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보장 '크린넷', 10년 만에 문제 발생, 말이 되나
30년 보장 '크린넷', 10년 만에 문제 발생, 말이 되나
  • 최병조
  • 승인 2024.07.12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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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최병조 해들마을 입주자 대표... 세종시 크린 넷의 오늘과 미래
<1>세종시 생활 쓰레기 자동 집하시설 '크린넷', 혁명이 반드시 필요하다

세종시에서 환경운동을 하는 최병조 전국지속가능발전협의회 운영위원장이 생활 쓰레기 자동 집하 시설인 '크린넷'의 문제점과 개선 방안에 대한 기고를 보내왔다. 크린넷 시설이 운영되고 있는 해들마을 5단지 입주자 대표로 6년째 살면서 실생활에서 오는 불편함과 개선책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어떤 형태로든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9차례에 걸쳐 글을 싣고 세종시민들에게 환경운동전문가의 시각에서 문제점 부각과 함께 대책을 제시할 예정이다. /편집자 씀

최병조 대표

기술의 발전은 생활의 편리성을 가져왔다. 생활이 편리해진 것은 분명하지만 그 자체가 인간의 삶을 공격하거나 어렵게 만드는 것이 있다. 그 중에 하나가 쓰레기다. 기술이 발전하고 상업이 발달할수록 쓰레기양도 늘어나고 있다.

쓰레기 수거와 처리는 현대사회의 큰 문제가 되어 있다. 지속 가능한 도시를 천명하고 행정수도로 만들어진 세종시의 쓰레기 발생과 처리시스템을 살펴보면 우리나라의 쓰레기와 자원순환이 가지고 있는 모든 문제를 포함하고 있다.

세종시를 만들면서 선진적인 쓰레기 처리시스템을 도입했다. 그것이 크린넷으로 불리는 ‘생활쓰레기 자동집하 시설’이다. 크린넷은 1996년에 처음 설치되었고, 대규모 도시건설에 채택한 것은 1999년 용인시 수지2지구 지구사업이었다.

대규모 크린넷을 설치한 1999년부터 문제점이 꾸준히 제기되었지만, 현재까지 해결되지 않은 문제가 많다. 문제가 있다고 알려졌지만 크린넷은 우리나라의 여러 곳에 확산되어 100여 곳에 설치되었다. 단일 도시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곳 중한 곳이 세종시다. 쓰레기 처리 문제는 도시의 가장 큰 문제이며 자원순환 그리고 지속가능한도시가 되기 위해 우리가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

이에 세종시의 크린넷의 문제를 다루고 대안을 제시할 수 있도록 연속기사 <세종시 크린넷의 오늘과 미래>로 알아보고자 한다.

글 싣는 순서는 아래와 같다.

① 세종시 크린넷 혁명이 필요하다.

② 세종시 크린넷 현황과 예상되는 수명은 얼마나 되나?

③ 크린넷 이송로는 어떠한 문제가 있고, 어떻게 해결할 수 있나?

④ 크린넷은 법에서는 어떤 것이 있고, 정부는 무엇을 하고 있는가?

⑤ 크린넷 시설의 수리와 하자 보증은 어떻게 되고 있는가?

⑥ 집하장의 환경문제와 거기서 일하고 있는 사람들은 안전한가?

⑦ 크린넷의 비용은 어떻게 부담하고 있으며, 종량 쓰레기봉투와 연계되어야 하는가?

⑧ 크린넷은 탄소중립 그리고 에너지 전환에 대한 대안을 가지고 있는가?

⑨ 지속 가능한 생활 쓰레기 수거는 어떠한 방향으로 발전해야 하는가?

지속가능한도시는 2015년 UN이 발표한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17가지 중 하나로 11번 목표이다. 그 내용은 자원순환과 도시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노력이다. 사람이 모여 살고 있는 도시이고, 생활에서 쓰레기가 당연히 나온다. 살기 좋은 도시는 쓰레기의 배출과 수거 그리고 그 처리가 잘되어야 한다. 쓰레기 문제는 위생과 삶의 질에 매우 큰 비중을 차지한다. 그러기에 세종시는 계획단계부터 지속가능성을 중심에 두고 쓰레기 처리는 최첨단시설로 소개된 “생활쓰레기 자동집하시설(이하‘크린넷’)”을 설치 했다.

크린넷은 1961년 스웨덴의 한 병원에서 최초로 설치된 후 전 세계로 보급되었고, 40여 개 국가에서 사용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1996년 서울의 주상복합아파트인 시그마타워에 최초로 스웨덴의 자동집하시설을 도입한 것이고, 대단위 지구에 도입한 것은 1999년 용인 수지2지구가 처음이다. 현재 약 100개 지역에서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크린넷은 차량에 의한 수거 방식과 비교하여 교통체증의 감소, 미관 및 위생성의 향상 등의 장점을 가지고 있지만, 설치·운영·수리·보수 등에 대한 비용 문제를 두고 갈등이 있다.

