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 게임', 물질만능주의 비극 엿보다
'오징어 게임', 물질만능주의 비극 엿보다
  • 김윤정
  • 승인 2021.10.04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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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칼럼]김윤정 배재대 미디어콘텐츠학과 2학년...화제의 넷플릭스 드라마
김윤정 양

9월 17일에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오징어 게임’이 전 세계 인기 콘텐츠 1위에 등극하면서 국내를 비롯해 해외에서도 뜨거운 인기를 얻고 있다. ‘오징어 게임’은 수억 원의 빚을 지고 있거나, 돈이 없어 삶을 포기할 지경에 이른 사람들 456명을 한데 모아 456억 원이라는 거액의 상금을 걸고 한 명당 1억 원의 목숨값을 건 게임을 진행하는 스토리이다.

데스게임이라는 포맷은 흔하게 볼 수 있으나, 데스게임 장르의 다른 작품들과는 달리 우리가 놓여 있는 현실과 극단적인 자본주의가 만들어낸 참상을 압축해 보여주면서도 몰입도 높은 연출로 많은 이들의 공감과 함께 인기를 끌었다고 생각한다.

자본주의의 참상은 인간의 이기심과 물질만능주의에서 온다고 할 수 있다. 인간과 삶이 가지는 본연의 가치보다 돈이 우선시 되는 순간, 그 뒤에는 여러가지 윤리적 문제들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 또한, 그 상태로 풍족한 돈을 손에 넣게 되면 더 이상 삶의 의미와 가치를 느끼지 못하는 순간이 올 것이다.

‘오징어 게임’ 속에서 드러나는 물질만능주의, 극한의 경쟁, 승자독식, 경제 권력, 생명 경시는 우리 사회의 현실을 그대로 반영하면서도 강렬한 메시지로 지적하고 있다.

경제적 약자들 속에서도 승리하기 위해 게임에 불리해 보이는 노인, 여성, 외국인과 같은 또 다른 약자들을 소외시키고 공격하는 참가자들, 돈은 많지만, 삶에서 흥미를 찾지 못한 부자들이 벼랑 끝에 내몰린 사람들을 거액의 상금으로 유혹한 뒤, 목숨을 건 싸움을 부추기고는 참가자들을 경주마처럼 관람하며 즐기는 모습과 같이 참혹하고 잔인한 장면들로 말이다. 이와 같은 잔혹한 게임 시스템 속에서 희망을 찾아보기란 어려웠다.

그러나 물질만능주의가 만들어낸 참상 속에서도 주인공의 태도는 달랐다. 혼자만의 부귀영화보다는 모두가 살기 위한 선택을 하고, 게임 중에도 소외된 약자에게 손을 내밀었으며 절대 타인을 해치려 하지도 않았다.

다른 참가자들이 한 명이라도 더 밟고 올라가려 할 때 주인공은 서로 협력하여 모두가 살아서 이기고자 하는 방향을 추구하였다. 주변 인물들과 시청자들이 답답하다고 느낄 만큼 주인공은 남다른 선택을 하였다. 만일 모두가 주인공과 같이 상금보다 사람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고, 함께 협력하였다면 답답하다고 느껴지지 않았을 것이며, 모두가 살아서 돌아갈 수도 있었을 것이다.

현실에도 ‘오징어 게임’의 참가자들과 같이 현재의 삶이 살인 게임보다 더 지옥같이 느껴지는 사람들이 많다. 특히 지금과 같이 경제적 상황이 악화된 시점에서 ‘오징어 게임’을 시청한 후 자신도 오징어 게임이 정말로 있다면 참가하고 싶다는 반응들도 잇따라 볼 수 있었다.

그러나 우리는 ‘오징어 게임’ 속의 시스템을 경계해야 한다. 우리는 오징어 게임을 통해 물질만능주의의 참상을 모두 엿볼 수 있었다. 물질만능주의를 부추기는 시스템은 결국 인간성이 배제된 채 모두가 파멸하는 비극적인 결말을 낳을 뿐이다.

사진, 넷플릭스 캡처

물질만능주의는 자본주의 경제체제가 구조적으로 해결하지 못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하지만 구조적으로 해결하지는 못하더라도, 우리의 태도를 바꿔 인간과 삶의 가치를 더 중요하게 여긴다면 최소한 극단적으로 가는 부작용을 막고, 모두가 살아남을 수 있는 세상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지금 우리 사회는 저소득층과 고소득층 간의 소득 격차는 점점 더 크게 벌어지고 있고, 중산층은 무너지기 시작했다. 청년층은 얼어붙은 취업 시장에서 갈 곳을 잃었으며, 자영업자는 날이 갈수록 줄어드는 사업소득에 생계를 위협받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빠른 속도로 심화되고 있는 빈부격차는 현시대의 중요한 사회문제 중 하나이다.

우리 사회가 조금 더 이기심을 버리고 ‘오징어 게임’ 속 주인공처럼 내가 아주 조금은 불리해질 수 있더라도 벼랑 끝에 내몰린 사람을 살릴 수 있는 방향으로 생각한다면 사회에서 낙오되는 사람 없이 함께 물질만능주의가 주는 문제들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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