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는 회사 이텍산업, 더 잘하게 만들겠습니다"
"잘 나가는 회사 이텍산업, 더 잘하게 만들겠습니다"
  • 김중규 기자
  • 승인 2021.07.02 08: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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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채경선 이텍산업 대표이사, "직원들과 함께 성장하는 회사 만들 터..."
스카이 레이크 펀드 인수 후 강제 퇴직 한명도 없어... 지역사회와 긴밀한 협조
이텍산업 채경선 대표이사는 "신상품 개발과 수출 시장 개척 등으로 매출액 증대를 달성하고 종업원과 함께 성장하는 회사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저희는 잘하는 회사를 인수해서 더 잘할 수 있도록 성장시키는 게 목표입니다. 철저한 경영분석을 통해 선진 회계시스템을 도입한데 이어 제품 다양화로 수출 시장을 확대하려고 합니다.”

이른바 ‘진대제 펀드’로 지난 해 12월 회사 소유주가 바뀐 향토기업 ‘이텍 산업’의 채경선 대표이사(57)는 경영의 대강(大綱)을 얘기하면서 “인위적인 퇴직은 한 명도 없었다”는 말로 주주 교체 이후 회사 상황을 설명했다.

무더위가 본격화되던 1일 오후 4시 대표이사실에서 만난 그는 부담없는 표정에 푸근한 인상으로 마치 오랫동안 만났던 친구처럼 반갑게 맞아주었다.

채 대표는 펀드회사에서 인수한 기업은 가치를 극대화한 후 최대의 이익을 창출하는 게 목표여서 이 과정에서 근로자들이 희생될 수 있다는 말에 “펀딩 소스에 공적자금이 들어가 있고 진대제 회장이 사회적 의무감을 가진 분”이라며 “이 부분에 대해서는 안심해도 좋다”고 재차 강조했다.

대표이사실은 방문자에게 압박감을 주기보다는 사랑방 같은 분위기였다. 주인의 생각이 많이 반영됐겠지만 소위 ‘먹튀’, 또는 ‘기업 사냥꾼’이라는 펀드회사에 대한 부정적인 느낌을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채 대표 인상도 그랬고 대표이사실도 그랬다.

회사 인수 이후 달라진 게 뭐가 있느냐는 질문에 그는 “전직원 인터뷰를 통해 회사 방침, 즉 더 좋은 직장으로 만들겠다는 것을 직접 전달했다”며 “선진 회계시스템 도입과 제품 개발, 그리고 수출 시장 다변화 등을 한꺼번에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994년 설립된 이텍산업은 ‘진대제 펀드’라고 불리는 ‘스카이 레이크’(Sky Lake)에서 지난 해 인수했다. 회사의 가치를 산술적으로 높이는 손쉬운 방법은 조직의 슬림화, 즉 구조조정을 통한 직원 감축이 전통적이고 통상적인 방법이었다. 고용불안은 직원 면담으로 안심시켰고 실제로 강제 퇴직은 한 명도 없었다는 게 채 대표의 말이었다.

“우수 제품에 특화된 중소기업의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이미 새로운 제품 개발에 들어갔습니다. 우수 제품을 그대로 살리고 신상품으로 전체 매출액을 늘리겠다는 얘기입니다.”

평창 특수에 힘입어 연 매출액 1000억원을 달성했던 이텍산업은 매출증대가 당면 과제였다. 하지만 지난 해 코로나와 눈 오는 날이 줄어들면서 제설장비 수요가 급감, 매출은 약 30%나 감소해 비상이 걸렸다.

“상황은 쉽지 않지만 노사가 합심해서 노력한다면 달성할 수 없는 목표는 아니라고 봅니다. 앞서 말했듯이 우수 제품 중심으로 기존 매출을 끌고 가면서 신상품 개발로 뒤를 받쳐준다면 가능한 목표입니다. 게다가 터널 청소차라든가 공항 유지보수 장비를 홍콩 등지로 보내 수출을 확대할 예정입니다.”