세종시 자동 크린 넷, 도입 당시 설명과는 달리, 10년 만에 곳곳에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세종시 자동 크린 넷, 도입 당시 설명과는 달리, 10년 만에 곳곳에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2023년 한솔동에서 발생한 크린넷의 고장은 우리에게 주는 시사점이 크다. 쓰레기 운송 배관의 수명 보증기간이 30년임에도 불구하고 10년이 조금 넘은 시점에서 고장 난 것이다. 현재 세종시민들이 제기하는 문제는 “첫째 크린넷의 수명이 30년인데 이후에는 어떻게 할 것인가. 둘째 설치 10년이 지나면서 크고 작은 고장이 발생하는데 이를 수리하는 체계가 없다는 것, 셋째 아파트단지는 크린넷 설치비를 부담했고 수리비를 자부담하고 있는데 단독주택의 크린넷은 설치와 수리를 세금으로 충당하고 있는데 이에 대해 형평성이 없다.

넷째 크린넷를 규정하고 있는 법령이 없고 국토교통부와 환경부에서 서로 떠넘기며 법령의 제정을 미루고 있다. 다섯째 집하장의 운영과 이로 인한 냄새 등의 문제를 해결해라. 여섯째 크린넷은 막대한 전기를 사용하고 있는데 이를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일곱째 쓰레기종량제 봉투를 크린넷에 투입하는데 크린넷 설치 취지에 부합하는가? 여덟째 크린넷이 문전수거 시스템보다 운영과 수리에 큰 비용이 들어간다. 아홉째 크린넷의 설치와 운영에 대한 연구가 거의 없다” 등이다.

현재 제기된 크린넷의 문제 때문에 처음 설치한 용인시의 경우 문전수거 시스템으로 전환하고 있다. 그리고 법과 규정을 만들어야 할 환경부와 건설교통부는 서로 미루고 아무런 대안을 마련하지 않고 있다. 더욱이 크린넷에 대한 문제를 공유하고 있는 지방정부와 중앙정부는 크린넷을 확산하지 않으려는 움직임을 보인다. 세종시는 이미 설치했고 앞으로 30년 정도는 사용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크고 작은 고장에 대한 수리와 수리에 따르는 부품이 공급이 원활해야 한다.

세종시에 설치된 크린넷은 3개 회사가 설치했다. 그러기에 부품이 달라서 호환되지 않는다. 세종시는 크린넷의 수명이 다하는 날까지 수리와 원활한 부품의 공급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그런데 이에 대한 대안이 없어 보인다. 더욱이 이송관로의 고장이 발생하면 문전수거를 할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한 대비 시스템이 준비되어야 한다. 그리고 아파트에 입주할 당시에 크린넷 설치비를 200만원정도 지급했는데 쓰레기 종량제 봉투를 통해서 또 다른 비용을 내고 있다. 그리고 고장이 발생하면 아파트단지에서 부담하고 있다. 생활 쓰레기 수거에 대한 책임은 지방정부에 있는데 쓰레기 수거시설의 유지와 수리를 APT 단지가 부담하는 것은 법체계와 행정의 형평성에 맞지 않다.

크린넷 설치와 운영 그림

세종시의회 김현옥 의원은 시정질의에서 “우리 세종시보다 10년 앞서 크린넷 시설을 운영한 용인시 사례를 들어 지금과 같은 상황이 개선 없이 지속된다면, 세종시도 용인시보다 빠르게 문전수거로 전환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며 향후 세종시의 생활폐기물 처리 정책에 대해 중장기적으로 접근할 것을 요구했다. 크린넷이 설치되어 있는 아파트단지의 대표들과 세종시민의 요구 역시 김현옥 의원의 요구와 다르지 않다. 세종의 크린넷 문제는 혁명에 가까운 대응이 필요하다는 것으로 의미한다.

지난 7월 3일 세종시의회는 “크린넷특별위원회”를 구성했다. 크린넷의 문제를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고, 반드시 해결해야 할 문제로 생각하고 대안을 찾으려는 것으로 참으로 반가운 일이다. 그렇지만 세종시 의회의 노력만으로는 어려움이 많다. 문제의식을 심각하게 느낀 세종의 APT 단지 대표들이 “크린넷대책회의”를 구성했다.

18개 아파트단지 대표들이 시작했고, 다른 단지의 대표들에 문제점을 알리고 함께 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다. 크린넷대책회의 박진호 회장은 “세종시민들이 제기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세종시는 시민, APT 단지 대표, 시민단체, 전문가(학자) 등이 참여하는 기구를 만들어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세종의 현실을 반영해 크린넷의 문제를 자세히 분석해 가며 해결 방안을 연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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