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코로나 경증 환자 생활치료센터 어디 없나요”
“세종시 코로나 경증 환자 생활치료센터 어디 없나요”
  • 류용규 기자
  • 승인 2021.08.04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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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본 “시·도별 개별 확보” 지침에 대전·충남·충북 구했지만, 세종은 못구해
쓸 만한 공공기관 연수원 부족… 홍익대 세종 기숙사는 육군훈련소가 선점
“공동이용 불가” 통보에 애로… 장군면 금융기관 연수원 한 곳, 시 교섭 회피
14일부터 ‘충청권 제4호 생활치료센터’로 활용돼 세종시 등 충청 4개 시도 코로나19 무증상 및 경증 확진자들을 수용하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토지주택연구원 입구. 대전 유성구 전민동에 있다. 사진은 카카오맵 캡처
‘충청권 제4호 생활치료센터’로 활용돼 세종시 등 충청 4개 시도 코로나19 무증상 및 경증 확진자들을 수용하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토지주택연구원 입구. 대전 유성구 전민동에 있는 이 연수원은 8월 말까지만 사용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9월부터 발생하는 세종시 코로나19 경증 환자들을 수용할 시설이 없어지게 된다. 중대본 지침에 따라 시도별로 개별 생활치료센터를 구해야 하지만 세종시에서는 적격인 시설을 아직 구하지 못해 시가 애를 먹고 있다. 사진은 카카오맵 로드뷰 캡처

세종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경증 환자를 수용할 시설로 쓸 생활치료센터를 여태 구하지 못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전국 17개 시·도 중 세종시 면적이 가장 좁은 데다, 코로나19 경증 환자 생활치료센터로 쓸 만한 공공기관 연수원 등이 극히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나마 생활치료센터로 쓸 만한 대학 기숙사 한 곳은 육군이 선점한 데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가 공동이용을 불허하고 있어, 비상이 걸린 상태다.

세종시에 따르면 중대본은 코로나19 확진자 폭증세가 계속될 것을 대비해, 전국 17개 시·도에 각기 독자적으로 코로나19 경증 환자를 수용할 생활치료센터를 확보하라는 지침을 내렸다는 것.

최소한 60명 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시설이어야 한다는 게 이 지침의 요건 중 하나다. 

이에 대전시는 대전 서구 관저동에 있는 한국발전인재개발원을 제2 생활치료센터로 확보, 지난달 27일부터 운영에 들어갔다. 한국발전인재개발원은 코로나19 경증 환자를 116명까지 수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충남도는 충남 공주시 사곡면에 있는 중앙소방학교를 제2 생활치료센터로 지정, 지난달 23일부터 가동을 시작했다.

충북도는 충북 보은군 장안면에 있는 사회복무연수센터를 제2 생활치료센터로 정해 충북지역에서 나오는 코로나19 경증 환자를 수용하고 있다.

반면 세종시는  60병상 이상 시설을 갖춘 생활치료센터로 쓸 만한 시설을 세종지역에서 구하지 못해 애를 먹고 있다.

세종시 조치원읍에 있는 홍익대학교 세종캠퍼스 기숙사는 홍익대 세종캠퍼스와 분리돼 있고 방 숫자가 94실이어서 생활치료센터로 적격이지만, 육군이 선점해 충남 논산에 있는 육군훈련소에서 나오는 훈련병 확진자들을 이곳에 수용하고 있다.

같은 조치원읍에 있는 고려대학교 세종캠퍼스 기숙사는 교내에 있어, 여름방학 중에도 학교에 오는 재학생들과 동선이 겹친다는 우려가 있다.

이에 세종시는 홍익대 세종캠퍼스 기숙사를 육군훈련소와 공동으로 사용하게 해 달라고 간곡하게 요청했지만, 중대본은 ‘수용 불가’ 통보를 했다는 것. 

다른 시·도 또는 기관이 사용하는 생활치료센터와 전혀 다른 곳을 정해 운영하라는 게 중대본의 지침이라는 것이다.

세종시가 중대본에 “신생도시이자 관광도시도 아닌 세종시에는 생활치료센터로 쓸 조건을 갖춘 연수원, 리조트 같은 시설이 없다”고 호소했으나, “모텔이라도 알아보라”는 냉담한 반응만 돌아왔다는 것.

세종 행정중심복합도시 안에는 모텔이 전혀 없고 호텔은 한 군데 있지만, 정부부처들과 가까운 거리에 있어 지정이 곤란하다.

조치원 읍내에는 모텔들이 여럿 있지만, 주택가와 인접해 있어 주민들의 반발이 예상돼, 생활치료센터로 지정하기에는 난감하다는 게 세종시 판단이다.

세종시 관계자는 “세종 장군면에 모 금융기관 연수원이 한 군데 있어 접촉을 시도하고는 있는데, 이 연수원측이 교섭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 내심 꺼린다는 뜻 아니겠나”고 말했다.

현재 세종시에서 발생하는 코로나19 경증 환자들은 대전시 유성구 전민동에 있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연수원으로 보내고 있는데, 이마저도 9월부터는 불가능해진다.

LH 연수원을 충청권 생활치료센터로 정할 당시 대전 유성구 전민동 주민들이 반발하자, 허태정 대전시장이 “8월 말까지만 생활치료센터로 쓰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이라는 것. 

9월 1일부터 세종시에서 나오는 코로나19 경증 환자를 수용할 곳이 없어진다는 얘기다.

세종시 관계자는 “정말 다급하다. (공동 이용이 안 된다는)경직된 지침을 정한 중대본이 야속하다”면서 “이러다가는 멀리 있는 다른 시·도의 시설을 택해야 할지도 모른다. 장군면의 금융기관 연수원이 협조를 해줬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생활치료센터를 지정해 운영할 예산조차 세워져 있지 않은 것도 걱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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