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낮추면 모두 잘 산다”
“나를 낮추면 모두 잘 산다”
  • 신도성 기자
  • 승인 2013.07.18 16:1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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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인] 7대째 살아온 도암농장 명소 가꾼 정명모 선생

도암농장을 운영하면서 명문으로 후손들에게 교훈을 남기고 있는 도산(道汕) 정명모 선생
우리농원에 수십기 명문 비석,  인공호수 명소로 사람들 찾아와

“보통 사람들은 남을 탓하며 원망하는 경우가 많지만 자기가 하는 일에 땀을 흘리고 노력하면 누구나 잘 살 수 있습니다. ”

세종시 금남면 도암리 343번지에 위치한 도암농장에는 평생 농업에 종사한 토박이 도산(道汕) 정명모(鄭明模) 선생(70)이 땀을 흘리고 있었다. 그 자리에서 그대로 선조 때부터 7대째 살아 온 동래 정씨의 후손인 정 선생은 삶의 철학이 분명한 분이었다.

“사람이 나이가 70이 넘으면 개인적으로 정리할 시기라고 생각해 3년 전에 한옥을 짓고 도암농장 안에 우리농원을 조성하여 수십개의 비석들을 만들어 하고 싶은 말을 적어놓고 있다”는 정 선생은 “그저 선조에게 받은 이 땅 위에 하고 싶은 글을 남겨 후손들에게 유산으로 남겨주기 위해 틈틈이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사람이 살다보면 회한도 오는 것”이라며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데는 인(仁)과 덕(德)이 중요한 만큼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 하면, 서로 공유할 수 있고 더불어 잘 살 수 있다”고 말했다. 정 선생은 또한 ‘요즘 사람들은 모두 지식인이 되었는데, 거기서 지혜를 갖지 않아 문제가 생기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어머니 상과 글

지식이 있으면 지혜롭게 움직여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 안타깝다는 얘기다. 어느 종교단체에서 와서 아는 소리를 하길래 마음으로 얘기하라고 일렀다는 정 선생은 사람과 사람사이는 마음으로 통해야 한다는 지론을 역설했다. 한 사람의 마음이 안정되면 주위가 안정되고, 사회가 안정되며 나라가 안정된다는 것이다.

정명모 선생은 6.25 전쟁 때 부친이 전사하자 어머니를 모시고 도암리 생가를 지키며 농사지기로 평생을 지냈다. 현재 도암농장에는 정 선생과 모친 신봉래(92) 여사와 부인 임영희 여사(71), 그리고 장남 정휘영(49. 도암농장 대표)씨와 그의 4남매 등 4대가 화목하게 살고 있다.

정 선생은 도암리에서 선조의 땅을 이어받아 인삼농사를 짓다가 1990년 양돈업을 시작하여 현재는 장남 휘영씨가 책임을 맡아 세종시 도암리에 3천여 두의 돼지 종돈과 2004년에는 부여 양화면 시음리에 제2 농장을 신축하고 3만여 돈의 돼지를 기르고 있다.

정 선생은 2010년 말에는 후손들을 위해 종가신축을 결심하고 금전적인 어려움 속에서 소슬대문과 재실과 사무실, 생활집 등 3개 동을 지었다. 이를 위해 정 선생은 강원도의금강송을 직접 공수해 멋진 전통 한옥을 하는 한편, 예전에 송어 사육을 위해 파놓았던 인공호수를 일정 부분 메꾸고 우리농원을 조성해 멋진 휴식처가 되어 입소문으로 사람들이 찾아오고 있다.

“도암농장 안의 우리농원은 항상 열린 곳으로 누구나 환영한다” 말하는 정 선생은 시간이 나는 대로 찾아온 방문객에게 친절하게 설명해주고 있다. 기자가 보령 오석에 정성스럽게 조각한 글들이 구구절절 명문이라고 감탄을 거듭하자, 정 선생은 “사람이 마음에 변화가 와야 말문이 써진다”며 “인생을 마무리 한다는 심정에서 몇 자씩 적어본 것뿐”이라고 토로했다.

“모든 것을 내가 낮추어 겸손하게 살아야지 낮춰 살지 않으면 남에게 거부감을 준다”는 정선생은 ‘새끼줄을 꼰다’는 글귀를 소개했다. 정치나 가정에서 서로 간에 균형이 맞아야 한다는 충고다. 일방적인 일은 없고 쌍방이 맞아야 조화롭게 일이 성취된다는 것이다.

정명모 선생은 기자와 함께 우리농원을 돌면서 가장 강조하고 싶은 글귀 앞에서 잠시 멈추어 글을 낭송했다. 오석에 새겨진 수레바퀴 형상의 비석에 새겨진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는 글에는 인생의 진리가 담겨 있었다. 정 선생은 “내가 죽어도 후손과 이 사회에 인사는 남겨야 한다는 심정으로 썼다”고 담담히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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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담한 호수 휴식처로 그만

  경북 안동에서 보내 온 무한불성(땀을 흘리지 않으면 성공할 수 없다) 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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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뿐여우 2013-07-22 09:01:22
무한불성.........
훌륭하신 분이세요~
귀한 분 뵐수 있어서 행복합니다.
신위원님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