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사무감사 지적, 1년간 뭉개는 세종시 문화관광재단
행정사무감사 지적, 1년간 뭉개는 세종시 문화관광재단
  • 류용규 기자
  • 승인 2024.06.07 2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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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석 의원 “하루면 구할 버스커 명단, 1년여가 되도록 미완성 이해 안가”
여미전 의원 “60일 내 완료해야 할 감사위원회 지적사항, 1년째 미결 상태”
지난 5일 오후 10시쯤 시작된 행정사무감사에서 박영국 세종시 문화관광재단 대표이사(마이크 앞에 선 남성)가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사진=세종시의회 유튜브 채널 화면 갈무리)

세종시 문화관광재단(대표이사 박영국)에 대한 세종시의회 행정복지위원회의 행정사무감사는 예년 감사에서 지적받고도 이행하지 않은 사안에 대한 추궁이 이어졌다.

지난 5일 오후 10시쯤부터 시작된 문화관광재단에 대한 행정사무감사에서 국민의힘 최원석 의원(도담동)은 질의를 통해 “세종지역에서 버스킹(길거리 공연)을 할 수 있는 자원에 대한 실태조사를 해줄 것을 작년부터 2년째 주문하고 있다”는 점을 상기해 거론했다.

박영국 대표이사는 “지금 관내 버스킹 하는 커뮤니티를 조사를 해서 저희들이 접촉을 하려고 하고 있다. 버스킹 할 수 있는 장소를 리스트업(목록 작성)하고 있고, 기본적인 계획을 지금 만들었다. 아직 보고를 못했지만, 버스킹을 활성화할 수 있는 방안들을 정리한 계획을 만들었다”고 답변했다.

박영국 대표는 이어 “그리고 예약 가능한, 버스킹이 편리하도록 예약 가능한 통합정보 시스템을 구축하는 방안을 지금 검토해서 거의 보고할 수 있는 준비를 해두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이맘 때 열린 행정사무감사에서 시의원들이 주문한 사항이 최종 완료되지 않았고, 거의 다 되어가는 수준이라는 뜻이다.

이에 최원석 의원은 “저는 솔직히, (1년여 가까이)시간 걸리는 게 정말 이해가 안 된다”고 개탄한 뒤 엑셀 파일로 된 자료 1건을 제시했다. 최 의원이 제시한 엑셀 파일은 고려대 세종캠퍼스 버스킹동아리연합회 회장인 학생에게서 받은 현황.

최 의원은 “이거를 학생들한테 직접 받았다. 제가 이 자료를 받기 위해 전화로 학생들과 약속 잡는데 10분이 걸리고, 만나서 이 자료 요청하고 받기까지 1시간 걸렸다. 하루도 안 걸리는 날에 고려대학교 세종캠퍼스 버스킹 공연 가능 동아리 연합회장을 만났다. 연합회장은 이런 자료 다 갖고 있다. 세종시에만 지금 335명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금 이거를 조사하는 데 2년이 넘게 걸린다는 게 이해가 안 간다. 의지가 없었다는 거죠. 시의원도 만나지만 세종시가 직접 나간다고 하면 더 수월할 건데 이게 그렇게 오래 걸릴 일인가?”라고 반문했다.

더불어민주당 여미전 의원(비례대표)은 세종시 문화관광재단이 시 감사위원회에게서 지적받은 사항을 1년여가 지나도록 이행하지 않는 점을 따져물었다.

시 감사위원회가 지적한 사항은 60일 이내에 시정해야 하는 사안이다. 시간이 더 필요하다면 30일을 추가할 수 있다. 즉 길어야 90일 이내에 고쳐야 한다는 것.

여미전 의원에 따르면 이처럼 최대 90일 안에 고쳐야 할 것을 1년여가 되도록 고쳐지지 않고 있다.

문화관광재단은 지난해 4월 17일부터 5월 2일까지 시 감사위원회 감사를 받았다. 이때 받은 지적사항은 ▲인사 운영 계획 수립 ▲보수 보강 조치 계획 ▲전기요금 선택 요금제 변경 등이다.

이들 지적사항은 60일 이내에 완료해야 하고 시간이 더 필요하다면 30일 추가로 연장할 수 있는 사안으로, 관련 세종시 조례 및 세종시 감사위원회 훈령에 명시돼 있다는 것이다. 

여미전 의원은 “제가 확인해 보니 감사실에는 완료로 돼 있는데, 문화재단에서는 미결 상태로 뜬다. 60일 이내에 하라는 세종시 조례 및 훈령을 지키지 않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확인해 보겠다”고 대답한 박영국 대표는 “공문으로 (보고를)못했으면 아마 유선(전화)으로 보고했을 것”이라며 질의의 송곳을 회피하려는 듯한 인상을 줬다.

여미전 의원은 “대표님 공직생활 오랫동안 하셨으면서, 유선(전화)은 안 되죠”, “유선도 법적으로 녹음을 해서 기록물 대장에 등재를 했을 때에만 문서로서의 효력이 있는 것”이라며 회피 시도를 막았다.

박영국 대표이사는 서울대 법학과를 나와 행정고시에 합격한 뒤 문화체육관광부에서 1급 관리관에 오르기까지 35년 근무한 고위공무원 출신이다. 

그러면서 여 의원은 교육훈련 및 실적 반영 등 인사제도 개선에 필요한 점 등, 법률 조항 및 인사상 지침 등을 열거하며 조목조목 파고 들어갔다.

박영국 대표는 “저희들이 규정에 법령을 충실히 이행하지 못했다면, 당연히 충실히 이행하는 방향으로 저희 내규를 바꿔야 되겠죠”라고 답변하는 등 반전카드를 내밀지는 않았다.

문화관광재단에 대한 행정사무감사는 이날 2시간여가 지나 5일 자정을 전후해 종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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