제품 다양화, 수출 확대, 효율적인 관리시스템 등이 채 대표 체제 이후 변화된 모습으로 요약된다. 올해 57세인 그는 서울대 기계공학과 83학번으로 현대자동차, 대우전자 및 자동차, 보쉬코리아, 델파이코리아 등 대기업과 외국계 기업을 거쳐 지난해 12월 1일자로 이텍산업 대표로 부임했다. 공모 사장이다.

기계설비 전공이어서 주로 엔지니어로 직장 생활을 해 왔으나 미국계 델파이코리아에서는 영업 상무로 재직, 영업과 관리를 동시에 경험했다. 그게 결국 이텍산업으로 오게 된 하나의 원인이 될 수도 있었다는 생각을 갖게 했다.

지난 1994년 설립된 이텍산업은 2016년 세종시 명학산단으로 이전하면서 재도약의 계기를 마련했다. 사진은 이전 당시 모습

회사 하드웨어에서 부임 7개월 만에 방향을 설정했다면 근로자들을 위한 소프트웨어 측면에서는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 왜 직접 만났고 어떤 약속을 했습니까.

“직원들을 개별 인터뷰를 한 이유는 신뢰 때문입니다. 한꺼번에 다 바꿀 수는 없지만 갈수록 좋아지도록 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 직원들이 피부로 느끼는 변화는 무엇이 있을까요.

“정시 출퇴근에다 주말은 무조건 휴일, 그리고 당직근무 폐지 등이 눈에 띄는 변화입니다. 동호회 활성화 등도 같은 변화라고 봅니다. 물론 주 52시간 근무라는 법개정에다 시대적인 조류, 그리고 회사 방침이 더해진 결과라고 봅니다.”

채 대표는 복지 쪽에서 즉흥적이고 한시적으로 시행하던 제도를 정비하고 직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방향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추가로 설명했다. 여가시간 활용을 위한 동호회 활성화는 코로나가 진정되면 활발하게 진행되고 현장이 활기를 찾게 될 것이라고도 말했다.

- 회사 경영에 개선하고 있는 것과 앞으로 개선해야 할 점은.

“경영에 절차와 규정의 명확화가 큰 틀입니다. 조직의 기능과 권한, 책임을 명확히 하고 각 업무별 절차와 규정을 정비하여 혼선을 방지하고 있습니다. 이것들이 정비되면 조직의 리더십 함량 강화와 함께 건전하고 바람직한 기업문화 정착을 위해 노력할 예정입니다.”

- 지역 사회와 협조를 위한 사내 방침이 있다면...

“특별한 방침은 없지만 세종시와 긴밀하게 협조하여 지역 기업으로서 지속적인 고용창출과 매출증대로 기업의 사회성을 다하려고 합니다. 또 신제품을 출시할 경우 세종시에 우선 공급하여 기술을 선도하는 이미지를 구축하도록 협조하겠습니다.”

이텍산업 전경
이텍산업 전경

이 대목에서 지역 기업의 최선은 매출증대를 통한 고용확대라는 원론적인 얘기를 들면서 사업을 잘 해서 세종지역민들이 일할 수 있는 자리를 많이 만들겠다는 말도 곁들었다. 이텍산업은 이미 천안 기술교육대학교와 공동으로 인턴 프로그램을 운영, 일자리를 만들어 가고 있다.

채 대표와는 약 1시간 동안 대담을 가졌다. “오고 싶고 계속 다니고 싶으면서 직원과 함께 성장하는 회사를 만들겠다”며 “인턴 프로그램에 참여한 젊은 직원들이 은퇴할 때까지 다니는 회사가 최종 목표”라고 자신이 그리는 이상형의 회사를 말했다.

1일은 마침 이텍산업 창립 27주년이었다. 창립일에 회사방문을 감사드린다는 말과 함께 “세종시에 본사를 둔 지역기반 회사로서 앞으로도 지역사회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1994년 이두식 전 회장이 설립한 특장차 제조업체로, 지난 2015년 천만불 수출탑을 수상한데 이어 이듬해 세종시 명학산단으로 이전, 재도약을 발판을 마련했다. 경영자 대상, 투명경영대상 우수상 수상 등 창업 1세대가 이룬 업적에다 사모펀드에서 인수한 이후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했다는 평가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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