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장승은 누가 만들었을까?
국내 최대 장승은 누가 만들었을까?
  • 조병무
  • 승인 2013.07.22 10:09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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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병무의 e-노트]우수기능인으로 선정된 양병호 평송공예 대표

평송공예를 운영하는 우수기능인 양병호 대표
버려질 죽은 나무가 예술품으로 다시 태어난다. 화목으로 쓰일 나무인데 새로운 시각으로 다듬어져 아름다운 새가되어 태어나고 말이 만들어진다. 신기한 일이다. 도대체 어떤 눈과 마음을 가졌길래 저런 창작이 나올까 의문이 더해진다. 35년이란 세월을 한결같이 나무와 함께 살아온 기능인이 있다. 호화로운 명칭보다는 실력으로 인정받는 우수기능인 평송공예 대표 양병호(57세)씨다.

그의 공방은 마치 거대한 동물원이다. 소, 말, 돼지, 독수리 등 온갖 동물들이 금방이라도 살아 움직일 것 같은 자세로 있다. 여기에 사람의 능력으론 만들 수 없는 자연 상태의 아름다운 모양을 우리들의 일상에 접목 생활용품으로 재탄생 시키는 그의 재능에는 감탄이 절로 나온다. 현재 200여점의 작품이 소장되어 있다.

‘백문이 불여일견’(百聞이 不如一見). 현장을 보아야 참 맛이 난다. 그의 공방의 위치는 대전시 동구 하소동 104-1이다. 대전에서 금산 방면으로 가다보면 만인산 휴게소 못 미쳐 길가에 수많은 나무가 100m이상 길게 쌓여 있는 곳이다.

줄지 않고 수년간 쌓여지는 나무들은 비바람을 맞고 2~3년 지나야 비로소 작품으로 쓰인다. 간벌, 댐 수몰지역, 농장 피해목 등 실로 사연도 많다. 좋은 나무를 구하기 위해 전국이 손바닥 안에 있다. 조건도 말로 다 말할 수 없다. 악조건에서 운반해오는 스토리는 책 몇 권으로도 부족하다. 나무를 좋아하지 않고는 할 수 없는 일이다.

목재소를 운영하던 아버님의 사업장에 자주 들러 성장하던 양 기능인은 어려서부터 손재주가 남달라 온종일 뚝딱거리며 만들기로 하루를 보낸다. 공부보다는 나무공작이 더 마음에 끌리고 재미가 있으니 타고난 팔자(?)다.

80년대 초부터 본격적으로 공예의 길을 들어서면서부터 장인의 반열에 오른다. 1984년 제 1회 올림픽 기념품 공모전 특선을 시작 대전시 공예품 경진대회입상과 전국공예품 경진대회 동상 수상 등 그동안 받아둔 표창은 온 사면의 벽면이 모자란다.

양대표의 작품
최근 그는 장승제작에 관심이 많다. 전국 최대 장승으로 기록된 경북 수목원의 장승은 높이12m, 지름 2m, 무게 25ton이다. 혼자 제작은 불가능한 크기로 강은영씨와 4개월간 공동 제작했다.

공주산림 박물관 소싸움, 무주군청 반딧불 축제의 서각 병풍, 대형 호랑이(240cm), 20여명이 함께 앉을 수 있는 대형 괴목 테이블 등은 전시 초부터 많은 관광객의 눈길을 끈 작품이다. 대청호보존운동본부, 생명의 숲 가꾸기 운동본부 등에 출품 전시한 장승과 솟대를 비롯한 많은 작품들은 이제 단골로 되어 양병호의 작품이 없으면 무언가 2% 부족이다.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이지만 뒤에서 고생한 부인에게는 낯이 없다고 말하는 양병호씨의 눈가에 눈물이 맺힌다. 이유는 최근 부인께서 갑상선 암으로 고생하여 함께 작업하는 시간이 점점 줄어들기 때문이다. 지난 80년대 후반에서 90년대 초반까지는 황금기로 돈도 많이 벌던 때도 있었다. 하지만 최근 중국에서 대량으로 목공작품이 들어오는 바람에 가격도 폭락하고 작품의 대우도 옛날과 달라 몹시 안타깝다는 양 기능인은 언젠가는 우리의 솜씨가 인정받을 날이 올 것이라고 확신한다.

자연과 함께하는 등산, 약초, 수석 등이 취미이기도 한 양병호 기능인은 1남1녀의 가장이다. 아마도 이런 일은 우리 세대가 마지막일 것이라며 요즈음 젊은 사람들은 이런 일에는 관심이 없기 때문에 맥이 끊어질 것 같아 안타깝다고 한다. 은근히 자녀가 대를 이어 주길 바라는 눈치다.

장승작업을 하고 있는 양대표
대전 명장 동우회에도 열심히 참석하는 양 기능인의 기쁨은 기술을 베풀고, 자신의 작품을 보여주고 인정받을 때 가장 행복하다고 한다. 명퇴 후 취미로 배우려는 수강생들이 최근 많이 늘어 그의 공방안은 신바람이 가득하다. 사회공헌 차원에서 무료 지도가 대부분이지만 그래도 늘 행복의 미소가 함께한다. 이런 그의 모습에서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한다는 것이 얼마나 즐거운 일인지 확인할 수가 있다. 7월 개강한 대전시민대학에서 ‘아낌없이 주는 나무공예’란 프로그램 강좌를 연 양병호 우수기능인. 이곳에서도 만석이 되어 그의 휘파람소리가 계속 되길 빌면서 전시실 문을 나섰다. 

◆평송공예
- 대표 : 양병호 (010-3261-7585, 042-273-2215)
- 대전시 동구 하소동 104-1
- 대전공예조합이사
- 대전 명장회 회원
- 제14회 전국관광기념품 공모전 국무총리상 수상(2011)
- 한국관광명품 인증마크 획득(승인번호 243호, 2011)
- 여수엑스포 대한민국 공예작가 100인전 초대전시(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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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명란 2013-07-24 10:42:44
선생님 아주 멋지세요. 전 현장에서 직접 작품들을 봤지만 보면서도 어찌 이렇게 만드셨는지 감탄사만 나올따름입니다. 늘 열심히 하시고 노력하는모습 존경스럽습니다

이종관 2013-07-24 09:15:44
제자의 사랑이 넘쳐흐르시는 천상 예술이신 양샘이십니다.
더욱 멋진 작품으로 예술의 혼을 불태우시길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