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 책 기증, 복숭아 드립니다”
“헌 책 기증, 복숭아 드립니다”
  • 곽우석 기자
  • 승인 2013.08.13 19:21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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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 속의 작은 도서관’ 계획 중인 박종설 씨, 도움의 손길 기다려

30여년을 농협에서 근무하며 취약한 농촌 실정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박종설 씨는 고향 영치리에 도서관을 세우기로 결심했다.
“헌 책 주실 분 환영합니다. 시골 지역 숲속의 농장 부지 일부를 활용하여 농촌 학생들이 조용하고 쾌적하게 학습할 수 있는 ‘숲속의 작은 도서관’을 세우고 싶습니다.  책 읽는 환경을 만들어 도움을 주고자 내년 쯤 문을 열 계획입니다.”

열악한 농촌지역 어린이 학습 환경 개선을 위한 도서관을 세우겠다고 나선 이가 있어 화제다. 그 주인공은 남세종농협 용포지점장 박종설씨(54).

30여 년을 농협에서 근무하며 취약한 농촌 실정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던 그는 작지만 의미 있는 일을 고민하던 중 고향 영치리에 도서관을 세우기로 결심했다. 700여 평의 땅을 매입해 터를 닦고 건축을 앞두던 중 도서관을 채울 책이 부족, 농협 내부 게시판에 도움의 손길을 요청한 것이다.

“혹시 다 보셨거나 먼지가 쌓여있는 헌 도서를 기증해주실 분이 계시면 보내주시면 정말 고맙겠습니다. 장·단편소설, 고전, 시, 수필, 에세이, 전공, 기술, 인문·사회과학, 만화, 동화, 잡지, 교과서 등 어떤 책이든 환영합니다.”

글을 올리자 반응은 의외로 뜨거웠다. 많은 사람들이 기증 의향을 밝히면서 의미 있는 일에 동참하고 싶어 했다. 박씨는 “택배는 착불로 보내면 된다”면서 “8월 말까지 기증한분 중 선정하여 조치원 복숭아도 선물할 예정”이라며 활짝 웃었다. 도서관을 계획하면서 지난 10여년 간 차근차근 모아온 책들이 컨테이너에 한 가득이다. 어림잡아 5,000여 권이지만 내실을 기하기 위해 조금 더 수집해야겠다는 생각에 팔을 걷어붙였다.

박씨는 “영치리 일대는 아직까지 전형적인 농촌의 틀을 벗어나지 못해 학습 환경이 매우 열악하다”며 “농촌 아이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도서관 건립을 생각하게 되었다”고 취지를 밝혔다.

도·농 복합도시인 세종시는 신도시와 읍면지역의 교육환경이 차이가 나는 것이 현실이라는 생각에서다. 박 씨는 “읍면지역 농촌에서 스마트 교육은 남의 나라 얘기”라며 안타까워하는 마음이 가득했다. 우선 토지매입은 자부담으로 마무리 했다. 100평의 대지에 들어설 건물 역시 혼자의 힘으로 한다는 생각이다. 내년 봄쯤 공사를 시작해 가을에 완공할 계획이다.

숲속의 아담한 도서관에 걸맞는 건물을 세우기 위해 여러 가지를 구상중이다. 강의나 동호회 이벤트 공간 등 다방면으로 활용해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다.

그는 “통신과 미디어의 발달로 전자책 등 인터넷 매체를 활용하는 빈도가 많아졌다”며 “예전처럼 책을 직접 구입해 독서하는 풍경이 늘어났으면 한다”고 말했다.

도서관 운영은 문화 쪽에 관심 많은 부인에게 맡길 예정이다. 글쓰기와 서예를 좋아해 안성맞춤이라는 생각이다. 박씨는 향후 농촌지역과 신도시가 어우러질 수 있는 문화 이벤트를 구상중이다. 논두렁축제, 음악회, 시화전 같은 이벤트를 통해 체험활동 및 휴식의 공간으로 거듭날 수 있는 장소로 거듭나기를 바라고 있다. 도시민과 농촌이 어우러져 화합하는 도·농간의 다리역할이 그것이다.

그는 “기반이 잘 갖춰져 책 읽는 문화가 널리 확산됐으면 한다”면서 “열악한 학습 환경에 놓여있는 학생들의 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하길 기대한다”고 포부를 밝혔다.(연락처)  010-5457-8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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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정세종시 2013-08-19 23:32:34
영치리 박종설 도서관 ,,,,,,,,,먼저 축하드리며 청소년을 위한 도서관 건립 세종시 청소년들의 학습의 장이 되기를 바랍니다.

세종시 문화관광해설사 2013-08-15 16:04:24
친환경적인 동네 영치리 마을에 작은 도서관이 만들어진다면은 정말 좋겟다
풀내음,풀벌레소리을 들으며 책을읽는 즐거움은 상상만해도 정말 좋겠다
성공을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