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0g 초미숙아, '희망이'를 살려라'
'730g 초미숙아, '희망이'를 살려라'
  • 김중규 기자
  • 승인 2021.08.03 14: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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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충남대병원, 25주 4일만에 태어난 희망이 기적 생존 일궈내
인공호흡기 의존·수차례 수술과 치료 극복해 건강한 신생아 성장
세종충남대병원은 730g 초미숙아 '희망이'를 100여일간 집중 치료끝에 건강하게 성장시켜 의료진들이 백일잔치를 조촐하게 마련했다. 사진은 '희망이' 부모들이 사진 노출을 꺼려해 의료진들만 참석한 가운데 차려진 백일상
세종충남대병원은 730g 초미숙아 '희망이'를 100여일간 집중 치료끝에 건강하게 성장시켜 의료진들이 백일잔치를 조촐하게 마련했다. 사진은 '희망이' 부모들이 사진 노출을 꺼려해 의료진들만 참석한 가운데 차려진 백일상

‘730g 초미숙아 ‘희망이’를 살려라.’

세종충남대학교병원 의료진이 임신 25주 4일 만에 태어난 이른둥이 ‘희망이’를 100일간 집중치료로 건강한 아이로 퇴원시켜 화제가 되고 있다.

희망이를 품에 안은 부모는 “생존 가능성이 희박하지만 아기를 살리려는 의료진의 적극적인 치료와 간절한 바람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며 함박웃음을 지었고, 의료진은 퇴원하는 희망이에게 박수와 덕담으로 앞날을 기원했다.

세종충남대병원(원장 나용길)은 730g으로 태어난 ‘희망이’(가명)가 여러 악조건 속에서도 힘겨운 고비를 이겨내고 건강을 되찾아 가족 품에 안겼다고 3일 밝혔다.

희망이는 태반의 염증이 심해져 지난 4월 26일 임신 25주 4일, 6개월도 안 된 초미숙아로 세상에 나왔다.

출생 후 맥박도 없고, 숨도 혼자 쉴 수 없어 생명이 위태로웠던 희망이는 수술받는 엄마 옆에서 의료진의 소생술로 심장을 뛰게 하고 나서야 신생아 중환자실로 옮겨져 소아청소년과 이병국·신정민 교수팀 주도 아래 집중 치료에 들어갔다.

초미숙아들은 치료를 위한 혈관 확보조차 어렵고 미세한 수준의 약물 투여와 치료가 이뤄져야 하는 만큼 경험 많은 의료진이 24시간 초긴장 상태로 치료에 몰입했다.

희망이는 스스로는 호흡이 어려워 한달 이상 인공호흡기에 의존해야 했고, 어린이날마저 패혈증 때문에 보육기계 안에서 수많은 기계장치에 의존한 상태에서 의료진과 힘겨운 시간을 보냈다.

세종충남대병원 의료진의 바람대로 희망이는 고난을 이겨내고 회복하는 듯했지만, 여러 차례에 걸쳐 위기를 맞았다.

초미숙아에서 발생하는 동맥관 개존증 때문에 출혈을 일으킬지도 모르는 위험한 약물치료와 수술을 받아야만 했다.

또 동맥관 개존증 수술에 이은 약물 반응이 나타나지 않아 신생아과, 소아 심장과, 소아 흉부외과의 협력으로 심장 수술인 동맥관 결찰술까지 받았지만 꿋꿋하게 견뎌냈다.

이후에도 미숙아 망막증 고비와 수유 중의 청색증도 이겨내고 중증의 신경계 합병증 없이 체중 3.31㎏의 신생아로 성장, 3일 오전 의료진이 마련한 100일 잔치와 함께 만삭 예정일보다 일찍 엄마 품에 안겨 온기를 느꼈다.

이병국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초미숙아의 경우 제대로 된 치료를 받아도 생존 확률이 70%에 미치지 못하는 중증 상태”라며 “세종충남대병원은 소아·신생아 중환자 영역에 경험이 풍부한 전문 의료진들과 체계화된 병원의 지원으로 1년이 안 된 상태에서도 성공적으로 치료했다”고 강조했다.

나용길 원장은 “희망이 부모와 세종충남대병원 의료진의 마음이 모아져 힘겨운 시간을 이겨낸 것 같다”며 “희망이가 건강하게 성장하기를 기원하고, 치료를 위해 애쓴 의료진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건강을 되찾은 희망이는 오는 7일 퇴원, 부모 곁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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