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필요한 소독, 살균제...사용 자제해주세요"
"불필요한 소독, 살균제...사용 자제해주세요"
  • 배윤정
  • 승인 2021.07.26 18: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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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윤정칼럼] 엄마가 들려주는 코로나 시대의 알레르기 예방법
무분별한 손소독제 사용보다 비누와 물로 손을 깨끗이 씻어라

요즘 알레르기 질환은 정말 많습니다. 아토피 피부염, 음식 알레르기, 알레르기 비염, 알레르기 천식 등 종류도 다양합니다. 가벼운 증상부터 심한 증상까지 정도는 달라도, 대부분의 아이들이 알레르기 질환을 하나씩은 가지고 있습니다. 물론 어른이라고 예외는 아닙니다. 이전에는 없었는데 다 커서 알레르기가 생겼다고 황당해하시는 분들도 꽤 많습니다.

오늘은 엄마가 들려주는 코로나 시대의 알레르기 예방법입니다.

무슨 일이든 시작이 중요합니다. 아이에게 알레르기 질환이 적게 생기게 하려면, 엄마가 임신,출산 때 할 수 있는 일이 있습니다. 제가 마음대로 이름 붙인 “알레르기 예방 3종 세트”는 ▲ 임신 중에 음식을 골고루 먹고▲ 자연분만을 하고 ▲ 모유수유를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말처럼 쉽지 않지요. 사실 저도 잘 못했습니다.

임신 중에 직장 다니는 것도 힘든데, 5대 영양소가 골고루 든 삼시 세끼를 꼬박꼬박 챙겨먹기 쉽지 않습니다. 사실 세끼를 다 먹기만 해도 다행이 아닐까요? 저는 병원 식당에서 주는 밥 먹으면서, 출산 전날까지 일하고 세 아이 낳았습니다.

임신 중 엄마가 모든 영양소를 다 잘 먹으면 정말 좋지만, 상황이 안된다면 가급적 신선한 식품을 골고루 먹으려고 노력하시면 됩니다. 과자류나 가공 식품 등 트랜스 지방이 많은 음식은 좋지 않으니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자연 분만으로 태어나는 아이는 출생하면서 엄마의 좋은 미생물을 받아서 장이 튼튼해지고 알레르기가 덜 생깁니다. 사실 자연 분만도 하면 좋지만, 세상사 마음대로 안될 때도 많습니다. 저는 세 아이 모두 수술로 낳았습니다.

첫째가 역아(뱃속에서 거꾸로 있는 아이)라서 수술로 낳았고, 이후 출산 때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습니다. 수술해서 낳아도 태어나서 아이에게 좋은 음식 많이 먹이면 나중에는 비슷해집니다. 우리 장을 튼튼하게 하는 발효 식품, 채소나 과일, 신선한 음식들을 많이 먹이면 됩니다. 그때 못했다고 큰일나지 않습니다. 따라잡을 수 있어요!

모유에는 여러가지 좋은 성분들이 많습니다. 가능하다면 출생 후 4~6개월은 반드시 모유 수유를 하라고 권합니다. 모유 수유가 쉽게 잘 되는 엄마들도 있지만, 여러 사정으로 어려운 엄마들도 많습니다. 저도 초유는 먹었지만, 모유 수유를 오래하지는 못했습니다.

아이가 백일이 되기 전에 일하러 나가야 했고, 사실 저는 모유 못 먹여도 괜찮다고 생각했습니다. 세 아이 모두 분유로 키웠지만 잘 돌봐주고 잘 키웠습니다. 요즘 분유도 잘 나옵니다.

엄마가 알레르기를 전공했지만, 우리 집 애들은 모두 알레르기 질환이 있습니다. 알레르기 비염, 결막염인데 심하지는 않아서 가끔 증상이 있으면 약 쓰고 좋아지면 잊어버리고 지냅니다.

