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별 건축물 역사성 연결...공주만의 새로운 볼거리, 지역경제 부활
일본 세토내해에 위치한 나오시마. 미아노우라항에 들어서면 쿠사마야요이의 작품 빨강호박이 우리를 반긴다. 지리적으로 혼슈 오카야마현(岡山県)과 가까운 거리에 있지만 행정구역상으로는 카가와현(香川県) 나오시마정(直島町)이다.
카가와현 현청소재지인 다카마쓰(高松市)와는 페리로 한 시간 정도의 거리에 위치하고 있다. 예로부터 형성된 미야노우라(官浦), 혼무라(本村), 쓰무라(積浦), 세토(瀨戶)를 중심으로 현재에 이르고 있다.
1990년대 들어 일본은 버블경제 붕괴로 지역경제가 위기에 처하자 지역에서는 문화예술을 도입해 지역을 활성화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후 문화와 예술은 도시재생에서 지역활성화의 주요한 수단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나오시마정도 예외는 아니어서 인구감소로 생긴 폐교나 빈집을 이용해 작품을 만들고 이를 통해 지역주민들과 커뮤니티를 만드는 경향이 나타났다.
나오시마섬의 중심부에 자리 잡아 가장 오래된 마을인 혼무라는 가장 오래된 마을이기 때문에 오래된 집도 많이 남아있으며, 학교와 유치원, 은행과 나오시마 정사무소가 자리한 교육과 행정의 중심마을이다.
관광을 통한 지역활성화를 표방한 출판기업 베네세(Benesse, 일본 오카야마에 본사)는 나오시마에서 문화예술프로젝트를 시작하였고, 1998년 혼무라 지구내 빈집을 활용하여 작품을 만든 이에(家)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되었다.
혼무라지구에 혼자 사는 노인이 섬 외부로 이주하게 되면서 나오시마정에서 살았던 집을 매각하기 위해 상담을 요청하면서부터이다. 이를 계기로 그 노인의 집을 베네세가 구입하게 되었고 이 빈집을 예술공간으로 작품화한 것이 이에프로젝트의 시작이었다.
제1기 이에프로젝트(1999-2002)는 카도야(色屋), 미나미테라(南寺), 긴자(銀座), 고오신사(護王神社), 제2기 이에프로젝트(2006-2008)는 이시바시(石橋), 하이샤(齒医者), 고카이쇼(碁会所) 등 7개의 빈집작품을 개관하였다.
이에 프로젝트와는 달리 지역에서 목욕탕으로 운영하던 ‘아이러부유(I Love You)’는 적자격영으로 문을 닫은 상태였는데 관광객들한테 하루의 피로를 풀 수 있는 목욕탕으로 리모델링하여 2009년 체험 작품으로 재탄생하게 되었다. 이외에도 다양한 아트프로젝트가 추진되면서 나오시마를 찾는 관광객이 증가하였다.
물론 이에프로젝트가 나오시마 주민의 소득증대와 인구감소문제를 환전하게 해결하지는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공주 원도심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이에프로젝트로부터 많은 것을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공주원도심을 대상으로 ‘공주형 이에프로젝트’로 도입하여 공주원도심재생을 활성화하기 위한 방안을 제시코자 한다.
첫째, 도시브랜드를 상승시키기 위해서는 문화, 예술, 자연의 활용이 중요하다. 공주에는 세계유산, 철화분청사기, 금강자연비엔날레, 자카드 등 경쟁력 있는 자산이 있다. 공주원도심내 빈집과 이를 연계하면 얼마든지 새로운 관광자원을 창출할 수 있다.
상신리 철화분청사기와 금강자연비엔날레 작품을 공주원도심내 빈집 또는 빈 가게 등으로 끌어들여 홍보관을 조성하거나, 판매장으로 활용할 수 있다면 원도심 관광을 더 풍성하게 할 수 있다.
둘째, 원도심재생을 위해서는 주민과 기업, 지자체의 협력과 공동참여가 필요하다. 현재 원도심재생에 지자체와 시민들은 관심이 있으나, 기업의 관심과 참여는 부족하다. 이에프로젝트 조성에 일본 출판기업인 베내세가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이에프로젝트 작품입장권 판매 및 관련서적 판매, 정보센터 역할을 하고 있는 혼무라 라운지 및 아카이브를 운영하고 있다.
따라서, 공주형이에프로젝트를 지자체와 시민, 향토기업이 연계하여 추진하고 이의 운영도 참여기업이 주도하는 것이 바람직할 수도 있다. 공주원도심에 관심을 가진 향토기업의 발굴과 참여독려가 필요하다.
셋째, 이에프로젝트는 흩어져 있던 빈집들을 개조하여 사람이 알고 있었을 무렵의 시간과 기억을 포함하여 공간자체를 작가가 작품화한 것이다. 지역에 흩어진 작품은 현재도 생활이 영위되고 있는 혼무라를 산책하면서 감상 할 수 있다. 생활권 속에서 펼쳐지는 관광객과 주민의 만남을 통해 다양한 에프소드를 만들어 내고 있는 것이 이 프로젝트의 특징이다.
공주형 이에프로젝트 역시 공주원도심에서 조선 및 일제 강점기 이후의 노후건축물과 빈집들을 활용하여 작가가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작품화함으로서 지역주민과 관광객들이 교류하는 가운데 생겨나는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다.
넷째, 공주원도심 내에 오래된 건축물들이 많이 사라졌다. 남은 건축물들이 더 사라지기 전에 역사적 가치가 있는 건축물과 빈집이 있다면 지자체에서는 조속히 매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러한 공간 하나하나를 능력 있는 건축가들과 시민들이 함께 참여하여 새로운 공간으로 창출하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하여 개별 건축물이 지닌 역사성을 정리하여 건축물들을 연결할 수 있다면 공주원도심의 또 하나의 매력물이 될 수 있고 이를 활용하여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에프로젝트는 그 자체로도 유료작품이지만, 이를 찾는 많은 외부 방문객들은 마을의 식당이나 찻집, 기념품점을 이용함으로써 지역경제 활성화에 상당한 기여를 하고 있다. 공주형 이에프로젝트 역시 현재의 공산성 중심의 관광패턴에서 벗어나 원도심으로 확장함으로써 도시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송두범, 행정학박사. 공주학연구원 초빙연구위원, 전)공주시도시재생지원센터장, 전)충남연구원 연구실장, 전)세종문화원부원장, 전)세종시 안전도시위원장, 이메일 : songdb@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