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장직 넘어 중앙정치무대 , 지자체장 진출로 수난의 고리 끊어야
세종시의회 의장직은 독이 든 성배일까.
지난 2012년 세종시 출범 이후 7명이 의장을 맡았지만 무려 5명이 탈당했거나 사법처리를 앞두고 있어 세종시의회 의장 수난사는 계속되고 있다.
22일 첫 재판을 치른 상병헌 제4대 세종시의회 전반기 의장은 지난 19일 기자회견을 열고 동료의원 성추행 혐의를 전면 부인하면서 “세종시장·총선 경쟁자 제거할 ‘적절한 재료’라는 시각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 “50대 중·후반의 남성들 사이에 성추행이라니 해외토픽에 나올 일”이라며 정적 제거의 일환일 수도 있다는 해석을 내놓았다.
상 전 의장의 주장에 대한 객관적인 타당성은 재판 결과를 두고봐야 알겠지만 제4대 전반기 세종시의회 의장으로서 중도낙마라는 초유의 사태와 함께 사법처리의 대상이 된 것만 해도 의장으로서 품격을 떨어뜨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초대 의장이었던 유한준 의장은 2014년 지방선거에서 당시 정치 초년생이었던 서금택 전 의장에게 1280표차로 낙선, 시의장 낙선의 첫 장을 열었다. 이후 농사를 지으면서 현실정치에는 관여하지 않고 있다.
2012년 세종시 출범 이후 4년 임기의 시의원 선거가 처음 치러진 2014년 지방선거에서 새정치민주연합 후보로 71세 고령에 당선된 임상전 의원은 자신의 보수 성향과 다른 새정치민주연합과 갈등을 겪다가 후신인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하는 굴곡을 겪었다.
이후 그는 바른미래당에 입당한 후 이 당의 세종시당 위원장을 맡았다가 자유한국당에 입당하는 등 당적변경을 거듭한 세종시의회 의장으로 기억되고 있다. 지난 2020년 12월 77세의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제3대 전·후반기 시의장을 역임한 서금택·이태환 전 의장도 더불어민주당을 각각 탈당한 후 보수 후보 선거 지원 또는 개혁신당 후보로 출마 등으로 변신을 거듭했다.
제3대 후반기 시의장을 지낸 이태환 전 의장은 제22대 총선에서 민주당을 탈당하고 개혁신당 세종시을 지역구에 출마, 득표율 4.6%인 4104표를 획득하고 낙선했다.
이태환 후보는 2014년 28세에 전국 최연소 광역의원으로 당선, 당시 34세의 나이로 전국 최연소 광역의회 의장으로 선출돼 세간에 주목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부동산과 사적인 문제로 입질에 오르내기리도 했다.
초대 시의장 유환준을 물리치고 시의원이 됐던 서금택 제3대 전반기 시의장은 총선 경쟁이 한창이었던 지난 달 26일 더불어민주당에서 당적을 바꿔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이 자리에서 서 전 의장은 “민주주의가 사라진 민주당은 공당이 아닌 이재명의 사당으로 전략했다”며 “정치 협잡꾼들만 득세하는 참혹한 현실에 눈물을 머금고 민주당을 떠날 수밖에 없었다”고 탈당 배경을 설명했다.
하지만 변신에 변신을 거듭한 시의장 출신들의 당적 변경을 두고 유권자들이 시선은 곱지 않았다.
고준일 2대 후반기 의장은 지난 ‘4·10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 세종시을 선거구 출마한 강준현 후보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다.
2022년 지방선거에서는 사진숙 세종시교육감 후보 캠프에 합류, 미래교육선거대책본부장이라는 직함으로 선거운동을 도와주고 사 후보의 출마 기자회견 및 비전 선포식의 사회를 맡기도 했다.
고준일 전 시의장이 세종시장 선거 출마를 노렸던 것처럼 시의장직을 넘어 중앙 정치무대, 또는 지자체장으로 변신에 성공으로 수난의 고리가 언제쯤 끊어질지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