작고 사랑스런 꽃씨입니다...그 꽃씨는 무척 신비해서 어떤 사람의 가슴에서는 꽃을 활짝 피우지만 어떤 사람의 가슴에서는 좀처럼 피어나지 않습니다. 왜 그런가하면 그 꽃씨는 따스한 가슴을 가진 사람에게만 꽃을 피우는 꽃씨이기 때문입니다. 그 신비한 꽃씨의 양분은 착하고 아름다운 마음이니까요...’

그렇습니다. 우리가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착한 마음씨를 갖는 것입니다. 아시다시피 우리나라가 선진국이 되지 못하는 이유는 선진국에서는 흔한 ‘배려와 나눔’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가난한 자에 대한 나눔, 낮은 사람에 대한 배려, 그리고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예우 등이 크게 모자라기 때문입니다.

이 책은 고교시절 교과서에 나왔던 알퐁스 도데의 ‘별’, 황순원의 ‘소나기’, 미국 잡지 ‘리더스 다이제스트’에 실렸던 ‘노란 손수건’, 오 헨리의 ‘크리스마스 선물’ 등 정말 유년시절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만한 글들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남프랑스에서 태어난 알퐁스 도데의 프로방스 지방의 한 양치기 소년 이야기 ‘별’은 평생토록 간직할 동화 같은 글입니다. 아름다운 스테파네트 아가씨가 ‘나’로 지칭되는 양치기 무릎 위에서 잠드는 장면과 하늘의 별이 오버 랩되는 광경은 동화 속의 한 장면이었습니다.

 

‘노란 풍선’은 용서와 화해를 강조한 이야기입니다. 범죄를 저지른 남편이 귀향할 때 용서의 상징인 노란 손수건을 마을 앞에 매어놓은 대목은 역시 압권이었습니다. 머리 빗을 선물로 사온 남편과 긴 머리를 잘라 남편의 시계 줄을 구입한 배려와 상대 존중의 정신이 고스란히 녹아있는 ‘크리스 마스 선물’은 지금도 가슴을 뭉클하게 만듭니다.

이 밖에 ‘마지막 잎새’, 정채봉의 ‘오세암’. 나다니엘 호돈의 ‘큰 바위의 얼굴’, 오스카 와일드의 ‘행복한 왕자’, 위더의 ‘프란다스의 개’ 등 동화 속에 등장한 캐릭터도 있고 중고교 시절 읽었던 글도 실려 있습니다.

이제 60 초반의 인생의 하반기에서 다시한번 초반기에 읽었던 기억을 되살리면서 초심으로 돌아가는 단초를 마련해주는 글이라고 봅니다. 세상을 살면서 오염되고 무디어진 내 양심을 어릴 적 추억을 되살리면서 한 번 더 정화하는 것도 의미 있는 일입니다.

서두에 말했지만 거대담론이 담겨있거나 글이 독자를 직접 가르치려는 시도는 없지만 잔잔한 감동을 주고 마음을 세탁해주는 책은 분명합니다. 성선설을 주장한 맹자의 논리를 생각하면 우리는 세파에 시달리면서 악의 관습을 받아들입니다. 그 악을 막아주는 ‘항악(抗惡) 바이러스’가 바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야기’입니다. 일독(一讀)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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