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에게 칭찬받는 즐거움 선물합니다”
“아이들에게 칭찬받는 즐거움 선물합니다”
  • 문지은 기자
  • 승인 2021.06.23 15: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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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 칭찬편지 쓰는 김학송 늘봄초 배움터지킴이 선생님
학생들에 깊은 관심, 칭찬거리 있으면 장문의 편지 보내줘
기상청서 근무 정년퇴임… 인생 2막, 배움터지킴이로 ‘보람’
김학송 늘봄초등학교 배움터지킴이 선생님이 꽃을 보며 설명을 해 주고 있다. 김 선생님은 학생들의 칭찬거리를 찾아 장문의 칭찬편지를 보낸다.

학생들이 등교할 때 학교에서 맨 먼저 보는 선생님이 있다. 학교마다 정문에서 외부인 출입 통제와 학생 안전을 책임지는 배움터지킴이 선생님이다.

세종시 늘봄초 학생들은 종종 김학송(70) 배움터지킴이 선생님에게 특별한 편지를 받는다.

문자메시지, 카카오톡에 익숙한 학생들은 A4용지에 빽빽이 쓰여진 장문의 편지를 받으면 어리둥절하다. 편지가 흔치 않은 세상이기 때문이다.

김학송 선생님은 아이들이 인사를 잘 하거나, 조그만 간식을 가져오거나, 칭찬할 거리가 있으면 항상 편지로 칭찬과 감사를 전한다. 

‘갑자기 편지를 받고 놀라셨나요? OO학생은 항상 선생님을 만날 때마다 인사를 했어요. 그럴 때마다 선생님은 엄청 기뻤답니다...’로 구체적으로 학생의 선행을 꼭 집어서 칭찬한다.

평소 아이들을 세심히 관찰해 개별 학생별로 그 때 그 때 적절한 화두를 만들어 편지를 보내는 그는 "편지를 통해 아이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할 수 있어 행복하다" 며 활짝 웃었다. 

편지를 받은 학생들은 답장을 써서 보내는데, 김 선생님은 항상 아이들의 편지에도 답장을 쓴다.

‘칭찬은 고래를 춤추게 한다’는 말도 있지만 긴 편지로 칭찬 받은 학생은 자존감이 높아지고 이후 행동도 바르게 하려고 행동하는 모습이 보인다는 것.

‘OO학생은 항상 즐거운 마음으로 친구들과 잘 어울리는 모습을 볼 때 앞으로 대한민국을 이끌어갈 큰 인물이 될 것으로 믿어요’라는 편지를 받으면 스스로 그렇게 믿게 되지 않을까?

김학송 선생님의 편지를 보면 좋은 책 한 권을 읽은 느낌이다.

‘꿈을 키우세요’, ‘골고루 음식을 잘 먹고 건강하세요’, ‘인사를 잘 하는 걸 보니 효자인가 봐요’ 등 보통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하는 교훈이 담긴 이야기지만, 학생 개개인의 행동을 집어서 칭찬하며 적은 글을 보면 잔소리처럼 여겨지진 않을 것 같다.

김학송 배움터지킴이 선생님은 기상청에서 평생 근무를 하다 정년퇴임했다.

여행도 다니고 취미생활도 즐겼지만 보람 있는 일을 하고 싶어졌다.

손주 같은 아이들의 안전을 지키는 일이라는 ‘배움터지킴이’를 모집하는 공고를 보고 바로 지원했다.

초등학교에서 등교하는 학생들과 인사를 나누고 학교에 출입하는 외부인을 통제하며 발열체크 등 코로나19 방역에도 힘쓴다.

틈틈이 교내 화단을 가꾸고 학교 구석구석을 살피며 아이들에게 위험한 것은 없는지 살피는 일상은 바쁘고 힘들다.

하지만 아이들과 함께 일상을 나누니 젊어지고 활력이 생긴다고 활짝 웃는다.

김학송 선생님은 학교 화단에 피어있는 다양한 나무와 꽃들의 이름표를 달아주기도 한다.

모르는 꽃은 인터넷으로 검색해서 찾아본 후 이름표를 달아줘, 늘봄초등학교 화단에 핀 꽃들의 다양한 꽃이름을 알 수 있다.

“늘봄초에는 복지대상 학생들이 많은 편입니다. 그런 학생들에겐 좀 더 관심을 기울여줘야죠. 칭찬을 많이 받고 자란 아이가 잘못된 길을 가는 경우는 거의 없어요.”

아이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행복해 오랫동안 배움터지킴이를 하고 싶다는 김학성 배움터지킴이 선생님은 지나가는 아이에게 활짝 웃으며 인사를 나눴다.

김학송 선생님이 학생들에게 보낸 칭찬편지, 학교 교목인 소나무 사진과 교화인 개나리 사진을 넣기도 하며 A4용지 3~4장 분량의 편지를 보내 아이들을 칭찬한다.
김학송 선생님이 학생들에게 보낸 칭찬편지, 학교 교목인 소나무 사진과 교화인 개나리 사진을 넣기도 하며 A4용지 3~4장 분량의 편지를 보내 아이들을 칭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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