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일범 소행 추정 ··· 재범 가능성 높아
대전에서 20~30대 여성을 상대로 한 납치 강도 사건이 잇따라 발생,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지난 3일 30대 여성 납치사건(본보 4월 9일자 7면 보도)을 비롯해 불과 일주일새 3차례가 발생하자 경찰은 용의자가 또다시 범행을 저지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CCTV에 찍힌 용의자의 모습이 담긴 수배 전단을 배포하는 등 공개 수사에 나섰다.
9일 대전경찰에 따르면 지난 8일 새벽 0시 25분경 대전 중구 유천동 노변에서 A(25·여)씨가 괴한에 의해 납치됐다. 이 괴한은 자신의 승용차를 주차하고 귀가하려던 A 씨를 흉기로 위협해 승용차에 태운 후 이리저리 끌고 돌아다니다 같은날 밤 11시 30분경 충북 청주에서 A 씨에게 돈을 요구, A 씨가 돈이 없다고 하자 달아났다.
앞서 지난 4일 밤 9시경 대전 서구 갈마동 한 주택가 골목에서도 똑같은 수법으로 B(29·여) 씨가 납치됐다가 다음날 오전 11시 18분경 충북 청주에서 풀려났다. 당시 괴한은 B 씨의 카드를 이용해 현금 100만 원을 인출했다.
지난 3일 새벽 5시경 서구 갈마동 한 초등학교 주변 골목길에서 납치된 C (34)씨도 같은 수법으로 당했다. 세 사건 모두 자신의 승용차가 있고 귀가하는 여성들을 상대로 범행이 이뤄졌고 충북 청주 시내 현금인출기에서 돈을 빼앗으려다 미수에 그치거나 빼앗았다는 공통점이 있다.
사건을 수사 중인 대전 둔산경찰서 유동하 형사과장은 “3일과 4일 사건은 동일범에 의한 사건임이 확인됐다”며 “8일날 발생한 사건은 아직 확실치 않지만 수법상 거의 동일범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어 “(용의자)가 또 다른 범행을 저지를 가능성이 대단히 크기 때문에 공개 수사를 결정했다”며 “CCTV 분석과 차량 등에 남아 있을 수 있는 증거물 정밀감식, 탐문 등 청주경찰과 공조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이 배포한 용의자 수배 전단에 의하면 용의자는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의 남성으로 추정되며 키는 174~5㎝ 가량의 보통 체격이다. 범행 당시에는 검정색 나이키 모자가 달린 바람막이 점퍼 또는 국방색 점퍼를 착용하고 있었으며 전형적인 충청도 말씨를 쓰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미선 기자 ashes@ggilbo.v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