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배움카드', 사용할 곳 적어 세종시에선 ‘무용지물’
'내일배움카드', 사용할 곳 적어 세종시에선 ‘무용지물’
  • 문지은 기자
  • 승인 2021.10.26 07: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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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리스타, 요양보호사 교육만 개설돼… 4차 산업혁명 대비한 직무능력 향상 ‘불가’
컴퓨터, 빅데이터, AI 등 첨단교육 가능한 디지털 교육기관 없어 청년들 타 도시행

 

세종시에 구직자, 근로자, 자영업자 등 누구나 발급받아 직무교육을 받을 수 있는 내일배움카드로 지원 가능한 교육기관이 없어 시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사진은 내일배움카드 발급을 위한 동영상 화면 캡처)

 ‘국민내일배움카드’를 이용해 교육비를 지원받을 수 있는 직업훈련기관이 세종시에는 많지 않아, 실질적인 취업에 도움이 되지 않고 있다.

내일배움카드는 고용노동부에서 시행하는 정책으로, 직업교육 및 직무능력향상교육에 소요되는 교육비를 지원받는 카드이다. 1인당 300만원에서 최대 500만원까지 받을 수 있다. 

또 실업자·근로자·자영업자 관계없이 누구나 발급 가능하며, HRD-Net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한다. 조건만 갖추면 발급이 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로 현장에서의 기술 격차와 고용 충격을 극복하기 위해 직업훈련이 요구되고 있어, 새로운 기술을 배워 산업현장에 나서려는 구직자에게는 이 카드가 소중한 수단이 되고 있다. 

하지만 세종시에서는 내일배움카드로 교육비를 지원받을 수 있는 직업교육기관이 한정돼 구직자들의 불평을 사고 있다.

최근 가장 대중적인 교육인 컴퓨터 등 IT기술을 배울 수 있는 기관이 전무해 사무직이라면 누구나 들어야 하는 엑셀 조차 인근 도시의 교육기관으로 가서 배워야 하는 불편을 겪고 있다. 

세종시민 김 모씨(35. 한솔동)는 고용노동부에서 시행하는 ‘국민내일배움카드’를 발급받으면 신기술을 교육받아 취업에 도움이 된다는 말을 듣고 고용노동부에서 운영하는 HRD-net에 가입해 절차를 거쳐 ‘내일배움카드’를 발급받았다.

정작 김씨가 교육받고 싶었던 컴퓨터 분야의 학원이나 직업학교가 세종시에 없어, 충북 청주 등 원거리로 다닐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알고 교육신청을 못 하고 있다며 ‘세종의소리’에 제보했다.

고용노동부에서 운영중인 HRD-Net을 살펴보면 올해 하반기에서 내년 초까지 세종시에서 정부 지원을 받아 교육받을 수 있는 직업교육은 바리스타와 제과제빵, 요양보호사 등 세 직종에 불과하다.

이들 직종은 제4차 산업혁명 시대의 신기술을 배워서 재취업하려는 직업훈련이라기보다는 전통적인 직종으로 취업을 하기에 포화상태에 접어든 것이 대부분이다. 이를 반영하듯, 바리스타와 제과제빵의 경우 자기부담금이 35%에 달하고 요양보호사도 25%의 자기부담금을 내야 한다.

반면, 교육비 전액을 지원받을 수 있는 디지털 관련 훈련과정은 물론 컴퓨터나 세무회계 등 사무직 관련 직무능력 교육기관은 전무한 실정으로 피교육생들이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세종시 훈련기관을 담당하는 대전지방고용노동청은 “훈련기관은 교육공급자가 인증평가를 받고 국비교육과정을 편성해 심사를 받아 HRD-net에 올리고 있는 것”이라며 “훈련기관이 국비지원을 원하지 않고 개인에게 수강료를 받는 교육과정을 고수하고 있는 경우 내일배움카드로 지원할 수 없다”고 밝혔다.

세종시의 경우 뷰티미용, 요리학원, 컴퓨터학원 등 교육기관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아직 설립연한이 짧아 인증평가를 신청해 받을 여력이 없어 지원대상에 포함되지 않고 있는 것도 문제가 되고 있다. 

전국에서 가장 젊은 도시 세종시에는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과 경력단절여성이 타 도시에 비해 현저히 많다.

스마트도시로 발돋움하기 위한 자율주행, 인공지능(AI), 로봇 등의 실증사업도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이들 산업을 뒷받침할 전문교육기관이 없다면 첨단기술산업도 발전동력을 얻기 어렵다.

세종시의 직업학교 및 첨단기술 교육과정 개설을 위해서는 훈련기관을 인증하고 교육과정을 심사하는 고용노동청이 보다 적극적으로 훈련기관을 발굴해 내일배움카드로 수강 지원이 가능한 교육기관을 늘리고 교육과정을 확대하려는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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