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 세종상', 문제있다
'베스트 세종상', 문제있다
  • 곽우석 기자
  • 승인 2013.06.05 17:18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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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려가며 나눠먹기식 시상, 우수공무원 표창으로 개선 필요

   세종시가 우수공무원 표창제도로 '베스트 세종상'을 시행하고 있으나 각 부서별 ‘나눠먹기 식’으로 진행된다는 비판이 잇따라, 개선이 필요하다.<사진은 6월 수상자인 조치원읍에 표창하는 장면>
“우수공무원 표창을 하겠습니다. 1월은 ○○부서, 2월은 ○○부서, 3월은 ○○면, 4월은 ○○면, 5월은 ○○부서, 6월은 ○○읍...”

최근 세종시의 우수공무원 표창 현황이다.

세종시가 지난해부터 우수공무원 표창제도를 시행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상장 수여가 선심성으로 남발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개인에게 성과 위주로 돌아가야 할 상이 각 부서별 ‘나눠먹기 식’으로 진행된다는 비판이 잇따르며 수상대상 선정 및 심사과정 전반이 재검토되어야 한다는 목소리다.

세종시는 출범 후 일하는 조직문화를 만들고 성과를 내는 파급효과와 공무원들의 사기진작 등의 목적으로 매달 2팀(개인, 부서, 담당)씩 우수공무원을 선정해 표창을 실시하고 있다. ‘베스트 세종상’이라는 이름으로 시행하는 우수공무원 표창은 지난 7월에 제도를 준비, 11월부터 시행해오고 있다.

시는 각 부서별로 표창대상 추천을 받은 후 실·국장 등 간부들의 토론을 거쳐 수상여부를 결정한다. 개인이나 담당 또는 부서를 대상으로 표창이 이루어지며 각각 50, 70, 100만 원의 상금을 지급, 모범공무원을 격려한다는 취지다.

문제는 ‘베스트 세종상’이 제도의 도입목적과는 다르게 ‘무분별한 표창’ 남발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각 개인의 성과, 노력에 대한 격려나 보상 차원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닌, 부서별로 두루뭉술하게 진행된다는 점에서 시민들의 비판을 받고 있다.

지금까지 수상현황을 살펴보면 ▲11월 정책기획관실 기획담당, 재난방재과 임재환 ▲12월 문화체육관광과 체육진흥담당, 보건소 보건행정과 ▲1월 예산법무담당관실, 세정과 재산관리담당 ▲2월 세종민원실 김동옥, 경제산업국 투자유치과 ▲3월 건설도시국 재난방재과, 장군면 ▲4월 기획조정실 정보화담당관실, 한솔동 ▲5월 정책기획관실 국제협력담당, 건설도시국 도로교통과 ▲6월 지역개발과 지역개발담당, 조치원읍 등이다.

8개월간 수상대상 16팀을 보면 개인이 수상한 경우는 단 2회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전부 ○○담당, ○○과, ○○면·읍 등이다. 조치원읍의 한 시민은 “과연 ○○담당·부서 등의 수상이 이들에게 얼마나 의미가 있을지 의문”이라면서 “심지어 장군면, 한솔동, 조치원읍이라는 기관이 우수공무원 표창대상으로 선정된 것은 문제가 있어 보인다” 고 비판했다. 한솔동의 시민은 “자기들끼리 상을 주고받고 뭐하는지 모르겠다”면서 “수상할 만한 공직자가 없으면 차라리 뽑지 말라”며 강하게 비난했다.

이들 수상자 또는 부서들의 노력과 성과 등은 축하받아야 마땅하나, 이런 식의 상장 남발이 제도를 마련한 근본취지에 크게 벗어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직접적인 비교는 어려우나 인근 대전시의 경우 매달 ‘자랑스런 공무원상’과 ‘친절한 공무원상’을 각각 1명씩 선발해 각각 50, 30만원씩의 표창을 실시하고 있다. 또 ‘시정발전 유공공무원’을 5명 선발하여 작은 부상품을 지급한다. 대전시는 공적심의위원회를 열어 연 초에 추천된 인원을 심사, 매달 구체적인 수상자를 결정하는 점에서 주목된다.

시민들은 “열심히 노력하고 일하는 공무원을 선정해 표창하는 것에 반대할 사람은 없다”면서 “작은 상이지만 진정으로 수상할 만한 공무원을 선정, 타 공무원 및 시민들도 이들을 진심으로 축하하는 문화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세종시 관계자는 “현재 시행하는 우수공무원 표창제도의 문제점이 있으면 의견을 수렴하겠다”며 “필요하면 타 시·도 현황도 참고하여 제도개선을 검토해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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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많네 2013-06-08 11:31:11
인사가 만사란 말이 있습니다. 유력인사의 가족 등 슈퍼갑을 위한 전입인사로 얼마전 감사원에서도 주의받고 뉴스에 나와 전국적 망신을 당한 세종시가 부끄러워하고 사과는 못 할 망정 아직도 정신을 못차리고 있네요. 성과 중심의 행정을 펼쳐야 시가 발전하지, 국민의 땀과 피가 섞인 돈으로 뭐하는 행정인지요? 이러니 아직 郡행정이라는 창피한 소리를 듣는 거요.

공감 2013-06-07 03:13:57
옳은 말 입니다. 상이란 것은 명분이 뚜렷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