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코로나 확진자 12명, 경기도 광주로 간 사연은
세종시 코로나 확진자 12명, 경기도 광주로 간 사연은
  • 류용규 기자
  • 승인 2021.04.07 16: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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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에서 2시간 거리, 128㎞나 떨어진 경기·수도권1 생활치료센터 입소해 치료 중
충청권 경증환자 센터로 지정된 대전시 유성구 LH 연수원, 주민 반대로 못들어가
6일 오후에야 전민동 주민들 수용키로… 사전준비 필요, 실제 입소엔 2주 걸릴 듯
대전시 유성구 전민동에 있는 LH 연수원 입구. 4월 1일부터 5개월간 코로나19 충청권 경증환자들을 수용하는 생활치료센터로 쓸 예정이었지만, 전민동 주민들의 반대가 거세 그동안 활용을 못해 왔다. 6일 오후 전민동 주민들이 소극적 동의를 해, 경증환자 치료센터로 쓸 수 있게 됐지만 사전준비가 필요해 본격활용에는 시간이 다소 걸릴 전망이다. (사진=카카오맵 캡처) 

7일 오전 현재 세종시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309명이다. 이 가운데 1명이 사망했고 249명이 완치 판정을 받았다.

병원이나 경증 환자 생활치료센터에 입원해 치료중인 세종시 확진자는 59명이다. 

이 중 12명은 세종시나 충청권의 병원, 생활치료센터가 아닌 경기도 광주시 오포읍 문현리에 있는 ‘경기·수도권1 생활치료센터’에 입소해 있다.

현재 치료가 필요한 세종시 확진자 중 5분의 1에 해당되는 이 12명 중엔 전북 전주 부모 집에 갔다가 확진된 40대 부부와 10대 초등학생인 자녀 2명 등 일가족 4명을 비롯해 세종시 거주 외국인 1명, 미르초등학교 스포츠강사 등이 포함돼 있다.

세종시 확진자 중 38명은 세종충남대학교병원에, 4명은 충남 공주의료원에, 4명은 충북 청주 오송의 한 병원에, 1명은 청주의료원에 각각 입원해 있다.

한국고용노동교육원인 경기·수도권1 생활치료센터는 세종시 어진동에서 고속도로를 경유해 128㎞나 떨어져 있다. 세종에서 이곳을 가는데 1시간 50분가량 걸린다.

이들이 이처럼 먼 곳으로 치료 받으러 가야 했던 배경엔 4월 1일부터 대전시 유성구 전민동에 있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연수원에 문을 열기로 했던 ‘충청권 경증환자 생활치료센터’가 전혀 가동을 못하고 있는 점이 작용하고 있다.

LH 연수원을 충청권 경증환자 생활치료센터로 쓰지 못하는 이유는 대전 유성구 전민동 주민들이 거세게 반대해 온 것에서 비롯된다.

전민동 주민들의 반대 이유는 ▲LH 연수원은 (전민동)주택가 한 가운데에 있는데, 왜 이곳이 선정됐나 ▲대전에 있는데, 왜 세종·충남 확진자들을 받아들여야 하나 ▲구체적인 기준 제시나 설명 없이 ‘가장 적합했다’라는 말만 반복해 납득도, 이해도 못하겠다 ▲확진자들이 동네(전민동)를 돌아다니면 어떻게 하나 등이었다.

허태정 대전시장과 정용래 대전유성구청장이 참석한 가운데 6일 오후 열린 네 번째 주민설명회에서야 전민동 주민들은 마지못해 충청권 경증환자 생활치료센터를 받아들이기로 했다.

하지만 이곳이 코로나19 경증환자들을 수용할 수 있으려면 길게는 2주일이 걸릴 전망이다.

세종시에 따르면 경증환자 수용에 필요한 물품 구입·배치, 의료진 및 행정인력 배치 등에 이 정도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

만에 하나 이 2주일 안에 세종지역에서 코로나19 확진자들이 쏟아질 경우, 이들을 수용할 곳을 찾아 분주하게 움직여야 할 판이다.

지난 5일엔 세종시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1명도 없었고, 6일에는 70대 1명만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

세종시 관계자는 “대전시에서 최근 하루평균 확진자 25명, 6일까지 1주일 동안 173명이 확진되자 발등에 불이 떨어진 모양”이라며 “그동안 충남뿐만 아니라 대전·세종의 경증 확진자들도 충남 아산시에 있는 경증환자 생활치료센터(경찰인재연수원)에 입소해 왔다는 점을 강조하며 이해시켰어야 했다. 전민동 주민들을 조속히 설득해 빨리 결론내지 못하는 것에 좀 아쉽긴 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확진자들을 태운 구급차 등은 동네 도로로 진입하지 않는다. 반드시 고속도로를 이용하며 주민들, 일반 차량과 최대한 멀리 떨어진 도로로 들어간다. 생활치료센터를 정할 때 이런 것까지 고려한다”고 덧붙인 뒤 “세종시 확진자를 충남·충북이 받아준 건 고마운 일”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가 걱정하는 것은 또 있다. 대전 유성구 전민동 LH 연수원을 경증환자 생활치료센터로 쓰는 시한은 8월 31일까지이기 때문. 9월 1일부터는 어느 곳을 활용할지 정해진 게 하나도 없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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