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하우가 뭐야?”, “학생들이 잘해서야!”
“노하우가 뭐야?”, “학생들이 잘해서야!”
  • 박형주
  • 승인 2021.10.15 10: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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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박형주 나성중 교사..."공교육 역할-인성,창의력 교육
'옳은 일을 하는 것은 결코 잘못된 일이 아니다'-교사로서 신념
학생에 다양한 경험·생각할 시간·창의력 발휘할 기회 제공 노력
박형주 나성중학교 선생님
박형주 나성중 교사

‘즐거운 배움, 행복한 나눔, 무한한 성장’ 나성중학교의 교훈이다.

나성중학교는 2021년 2월 새학기 준비 기간에 교직원이 모여 학교 비전 및 교육 목표 등을 정했다.

‘형식적으로 보기 좋은 단어를 나열하는 의미 없는 자리가 연출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은 얼마 지나지 않아 나를 부끄럽게 만들었다.

내공이 가득하신 선배 선생님들과 관리자 분들은 하나가 되어 개교학교의 방향과 교육적 지향에 대해 서로의 고민과 생각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지며 학교의 철학을 세워 나갔다.

그 중 교육 공동체상의 ‘학생상-바른 인성과 창의력을 지닌 학생’이 나는 가장 마음에 들었다.

내가 생각하는 교육의 의미와 많이 닮았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학생들에게 지식을 전달하는 일은 공교육 현장인 ‘학교’가 아니어도 된다고 생각한다. 아니, 학교보다 더 교재 연구를 업으로 삼고 있는 학원이 정형화된 지식 전달을 잘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내가 생각하는 교육의 의미는 여기에서 기인했다. 국가교육과정으로 정해진 교육을 재구성하여 학생들에게 빠짐없이 지식을 전달하는 부분도 중요하지만 학교가 더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는 부분은 무엇일까 많이 고민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인성교육’이다.

집단생활을 경험할 수 있는 학교라는 공간에서 학생들은 생각이 다르고 모습이 다른 다양한 사람들을 필연적으로 만나고 느끼는 바가 생긴다.

이 과정에서 친구, 후배, 선배, 그리고 선생님과 함께 시간과 공간을 공유한다. 이는 학교 교육이 가정교육의 연장선인 것이다.

동요 ‘뽀뽀뽀’처럼 만나면 반갑다고 ‘뽀뽀뽀’까진 아니어도 ‘안녕’, ‘안녕하세요’는 기본이어야 하지 않나 생각을 갖고 있다. 그것도 ‘작은’ 목소리가 아닌 ‘큰’ 목소리로 말이다.

또한 ‘나’보다는 ‘우리’라는 개념을 학생들이 학교 생활하며 체득하길 바란다. 미래는 ‘나’보단 ‘우리’일 때 더욱 효율적이고 행복할 것 같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둘째, ‘창의성 교육’이다.

학생들에게 다양한 경험과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갖게 하여 학생 스스로 성장함은 물론 창의적인 사람으로 성장하길 원한다.

위에서도 말했듯 학교보다 지식 전달을 더욱 잘할 수 있는 학원이 우리 주변엔 많다. 이뿐만이 아니다.

인터넷 온라인 학습, 도서, 영상 컨텐츠 등 현 시대는 정보가 넘쳐나고 있다. 학생들이 의지만 갖는다면 학교가 아닌 곳에서 얼마든지 지식을 얻을 수 있다.

‘미래교육’은 학생들이 이 같은 다양한 정보를 수집 · 조사하고 주도적으로 해석하여 기억하고 활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학교에서는 수업의 방식도 달라져야 하며 학생들에게 다양한 경험과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하기 위해 교사는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내가 하는 노력은 아래와 같다. 우선 나는 과학과 교사이기 때문에 학생들과 교과서에 실린 ‘실험’을 많이 하려고 노력한다.

그리고 교내 및 세종시, 전국 ‘과학 관련 대회’에 참가하려고 노력한다. 교과서에서 벗어나 학생들이 자유롭게 생각하고 자신이 잘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 즐겁게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는 시간을 선사하고 싶기 때문이다.

교내 과학 대회, 교육청 주관 발명 · 실험 대회, 전국 각지에서 개최하는 원자력 창의력 대회, 과학 신문 만들기 대회, 전 세계 학생들과 함께 할 수 있는 IAEA 국제학생경진대회 등 학생들과 더 넓고 깊은 지식을 얻기 위해 매년 노력하고 있다.

올해도 어김없이 ‘원자력 창의력 대회’에 참가했고 학생들은 우수한 성적을 거뒀다.

나와 친한 교사들은 나에게 묻는다. “노하우가 뭐야?”, 그럼 난 답한다. “학생들이 잘해서야!”

정말이다. 학생들이 잘했다.

학생들이 잘했고 교사는 별로 한 게 없다.

대회를 소개하고 대회에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학생들과 이야기 나눠보고 학생들의 작품을 제출하는 일 정도만 할 뿐이지, 대부분 과정은 학생들이 모두 해낸다.

학생들은 생각보다 잠재적 능력이 뛰어나다. ‘교과서를 강의식으로 수업하는 것과 대회 준비를 처음부터 끝까지 도와주는 것은 다를 게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난 모든 학생들에게 대회를 안내하고 자발적으로 참여하게 하고 의지를 갖고 참여를 희망했던 학생들에게 대회에서 요구하는 바가 무엇인지 대화를 통해 정확하게 알게 하고 학생이 갖고 있는 역량을 십 분 발휘하게 한다.

제7회원자력창의력대회에서 영예의 대상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상을 받은 세종시 나성중학교 티끌 팀 학생들
제7회원자력창의력대회에서 영예의 대상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상을 받은 세종시 나성중학교 티끌 팀 학생들

결과가 좋지 않아도 학생은 분명 무엇인가 배움이 생겼을 것이라 믿는다. 한번이 아니라 여러 번 경험을 쌓아가게 된다면 눈에 보이지 않지만 그 학생은 상당히 성장해있을 것이라 믿는다.

스스로 알을 깨고 나오는 병아리처럼 학생을 믿고 많은 기회를 주며 점진적 발전을 이룰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중, 고등학교에 모두 근무를 하면서 학생들에게 ‘꿈이 무엇이에요?’라고 물어보면 ‘교사가 하고 싶어요!’라는 답이 의외로 많이 나왔다.

이는 학생들이 경험하고 있는 부분이 대부분 학교 뿐이라서 그렇다고 생각한다. 뭘 알아야 꿈을 갖고 꿈을 선택하지 않을까? 학생들에게 다양한 경험과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주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나는 내 생각이 옳다고 생각한다. 그동안 해온 것처럼 의심 없이 앞으로도 학생들을 위한 학교생활을 할 것이다. 학생들이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자신의 진로를 찾고 미래를 그려보면서 미소 짓는다면 학생 뿐만 아니라 나 또한 너무 행복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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