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은 두번째 고향, 알리는 게 당연하죠”
“세종은 두번째 고향, 알리는 게 당연하죠”
  • 문지은 기자
  • 승인 2021.07.05 10:4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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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 유튜브로 세종시 홍보하는 미국 원어민교사 리 할랜드
8년 전 조치원중학교에 첫 부임... 소담초등학교서 세종시 홍보
2일 오후 5시쯤 만난 리 홀랜드 선생님은 개량한복을 입고 나와 한국과 세종에 대한 애정을 보여줬다.

“세종시는 제2의 고향 같은 곳이에요.  세종시를 알리고 어려운 소상공인도 도와드리고 싶어서 유튜브를 시작했어요.”

겉모습은 영락없는 미국 아가씨인데 한국말을 잘하는 리 홀랜드(36·미국 텍사스 출신) 교사를 세종시 글로벌 도시브랜드 시민참여단 발대식에서 처음 만났다. 소담초, 글벗초에서 원어민교사로 일하고 있는 리 교사는 세미크리에이터로 활동중이다.

세종시를 알리는 일을 한다는 말에 호기심이 생겨 인터뷰를 청하고 2일 오후 5시 아름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오렌지색 개량한복을 입고 나온 그는 한국말이 유창하고 세종시에 대해서도 모르는 게 없을 정도였다.

미국인이 세종시를 구석구석 알고 있는 것이 신기해서 물어보니 세종살이가 8년차였다. 교육부에서 운영하는 학교영어교사 파견 프로그램인 EPIK을 통해 원어민 영어강사로 세종시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영어를 가르치고 있다.

8년 전이면 신도시가 한참 건설 중이어서 세종시를 아는 외국인은 드물었을 텐데 어떻게 이곳으로 오게 됐는지 궁금했다. 대도시를 희망하는 원어민 교사도 많았지만 리 선생님은 어디든 괜찮다고 해서 세종시교육청으로 파견됐다고 했다.

남학생들만 다니는 조치원중학교에서 4년을 근무하고 소담초등학교로 옮겼다. 처음 한국에 왔을 때는 한국어도 서툴고 한국에 대한 기초 지식도 부족해 어려움이 많았다고.

8월 처음 학교에 와서 미국처럼 9월에 첫 학기가 시작하는 줄 알았지만 나중에 알고 보니 2학기였다는 것, 학교 안에서 실내화를 신고 다녀야 하는 것이 신기했다는 등 처음엔 모든 것이 서툴렀다.

8년차에 접어든 지금은 외국인 친구들에게 세종시 구석구석을 알려주는 가이드 역할까지 한다. 세종로컬(Sejong Locals)라는 페이스북 페이지를 운영하며 외국인에게 세종시에 대한 것을 알려준다. 최근 포스팅은 세종시에서 코로나 검사를 할 수 있는 장소에 대한 안내였다.

아이들을 가르치느라 바쁜 와중에도 세종시에 처음 오거나 낯선 외국인 친구들과 정보를 교환하다 세종시를 알리는 글로벌 홍보대사를 모집한다는 소식에 지원서를 냈다. 녹색 공원이 많고 거리도 깨끗하며 스마트한 도시에 대한 자랑을 본격적으로 하기 위해서다.

유튜브 채널도 개설해 세종시에 대한 명소와 좋은 카페 등을 알리는 동영상을 제작했다. 베어트리파크를 친구와 친구 아이와 함께 다녀오는 동영상을 보고 있으면 세종시민도 모르는 힐링 장소를 정말 많이 알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세종시 글로벌브랜도 국민참여단 발대식에서 대표로 위촉장을 받은 리 홀랜드선생님
세종시 글로벌브랜도 국민참여단 발대식에서 대표로 위촉장을 받은 리 홀랜드 선생님(왼쪽 두 번째)

텍사스 출신에 5남매 중 장녀라는 리의 부모님은 동생 셋을 입양했다. 독실한 크리스천으로 하느님께 받은 것을 나누며 살아가야 한다는 교훈을 어릴 때부터 교육받은 리 선생님은 자신이 가진 것을 나누는 것을 큰 기쁨으로 여긴다.

특히 초등학생 아이들에게 영어를 가르치며 그들의 눈빛에서 더 많은 것을 얻는다고 말했다.

“좋은 남자 만나서 결혼하고 싶어요”라고 말하는 리 선생님은 한국 남자도 좋아한다고 말했다. 같은 종교를 가지고 믿음을 함께 하는 남자를 만나고 싶다고 수줍게 웃었다.

세종시의 가장 좋은 점은 무엇이냐는 질문에, 공원이 많고 깨끗하며 아이들이 많은 것이 특히 마음에 든다고 했다. 첨단 기술을 도시공학에 적용하는 스마트한 기술도 좋고 전통적인 농촌의 모습도 좋지만, 무엇보다도 처음 생기는 도시를 함께 만들어가는 즐거움이 가장 크다고 말했다.

영어선생님이니 엄마들이 가장 궁금해 할 아이 영어공부를 시키는 좋은 방법을 물어봤다. 어릴 때부터 영어로 애니메이션과 게임, 그림책 등을 접하며 배우고 싶고 재미있는 언어라는 느낌을 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엄마가 영어를 못해도 함께 배우는 모습을 보여주면 아이들은 쉽게 영어를 배운다고 귀띔했다.

끝으로 외국인들에게 세종시가 어떤 매력을 가지는가에 대해 물어봤다. 아름다운 관광명소, 전통을 간직한 모습, 깨끗하고 안전한 도시 등 뻔한 대답을 기대했지만 리 선생님의 답변은 달랐다.

“세종시민들이 행복하게 살아가는 모습이 외국인에게 가장 매력적으로 보여요. 세종시에 원어민선생님으로 지원한 동료 선생님도 친구가 세종시에서 재밌게 살아가는 모습을 보고 호기심이 생겨 이 도시에 왔다더라구요. 저도 행복하게 사는 모습을 유튜브나 SNS에 담아 미국 친구들에게 보여주고 싶어요.”

사람들이 행복하게 살아가는 도시라야 누구나 와 보고 싶고 살아보고 싶은 도시가 될 것이라는 그녀의 말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졌다.

리 홀랜드 선생님이 행복하게 세종시에 살아가는 모습을 보니 더 많은 국내외 사람들이 세종시에 오고 싶어지게 될 것 같았다.

소녀처럼 밝은 웃음을 가진 리 홀랜드선생님에게 영어를 배우는 학생들은 즐겁게 수업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중앙엔 가득초등학교에서 원어민교사를 하는 앨리슨 랭 선생님과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소녀처럼 밝은 웃음을 가진 리 홀랜드 선생님에게 영어를 배우는 학생들은 즐겁게 수업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사진 가운데는 세종시 가득초등학교에서 영어 원어민교사를 하는 앨리슨 랭 선생님과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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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록 2021-07-05 12:16:51
외국인 분들과 함께 소통하고 세종을 알리는 그런 기회들이 많아져 외국에서의 세종시 인지도가 꾸준히 올라갔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