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의 젊은 극단… 6일 오후 5시 누리락 음악창작소에서 ‘노란달’ 막 올려
기업과 예술이 상생하기 위해 마련된 제도가 메세나이다. 세종시에도 많은 기업들이 문화예술을 지원해 나름대로 상생방안을 찾아 나가고 있다. ‘세종의 소리’는 기업으로부터 지원을 받은 예술단체를 집중적으로 취재해 문화 쪽에 나눔문화가 확산되도록 연재한다. /편집자 씀
가짜 행복, 잡을 수 없는 달을 의미하는 일본 영화 ‘종이달’이 아니다. 종이로 된 대본, 희곡, 시나리오에 배우들의 연기가 달빛이 되어 생기와 생명력을 불어넣자는 의미의 ‘종이달’이 2018년 10월 창단한 세종의 젊은 극단의 이름이다.
이제석(28) 배우가 대표를, 이효식(29) 배우가 연출을 맡았다. 2018년 10월 25일 서울 대학로에서 각자 활동하던 한국영상대학교 동문들이 당시 신도시였던 세종시에서 함께 활동해 보자고 힘을 모은 것이 그 시작이다.
종이달은 세상을 바꾸는 청년의 소리로 누군가의 내면에 자아 성찰의 기회가 되고자 한다. 종이달의 연극을 통해 지나온 삶을 돌아보고, 끝없이 사유(思惟)해 좀 더 올곧은 방향으로 삶이 나아갔으면 한단다.
이효식 배우는 “연극을 하는 본질은 결국 우리 주위의 ‘사람’,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평범하지 않게 표현하고, 삶에 대한 태도를 바른 곳으로 가져가는 것”이라고 했다.
위기훈 교수가 주로 대본을 쓰고, 남상혁 배우가 부대표로 기획, 정산이나 예산에 관한 일을 도맡고 있다. 초반에는 20명 정도의 단원이 있었고 현재 10여 명의 단원이 함께 활동 중이다. 한국영상대학교 동문들이 대부분이다.
지금까지 무대에 올린 대표 작품으로 2019년 초연한 ‘인간대포쇼’, ‘테니스공을 찢어라’, ‘진저브레드맨’, ‘회전문을 돌려라’, ‘뇌의 불꽃’, ‘개의 일생 주인이 생겨서는 안돼’, 그리고 가장 최근작인 ‘노란달’이 있다.
‘인간대포쇼’는 학교 폭력에 관한 이야기로 현 사회, 조직, 집단, 구성원 간의 관계 등 어느 곳이든 계급과 경쟁은 존재하고 이를 통해 바라보는 세상과 그 세상 속에 살아 있는 ‘나’의 존재 이유는 무엇인지 진정한 가치가 무엇인지 관객들이 생각해보게 되는 작품이다.
특히, 세종에 공연장이 없던 시절 세종시청의 강당 같은 여민실에서 기본적인 조명장치도 없이 모든 걸 직접 해결하고 젊은 열정으로 임했던 작품이라 기억에 많이 남고, 추후 재공연해 보고 싶다고.
또 2022년 세종시메세나협회 매칭펀드 기업후원 공연인 ‘진저브레드맨’은 2023년 서울시 제3회 소극장 공유 페스티벌에 초청되기도 했다.
이는 아동학대에 관한 이야기로 학대를 받고 자란 주인공이 어린이집 보육교사가 되어 학대의 업을 끊어내리라 다짐하지만 결국 폭력은 다른 폭력을 낳는다는 인상 깊은 메시지를 던진다.
이 작품을 계기로 유명세를 타기 시작한 종이달은 2024년 서울시 제4회 소극장 공유 페스티벌에 ‘노란달’ 작품으로 초청을 받았다. 서울에서 총 2주 공연을 하면서 첫째주 3회차부터 마지막회까지 전석 매진이 된 인기작이다.
‘노란달’은 2024년 세종시메세나협회 매칭펀드 기업후원 공연이기도 하다. 나를 찾아가는 10대들의 감각적 여행을 표현한 작품으로 허름한 아파트에서 살고있는 문제아 ‘리’와 학교 최고 모범생이자 말을 거의 하지 않는 중산층 소녀 ‘레일라’가 우연히 살인사건에 휘말리며 떠난 여정을 그린다. 결국엔 서로를 구원하고 종지부엔 어떠한 삶의 태도로 살아가야 할 것인지에 대한 물음을 남긴다.
극단을 운영하며 힘든 점은 역시나 재정적인 부분. 이 대표는 “공연장 상주단체가 되기 위해 여러번 시도했는데 힘들었다”며 “메세나협회의 매칭펀드에 선정되어 큰 도움을 받았다”고 했다. 종이달은 구도로 통닭 대전관평점에서 800만원을, 메세나협회에서 800만원을 후원받아 총 1600만원을 지원받았다.
앞으로 작업실을 무대삼은 워크숍도 진행할 계획이고, 10~11월 중 ‘견주를 찾습니다’ 작품도 올릴 예정이다. 세종 맞춤식인 가족극에도 적극적으로 도전해보려고 한다. 신규 단원도 모집해 극단을 보강할 예정이라고.
두 배우는 “극단 종이달은 무거운 주제인 사회현상을 경이롭고 유희롭게 풀어낸다”며 “‘지극한 예술성’이 ‘최고의 대중성’이라는 믿음을 갖고, 마술적인 사실주의로 즐거운 사유를 주는 것이 목표”라는 말을 남기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