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도 '청년 기본주택'이 필요하다
세종시도 '청년 기본주택'이 필요하다
  • 김준식
  • 승인 2021.05.03 08: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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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식칼럼] 집값 오르면서 젊은이 도시 세종은 '절망의 도시' 돼
청년가정이 행복해야 미래도 살아나... 청년주택 공급 정책 필요

다큐멘터리 영화감독 조니 휴즈는 한때 파퓨뉴기니아 오지 ‘벌레 부족’과 생활했다. 그때 ‘벌레 부족’ 몇 사람이 영국에 한 번 초대해 달라고 부탁해서 그들을 영국에 초대했었는데 그들은 묵었던 집주인 마크가 아침 일찍 나가서 저녁 늦게 돌아오는 것을 보고 매우 의아해했다.

그들은 마크에게 그 이유를 물었더니 집주인 마크는 그렇게 15년을 열심히 일해야 집값을 갚는다고 대답하자 마크를 불쌍하게 바라보면서 자기들은 누군가가 집이 필요하면 마을 사람들과 함께 2주일이면 다 짓는다고 하였다.

젊은 도시 세종시에 집값이 폭등하면서 청년들이 내집마련에는 절망하는 도시로 변해 청년기본주택 정책으로 이들에게 주택을 공급하는 대책이 필요하다. 사진 : 이랜드의 신촌 청년주택 홈페이지 캡처
젊은 도시 세종시에 집값이 폭등하면서 청년들이 내집마련에는 절망하는 도시로 변해 청년기본주택 정책으로 이들에게 주택을 공급하는 대책이 필요하다. 사진 : 이랜드의 신촌 청년주택 홈페이지 캡처

‘벌레 부족’은 먹을 것을 구하고 동물을 사냥하는 데 쓰는 시간은 일주일에 20시간 정도밖에 안 되고 나머지는 모두 가족이나 이웃들과 보내는 행복한 여가 시간이라고 하면서 도대체 '일과 생활의 균형'이라는 말이 무슨 뜻이냐고도 물었다. (‘문명의 역습’에서)

내가 10대를 보냈던 우리나라 60년대 농촌에서도 똑같았다. 자녀들이 결혼하거나 홍수에 집이 망가지면 온 동네 사람들이 달려들어 한 달 남짓 품앗이를 하면 농가주택 한 채가 지어졌다.

그때는 지금보다 가난했지만, 최소한 살 집이 없지는 않았다. 그런데 지금 청년들은 살 집이 없어 결혼도 못 하고, 아기도 낳지 못하는 힘든 처지가 되었다. 그야말로 성장, 발전의 역설(Paradox)이다.

2019년 현재 세종시 주택 현황을 보면 총 12만9,664가구 중 자가 주택을 소유한 가구가 6만9,400가구이고 무주택 가구가 6만264가구이다. 무주택 가구가 46.6%이다. 아마도 이들 대다수 무주택 가구주는 청년들일 것이다. 그런데 2021년 현재 세종시 주택가격은 2019년 대비 두 배 이상 올랐다. 전세금도 마찬가지다.

집값이 오르면 자가 주택 소유자는 재산이 늘어나지만, 전세 사는 청년 가구주들에게는 절망을 안겨준다. 그동안 세종시의 가장 큰 장점은 젊은이가 가장 많이 사는 도시라는 것이었다. 그런데 지금 세종시는 이 젊은이들에게 절망을 안겨 주는 도시가 되어 버렸다.

세종시는 지금 「2040 세종도시기본계획」을 준비하고 있다. 현재 세종시가 지향하는 도시 미래상은 상생하는 균형발전, 시민 중심의 자치분권, 지속 가능한 혁신성장, 살기 좋은 품격 도시를 기본목표로 하고 있다.

도시 발전 방향으로는 국가균형발전을 선도하는 행정수도 완성과 기능 강화, 충청권 연계·협력을 통한 상생 발전체계 구축, 지역 모두 고르게 잘사는 도농 균형발전 도모, 시민 중심의 자치분권 실현, 스마트 혁신기반의 지역특화산업 육성, 시민의 삶의 질이 높은 품격도시 구현을 설정하고 있다. 모두 잘 정리된 목표와 방향이다.

그런데 아무리 좋은 도시를 만들어 놔도 그 도시에서 살아가야 할 시민들이 행복해야 한다. 특별히 청년 가정이 행복해야 하고, 자라나는 미래 세대가 희망에 품을 수 있는 도시가 되어야 한다.

이제 세종시는 책임지고 세종시 청년세대에게 살 집을 마련해 주어야 한다. 좋은 임대주택 제공도 방법이고, 남는 상가를 주거용 오피스텔로 개조하는 것도 방법일 수 있다. 세종시 읍, 면 지역에 청년들이 살 수 있는 아담한 다가구 전원주택들을 공급하는 것도 검토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문제가 있는 곳에는 반드시 해결 방법도 있다. 「청년 기본주택」반드시 제공하자.

김준식 전)세종민주화운동계승사업회 이사장, 지방분권 세종회의 상임대표, 세종 매니페스토 네트워크 자문위원, 다문화사회 이해 강사, 아시안 프렌즈 이사, 한국외국어대학 경제학과, 한양대 공공정책대학원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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