‘엄마가 의사여도 소용없네?’ 아니면 ‘엄마가 알레르기 예방을 잘 못해서?’ 라고 생각하실 것 같아요. 사실 알레르기 질환에서 유전의 역할은 상당히 크기 때문에, “남편이 알레르기 체질이라서 아이들에게 유전된 거야” 혼자 마음 편하게 생각합니다. 너무 걱정하면 오히려 나쁩니다. 알레르기 증상도 마음 편하고 잠 잘 자면 낫는데 도움이 됩니다.

알레르기 질환은 유전과 환경의 상호작용으로 생깁니다. 부모에게 받은 체질은 바꿀 수 없지만, 환경적인 부분은 노력으로 변화시킬 수 있습니다. 의식주로 나누어 생각해 봅니다.

먼저 인스턴트 음식이나 화학 첨가물, 당분이 많은 음식 등이 우리 몸에 좋지 않습니다. 불필요한 항생제를 남용하는 것도 우리 몸에 좋은 미생물을 죽이고, 우리 몸의 면역을 약하게 만듭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집이나 환경은 어떨까요? 급속한 산업화와 도시화로 변화된 환경들과 포름알데하이드나 환경호르몬과 같은 화학물질들이 우리 주변에 가득합니다.

우리 몸의 면역체계가 이렇게 변화된 환경에 잘 적응하지 못하여 민감하게 반응하면, 알레르기 질환이 많아집니다. 알레르기는 쉽게 이야기하면 체질의 개념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음식 알레르기, 천식, 비염, 아토피 피부염, 약물 알레르기 등이 각각 따로 생기는 경우보다는 여러가지가 한꺼번에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알레르기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민감한 면역 상태를 낮추려는 꾸준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특히 요즘은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으로 소독제나 살균제 등의 사용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2009년 신종인플루엔자 바이러스(신종플루)가 유행한 후 손소독제를 많이 사용하였던 아이들에서 알레르기 비염이 증가하였다는 연구가 있습니다.

코로나 바이러스 예방과 함께 우리 몸을 건강하게 지키는 것도 중요합니다. 소독제와 살균제 등은 꼭 필요한 경우에 사용하고 오남용하지 않도록 조심합니다. 손소독제보다는 손을 물과 비누로 깨끗이 씻어내면 더 좋습니다.

알레르기 예방법이라고 해서 특별히 어렵거나 거창한 것은 아닙니다. 누구나 알고있고 상식적인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언제나 간단하고 쉽습니다.

우리의 건강을 지키기 위한 노력, 모두 함께 해요!

과일, 채소와 같이 섬유질이 풍부한 식품을 포함하여 음식을 골고루 먹습니다. 김치와 같은 발효 식품도 좋습니다. 임신중, 아기가 이유식 할 때, 그리고 평소에도 음식을 골고루 먹으면 면역력에 도움이 되어, 코로나 바이러스도 예방되고 알레르기도 예방됩니다.

자연과 가까이하는 생활을 합니다. 코로나 바이러스와 함께 하는 세상이라 활동이 위축되는 요즘입니다. 답답한 실내가 아닌 바람이 잘 통하는 자연으로 나가봅시다. 가까운 원수산을 등산하거나, 세종 호수공원이나 중앙공원을 산책할 수도 있고, 국립 세종 수목원도 있습니다.

우리가 사는 세종시는 도심에서 자연을 가까이 하기에 정말 좋은 조건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자연과 가까이 하는 생활은 신체적, 정신적으로 모두 도움이 됩니다.

살균, 소독제는 꼭 필요한 만큼만 사용합니다. 항생제 남용도 주의합니다.

배윤정, 주부, 세종시 거주, 대구 가톨릭 의대 졸업, 울산대 석, 박사, 알레르기 내과 전문의, 서울 아산병원 임상 강사, 임상 조교수 근무, 블로그 : https://m.blog.naver.com/asanallergy, 이메일 : hohojeo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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